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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독일의 물가 도 많이 올랐다. ( 북해 의휴양지에서 물가체험한이야기)

by 검은양(黑未)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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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름은 매체를 통해서 듣는 것보다 실제 자신이 같은 물건을 혹은 동일한 가격지불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실감을 하게 됩니다. 시장바구니 가격이 오른 것은 일치감치 알아채었지만 다른 모든 것이 동시에 올려져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면서부터 걱정과 불안이 앞섭니다.  한국도 많이 물가가 올랐다는 소식이 있는데 제가 살고 있는 독일의 물가도 엄청나게 올랐네요.

 

외식비의 급등 ,이제 야회에 갈 땐 도시락 챙겨야 할 듯

모처럼 날씨가 좋아 잽싸게 나들이 나갔습니다. 마침 옆지기도 휴무이기도 해서 거의 백만 년 만에 하는듯한 화장 을 하고 옷도 일상복에서 탈출해서 옷장에서 겨우내 나오 보지 못한 작년에 사 온 그린색 스웨터와 기모 들어간 바지를 꺼내서 입었습니다.

 

역시 화장발 인가 봅니다. 거울로 비춰진 내가 제법 맘에 드는 외모로 변장해 있네요. 머리카락빨 과 화장빨 은 오그라든 내 자존심을 꼿꼿하게 세워줍니다. 사는 곳에서 약 40분 떨어진 곳에 뷰좀 (Büsum) 이라는 북해 휴양지가 있는데요, 바다가 없는 남쪽에 사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휴양을 많이 와요. 독일의 남쪽은 주로 산악지대가 많습니다. 반대로 북쪽은 산이 거의 없고 특히 덴마크와 가까운 지역쪽은 끝도 없이 평평한 평야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가도가도 평지만 있어서 처음엔 정말 기분이 이상했었습니다.

 

 

Büsum 뷰좀 전경입니다. 바다 쪽 방향보다 해변 (모레보다는 잔 뒤로 되어있고요 잔디 위에 놓여있는 것들은 슈트란드코브 strandkorb이라는 건데 북해는 바람이 워낙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으로부터도 보호되고 저기 앉아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답니다.)

 

북해 특유의 갈색 바다색은 동해 쪽의 푸른 바다와는 다른 모호하며 이질적 상상력을 만듭니다.  바람이 많아서 고요한 바다의 모습은 드뭅니다. 여행객들은 오히려 바람이 불어서 소금과 요오드를 호흡해서 마실 수 있어 건강에 이롭다고 좋아합니다.

 

실제로 독일은 갑상선 환자가 많은데 우리나라처럼 해조류를 먹지 못해서 그렇지 않나 생각을 해봤습니다. 북쪽 보다 남쪽에 질환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걸 들었습니다. 바닷가에 갈 때는 꼭 만조시간을 확인하고 가는데요. 물론 바다에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상관없지만 바다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꼭 밀물 만조의 시간에 가야 합니다.

 

보통은 밀물 이 되고 6시간 후에는 썰물 이 됩니다. 이때는 물이 완전히 빠져 뻘밭만 구경할 수 있어요. 북해 같은 경우엔 만조의 높이 차이가 2~5m가 된다고 하네요. 뻘밭이 드러나면 또 그 나름대로 즐길거리가 있는 게 뻘밭하이킹 코스가 있어 맨발로 뻘을 거닐며 이곳 바다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저도 한번 참여했는데 무척 흥미로웠고 발이 진흙마사지가 되어서 그날 잠을 아주 잘 잤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진출처 : raitour.ch

 

해변을 따라 쭈욱 걸었는데 바람이 몹시도 불어서 얼굴에 살얼음이 어는 것 같았습니다. 머리는 진짜... 머리가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게 바람에 머리가 나부껴서 얼굴을 때리는데 진짜 아팠어요. 추웠지만 햇살이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배가 출출해져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휴양지이긴 해도 겨울이라 여러 식당이나 가게들이 문을 닫았더라고요. 우리가 늘 가던 그곳은 여전히 문전성시입니다. 다른 가게가 문이 닫힌 이유이기도 했지만요.  고급식당이 아니고 완전 서민형이며 밖에 서서 먹을 수도 있고 의자나 탁자 도 살짝 불편한 곳입니다. 그래도 맛이 좋고 저렴한 가격이라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저는 유사 다이어트 중이라 맥주 대신 탄산물 그리고 어린이메뉴를 택했습니다.

 

옆지기는 여러 다른 종류가 섞인 생선모둠과 감자튀김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습니다. 가격표가 모두 올라서 펜으로 이중으로 쓰여있기는 했으나 계산할 때 멈칫했습니다. 늘 먹던 것보다 작게 주문했는데도 돈은 훨씬 더 내어야 했으니깐요.

 

 

 

가격을 보니 생선모둠이라는 이름이라도 딱 두 종류이고 감자튀김 약간인데 3만 오천원입니다. 맥주 작은 것 한 병 값도 슬쩍 오른 가격이었고 나의 어린이 메뉴는 저것의 반 (그러니까 작은 생선튀김 하나 감자튀김) 해서 2만 5천 원 물값 7천 원이었어요.   셀프로 물건 가져오고 치우고 하는 곳임에도 전부 합해서 8만 원 가까이 지불하게 되니 놀랍지요.

 

부가가치세 가 거의 19퍼센트 올랐기 때문에 식당업주들도 난감해하는 건 마찬가지라 합니다.다음엔 그냥 간단히 생선버거 나 크라벤(작은 새우) 버거 나 먹자라고 서로 말하며 주문했던 음식은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이건 북해 근처에서 잡히는 크라벤이라는 작은 새우를 넣어 만든 버거입니다. 마요네즈와 레몬을 넣어 만든 소스와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결론

장바구니 물가 체감하면서도 후들후들했는데 외식에서 직접 겪으니 충격이 좀 되기는 합니다. 이렇게 모든 게 오르니 급여인상 데모가 여기저기서 몸살처럼 해대고급여가 오른다는 건 또 업주 입장에선 물건값을 올려야 하는 이런 순환적 고리가 이어지고 있네요.

 

어쩌면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싸인 일수 있겠다 생각 듭니다. 그간 너무 많이 먹고 아낄 줄 몰랐다는 반성도 됩니다. 물질은 아끼고 정신은 풍요로워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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