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곳이 북부 독일입니다. 시동생은 남쪽에 살지요. 약 900킬로 떨어져 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놀러 옵니다. 네 명의 아이들을 둔 그들은 아주 평범한 독일소시민입니다. 내외가 둘 다 오토바이를 좋아해서 몇 년 전엔 900킬로 의 거리를 오토바이로 왔더라고요. 먹고 마시고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삶을 최고의 삶을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보통의 사람들이라 참 편안합니다.
이렇게 가족들이 모이면 우리는 뭐하느냐면 맥주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시음을 합니다. 저녁에 도착이 되니 당연히 맥주를 마시며 그간의 안부이야기나 일상의 이야기로 이끌어갑니다.
한스피터와 탄야
한스피터는 맥주공장을 운영하다 동료의 실수로 파산을 맞이해서 어려운 시간을 겪었었어요. 네 명의 자녀가 어렸을 때였는데 힘든 시기를 잘 넘겼어요. 독일의 사회복지시스템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을 때 확실하게 보호하여 자녀들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학업이나 일상생활에 잘 살 수 있게 해 주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양조장에서 마이스터로 있고요, 그의 아들 역시 아버지의 대를 이어 맥주마이스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니 이들의 맥주사랑은 유별납니다. 만날 때마다 주 테마가 맥주며 다른 지방을 방문하면 그곳의 지방맥주를 다 마셔보고 평가를 하는 작업을 꼭 하죠. 그들의 유희는 이리도 단순합니다.ㅎㅎ
옆지기는 먼저 이 지역의 맥주들을 선을 쫘악~~ 보입니다.
"이런 것 어때? 우리는 이런것 마셔~"
맥주 좋아하는 사람은 최고의 선물이 맥주입니다. 한스피터와 탄야 두 부부가 쿵작이 잘 맞아요. 둘 다 금방 맥주에 현혹? 이 되어 미스코리아 줄 서듯 쭈욱 늘어선 맥주에 관심을 보입니다.
우리가 받은 선물
한스피터가 가져온 선물입니다. 여러 동네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것들로 가지고 왔네요. 이것들을 그날 저녁 한 번에 다 마셨습니다. 사실 이런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꽤나 오랫동안 오래 걸렸습니다. 이들이 가져온 맥주선물은 나로 봐서는 하나도 기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나를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선물이라 함 은 가방이나 백화점상품권 등등이라 인식하고 있던 나로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거든요? 문화를 이해 못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저도 이들에게 동화되어 제법 맥주맛을 분간하고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다지요.
맥주 이야기로 다양한 장르의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오로지 그것만으로도 이박삼일이 간다는 것 신기하지 않나요? 어느새 가랑비에 옷이 젖어버렸습니다. 쓴맛, 달콤한 맛, 신맛 등이 나는 맥주잔에서 효모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에 한스피터의 아이들 중 큰딸이 둘째를 낳았다는 얘기를 하며 애기가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하니 은근히 부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입가심으로 마시는 독일 리큐어, 슈납스는 소화제 같은 역할을 합니다.
글마무리
대단한 배경을 가졌거나 내세울 것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편견은 더러 불화를 낳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어릴 때부터 편견 가득한 것에 길들여졌습니다. 어른이 돼서 그 시선을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애호한다는 건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열쇠를 가진 것입니다. 맥주사랑 하는 시동생부부가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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