반응형 독일시골생활229 나의 오래된 친구 "빨간머리 앤" 인터넷 속도는 정말 속 터지게 하는 곳이 여기다. 모두 알다시피 대한민국만큼 인터넷 속도 최강인곳이 드물 것이다. 독일은 진짜 미개 하다는 표현을 써야 할 만큼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다. 다행히 내가 사는 이곳은 그나마 쬐끔 낫다. 오늘은 운동도 하고 한국어수업도 하고 조금은 알차게 보냈다. 욕심은 없다. 그냥 내가 봉사활동해도 먹고사는데 지장없어서 "돈"에 눈독을 들여도 되지 않을 정도 되는 것이 자그마한 소원이다. 저녁엔 동네의 작은 축제가 있었다. 운하가 흐르는 이곳엔 운하를 따라 촛불을 켜놓은 NOK-Romantika 로맨틱운하 혹은 Lichterfest am Nord-Ostsee-Kanal (북동쪽운하 빛축제) 라는 이름이다. 별다른 유흥이 없는 이곳에 이 축제는 동네사람이나 인근주민들에겐 쾌락을.. 2023. 9. 6. 최서우씨 오늘은 뭘 쓰세요? 꿈을 원색적으로 다양하게 꾸었다. 종류도 많고 스토리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무슨 꿈을 꾸었는지 말해 봐라고 하면 뒤죽박죽이라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는다. 베르베르는 꿈 기록까지 꼼꼼하게 했다고 하는데 이런 거는 난처하다. 도저히 기억을 간추릴수가 없으니 말이다. 암튼 꿈꾸느라 숙면을 못했다고 여겨진다. 피곤하다! 아침이 다시 밤이 되어 잠을 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치약에 칫솔...아니 칫솔에 치약을 짜서 양치질하며 얼굴을 보니 헝클어진 머리에 부은 눈덩이, 빈 공간이 많아진 눈썹과 윤기 없는 얼굴피부가 세면대 앞에 있는 거울을 통하여 눈에 들어왔다. 노화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는걸 확인하는 작업은 잔인하다. 적당히 두눈에 색깔을 입혀 내가 만든 내 모습의 마네킹으로 일상을 살고 사람들을 만나는.. 2023. 9. 4. 독일의 옥수수 먹인 노란 닭 요리 며칠 동안 이어진 땡볕에 길가에 꽃들이 말라 쪼그라들고 시냇물 흐르던 강사이 작은 냇가는 아예 바닥을 드러내었다. 강수량이 많아서 물부족은 모르고 지냈었는데 요즘은 물의 부족이 안고 올 문제들을 주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행히 어젯밤엔 단비 같은 소나기가 내려 아침에 촉촉한 물냄새와 풀냄새가 어울려져 최고의 향수를 선물한다. 동네 화요장 이 서는 날이라 아직까지 물기 머금은 공기사이를 가르며 시장바구니 들고 집을 나섰다. 화요일마다 서는 동네의 작은 시장은 우리네의 시골 장과 비슷한데 약간 덜 인간적이고 가짓수가 많지 않고 덜 북적인다. 그저 동네사람들을 여기서 웬만하면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사랑방 같은 느낌은 있다. 그나마 요즘에는 그것마저도 줄어들어서 많이 한산해졌다. 사진출처: RPONLINE .. 2023. 9. 3. 남편의 눈물 양배추를 씻어 물기를 빼놓고 파프리카 와 오이도 깨끗이 씻어놓았다. 찬물에 씻은 양배추는 사각거리는 치마처럼 소쿠리에 얌전히 넓은 포복으로 앉아있다. 터어키가게에서 산 오이는 중간크기라 쓰기에 딱 알맞고 씹는 맛이 훨씬 좋다. 염소젖치즈 네모나게 썰었고 올리브 몇알도 접시에 올려놓았다. 사진출처:edeka homepage 저녁식사담당 우린 음식을 따로 각자 식성대로 대부분 먹는다. 그는 독일식 나는 한국식 그러나 하루한번은 같은 것으로 먹는데 대부분 남편이 요리를 한다. 오늘은 샐러드에 구운바케트에 생마늘을 살짝 바른 것으로 준비했다. 마늘을 적대하는 이곳, 마늘때문에 왕따 웬만하면 난 마늘이 통째로 들어가는 화끈함을 좋아하는데 그이는 살짝, 정말 바게트가 놀라지 않을 만큼 얇게 다정하게 문지르기만해서 .. 2023. 9. 2. 노란집에서 민어 한마리를 사왔다. 사방 까지는 아니어도 삼방 이 강과 바다가 있는 곳에 살아도 생선은 여기서 비싸다. 그리고 종류도 그다지 많지도 않다. 협소한 생선종류를 보며 이 동네 사람들이 저러니 생각도 가짓수가 적다며 혼자서 중얼거린 적도 있다. 적어도 음식에 대해선 참으로 단조롭다. 왠만하면 다 접시하나로 식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면 우리의 7첩 반상이니 9첩 반상이니 하는 게 얼마나 문명적인지 자랑스럽다(이렇게 스스로 항상 국뽕을 펌퍼질한다) 집구조만 보더라도 옛날집은 부엌이 아주 작다 . 여러 가지 요리를 할 수 없는 지나치게 심플하고 좁은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처음엔 집보러 다닐 때 거실만 겁나 커고 부엌이 콧구멍만 한 게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독일음식을 보니 딱히 요리라고 할만한게 거의 없으니 부엌크기가 그리 크지 않.. 2023. 9. 1. 바람이 가을 을 문앞에 데리고 왔다 아직까지는 살 위를 간지럽히는 달달한 바람이다. 지나친 애정으로 나를 괴롭히는 남자 친구처럼 살갗에 달라붙어 성가신 바람이 아니다. 뽀숑뽀숑한 아기가 내 품에 안기는 듯한 사랑스럽게 불어오는 바람이다. 8월은 나와 남편에게 쉽지않았던 달이었다. 마음과 몸에 내려앉은 무게에 짓눌려 힘들게 버티고 있었지만 워낙 힘듦에 면역이 어느정도는 생겨있어서인지 잘 견뎌낸 것 같다. 우리네 삶은 문제가 하나 해결되었다고 끝이 아니다. 죽을때까지 단맛과 쓴맛의 교차가 이어지게 되어있다. 그것에 익숙해지면 맛이 두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여러 개의 맛이 존재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숨겨진 맛을 찾아내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사람을 세상은 박수를 보내고 우러러보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아직은 .. 2023. 8. 30.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3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