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의 묘지명에 있는 이것을 나는 쉼 없이 되새겼다.
내 허약한 성정에 부질없는 욕망에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문구인 게다.
크레타 섬에서 돌아오니 독일은 매일매일 비 내가 내렸고 이틀째 우박도 내렸다.
중간고사도 정신없이 치렀고 과제물 하느라 허리가 휘어졌다.
퍼석한 머리에 쭈굴쭈굴한 얼굴이 거울에 비칠 때,
줌으로 친구와 대화할 때면 정말이지 웬 시골의 중년 아낙네가 보여서 피하고 싶었다.
집에만 있으니 얼굴 보살필 일을 전혀 안 하게 된다. 게으럼이 아주 자세를 잘 잡았다.
크레타 섬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그의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자꾸 그가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자기 전 그의 책을 읽으면서 대화를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박물관은 작았지만 구색은 갖추었다.
들어가는 입구 전경이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아서 편안하게 느껴졌다.
전시된 그의 사생활부터 공적인 활동, 책 모든 것들이 있어서 작은 공간에 비해 볼 것이 너무 많았다.
특히나 한국어로 된 번역책이 세권이나 있어서 반가웠다.
박물관 옆 기념품가게에서 기념품도 사고 그 동네를 설렁설렁 다니며 구경했다.
내부에서 이어폰을 사서 설명을 들어가며 각기 다른 방으로 이어지는 곳을 꼼꼼하게 보았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생애를 다큐로 영화화한 것을 볼 수 도 있었다.
작고 소박한 우리네 시골 같은 정다운 동네..
레몬과 오렌지가 지천으로 열렸고 프리지어꽃이 집집마다 거의 화단에 피었다.
프리지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다.
사람들이 우리네의 시골처럼 정겹고 친절하다.
내가 지천으로 열려있는 레몬을 탐하고 있으니 동네 아주머니께서 보고 계시다가
나를 부르더니 집안으로 들어가 레몬을 비닐봉지에 한가득 넣어서 주었다.
뜻밖이라 너무 고마워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적은 돈이지만 얼마간의
돈을 드렸다. 따뜻한 마음이 나를 감동시켰다.
동네구석구석을 돌며 낯설지만 편안한 이중적 감정으로 이상한 기분이었다.
담벼락에 쓰인 그리스어가 매력적이라 사진에 담아봤다.
크레타 여행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여행(유럽 도미니카 미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탈리아 의 피엔챠 탑 숙소 체험 (10) | 2023.07.01 |
---|---|
오페라 베르디의 아이다 를 이탈리아 베로나 원형극장에서보다 (13) | 2023.06.28 |
지구상에서가장아름다운 은신처 스위스씰스마리아Silsmaria (1) (13) | 2023.06.24 |
독일 린다우 여행( feat 여행의이유) (6) | 2023.06.23 |
그리스 크레타여행기 2 (9) | 2023.05.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