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50대약골아줌마의 봉정암 의 여정(숙박 과 가는길 등 )

by 검은양(黑未) 2024. 7. 26.
반응형

봉정암을 가기 위해서 이미 오 년을 넘게 벼루 었습니다. 몸이 그곳을 갈 정도까지 되기까지 어느 정도 만들어둬 야했기 때문입니다. 봉정암은 불교인들에겐 성지순례와 같다고 하지요. 이곳에 한번 다녀오더라도 업장이 소멸된다고 일컫어지니깐요. 그만큼 봉정암 가는 길은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많은 조건들이 맞아져야 비로소 오를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봉정암 가는길 : 그렇게 쉬워? 아니 아닐걸?

1. 봉정암에 대하여

봉정암은 해발 1244m 설악산 마등령에 있으며 내설악에 위치한 백담사의 부속 암자입니다.

석가 보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5대 적멸보궁중 하나이지요.  봉정암은 선덕여왕 13년에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이 되었다고 합니다. 봉정암이름은 봉황이 부처님의 이마로 사라졌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2. 관절염환자가 봉정암 으로 가는 여정에 대해

봉정암을 다녀온 후기글이 많이 올라와있습니다. 예전에는 정보가 많지 않아 가는 길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어요. 점점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해 자신의 경험 글을 올려놓아 상황에 맞게 혹은 자신의 처지에 맞게 준비가 가능해졌습니다.

그중에 저는 관절이 아프고 지구력 없으며 이런저런 질병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능할까 망설이는 분들 위주로 제가 그런 상황에서 출발하였기에 언젠가 봉정암 계획을 하시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①부산에서 봉정암 교통편

·부산에서 가는 직행노선은 없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절에서 단체로 가거나 부산역에서 관광버스가 가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버스에 공황장애가 있어 웬만하면 장기간 버스를 타는 것을 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까지 기차로 가서 서울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다음날 5월 28일 백담사행으로 출발했습니다.

·서울 동서울버스터미널 에서 백담사행 버스를 탑니다. 매시간 버스는 있어요.

2024년 기준 버스비는 17,700 원이며 2시간 좀 넘게 소요됩니다.

백담사 정류장에 내려서 부근 파인벨리 라는 호텔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숙박비는 60,000 두 명이서 내었으니 저렴한 숙박료였어요. 숙소도 깔끔하고 조용해서 정말 만족했습니다.

 

·백담사 가는 첫차는 하절기동절기에 따라 시간이 다릅니다.(추계에는 9시가 첫차 )꼭 미리 차시간을 알아보세요. 저희가 숙박한 파인밸리 호텔에서 좀 내려가면 정류장이 있어서 편리했어요. 첫차 7시 것을 타고 백담사 들어갔어요.

버스는 보통30분마다 출발한다고 하는데 사람이 다 꽉 차면 바로 출발하더라고요.

 

백담사 까지는 약 15분 가까이 걸립니다. 가는 길이 아슬아슬하면서도 멋집니다. 거기까지 걸어서 가도 된다는데 1 시간 넘게 걸려서 걷고 싶지 않아서 시간을 좀 아끼기 위해선 백담사까지 무조건 버스 타고 가는 게 좀 더 경제적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김밥 2줄을 사서 요깃거리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만들어서 따끈하니 참기름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물한 통과 초콜릿과자등도 준비했습니다. 

 

 

 

백담사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봉정암행 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백담사안을 들러 부처님꼐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기도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선크림 한 번 더 바르고 몸풀기하고 스틱 챙겨서 입구를 지나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간 가는 길은 완만했습니다. 주변풍경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고 오가는 사람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며 발걸음 가벼이 올라갔습니다. 물소리가 마치 모차르트 피아노곡처럼 경쾌합니다.  입안이 마르고 발걸음이 느려질 때쯤 (4.7km 지점) 첫 번째 휴식장소 영시암 이 나옵니다.  암자에 있는 우물가 물을 한잔하고 친구는 암자에서 제공하는 맥심커피 한잔을 맛있게 마셨어요. 저는 화장실을 갔는데 재래식이라 냄새가 많이 나서 힘들었어요. 

