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크레타여행1 크레타 여행 1.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의 묘지명에 있는 이것을 나는 쉼 없이 되새겼다. 내 허약한 성정에 부질없는 욕망에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문구인 게다. 크레타 섬에서 돌아오니 독일은 매일매일 비 내가 내렸고 이틀째 우박도 내렸다. 중간고사도 정신없이 치렀고 과제물 하느라 허리가 휘어졌다. 퍼석한 머리에 쭈굴쭈굴한 얼굴이 거울에 비칠 때, 줌으로 친구와 대화할 때면 정말이지 웬 시골의 중년 아낙네가 보여서 피하고 싶었다. 집에만 있으니 얼굴 보살필 일을 전혀 안 하게 된다. 게으럼이 아주 자세를 잘 잡았다. 크레타 섬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그의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자꾸 그가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자기 전 그의 책을 읽으면서 대화를 .. 2023. 5. 1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