 

 

 

부산의 어느 사찰에서 단체로 오신 불자님들 덕분에 떡이며 오이며 많이 얻어먹고 힘을 얻어 계속 걸어 올라갔습니다. 길은 조금씩 난이도를 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교적 상상했던 것보다는 완만하게 길이 있었고 갑자기 가파르게 오르는 곳엔 계단으로 데크가 잘 되어있어 안전했습니다.  

 

특이하게 눈에 들어왔던 건 미역을 짊어지고 가시는 분들이었어요.  나중에야 왜 미역인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점점 길어지자 내 관절은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휙휙 지나갔지만 30분도 안되어 쉬고 또 쉬고 중간중간에 걸터앉아 관절의 열기를 식혀야 했습니다. 무릎테이핑 이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쌍용폭포 앞에서 제발 봉정암까지는 갈 수 있게 해 달라 빌었습니다.

마지막 깔딱 고개(해탈고개)에선 정말 내 관절은 미친 듯이 발악을 했고 숨소리도 거칠어졌고 더 이상 못 갈 것 같은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내 옆으로는 한참 뒤에나 왔을법한 사람들이 휙~휙 지나갔습니다.

 

이 고개 넘으면 해탈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걸었습니다.

드디어 봉정암의 모습이 꿈처럼 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이미 만신창이가 된 육신은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지경이 되어 대웅전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러 올라갈 수 없어 한참을 의자 위에 앉아만 있다가 주변인의 도움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있는 5층석탑으로 올라 그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살아있어 이 풍경을 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가슴이 웅장해지고 눈물이 왈칵 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약 6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체력 좋으신 분들은 4시간 30분 걸린다고 하니 당일치기 가능하다고 하지만 저처럼 신체조건이 그리 좋지 못하다면 쉬엄쉬엄 길게 잡아서 간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것 같습니다.

 

참, 봉정암의 공양은 미역국에 반찬하나가 한 그릇에 담겨서 원플랫으로 드십니다. 그래서 미역의 보시는 참으로 귀한 보시가 될 것 같습니다.  이곳의 모든 생필품은 헬리콥터로 운반이 된다고 합니다. 쓰레기 역시 여기 오시는 분들이 다 가지고 돌아가야 합니다.  

 

화장실은 재래식이며 긴 계단을 이용해 내려가는지라 몹시도 불편하였어요. 관절을 쓸 수 없어 화장실 가는 길이 천리길이었답니다.   먹으면 화장실 갈까 봐 최대한 안 먹으려 애썼습니다.

 

·숙박- 봉정암에서 숙박은 미리 전화를 하여 예약을 하여야 합니다. 1만 원입니다.

잠은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공간도 좁을 뿐 아니라 이불도 없어요.ㅠㅠ 봉정암은 기도하러 가는 곳이라 생각하면 

이 모든 불편은 그냥 불평불만일 뿐입니다.

 

무릎관절이 너무 아파 내려올 수 없어 진통제를 먹고 소염제를 뿌린 후 아침공양(5시 30분) 후 빠르게 하산을 준비했습니다. 뒤에서 오는 사람이 없어야 엉덩이를 밀면서 천천히 앉아서 내려올 수 있으니깐요.

다행스럽게 경사가 많이 진 해탈고개를 지나자 안심이 되었습니다.

 

3. 마무리

너무너무 무릎이 아파서 나중엔 정신이 혼미 해지려 했어요. 약을 한 알 더 먹고 나니 진통이 완화되어 버스를 타는 정류소까지 내려와 서울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 상태로 부산으로 가기엔 몸상태가 견딜 수 없었어요.  숙소에 돌아와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정암 에 다녀왔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내 인생에 뭔가를 해낸듯하여 뿌듯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쉽게 다녀가는 것 봤습니다. 그렇게 쉬웠다면 이토록 스스로가 대견하지 않았을 겁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