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와 부당함 인간성을 상실한 이 시대에 시 詩가 가당키나 할까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 詩만큼 메마른 심장에 촉촉한 수분을 분무해 줄게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던 찰나 유튜브 채널로 나민애 교수님 의 -나의 두 번째 교과서 강의-를 보면서 외롭고 소외된 내 마음에 큰 위로가 되어 준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소개를 해보려 합니다.
나 만의 시 詩 플레이리스트 만들어보기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플레이리스트 만들어서 보관해 듣기를 하잖아요. 이 음악 분류해 놓은 걸 보면 남들이 좋아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어떤 무드에 있을 때 듣는지에 따라 다르기도 합니다. 제가 저장한 음악도 신나는 음악, 계절에 따라 다르게 듣는 음악, 비올때 듣는음악, 분노가 일떄 듣는음악 등을 분류해서 놓았습니다.
시 詩 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에 따라 자기가 좋아하는 시를 분류해서 꺼내서 읽어보는 것, 이걸 나민애 교수님께서는 추천하셨습니다. 그분이 추천하신 시는 아래에 나열되어 있습니다.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 질 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저는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지만 아마 엄마가 내가 얘기였을떄 이런 상황을 맞이했을 때 저렇게 하였으리라 생각하니 읽으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어렸을 때 내가 화 와 공포를 주체하지 못해 고래고래 고함지르면 아가~ 아가~ 괜찮아 괜찮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유 없이 힘이 빠질 때 힘들 때,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내가 못났다고 생각될 때, 읽는 시 플레이리스트를 눌러봐라고
나민애 교수님은 조언을 하며 당신은 이 시를 읽는다 합니다.
황인숙 의 < 강>
-중략-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저도 이 시를 읽게 될 것 같아요. 분노감이 치밀 때, 누군가 너무너무 미울 때...
혼밥 - 송수권-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숟가락하나
놋젓가락 둘
그 불빛 속
딸그락거리는 소리
그릇씩어엎다보니
무덤과 밥그릇이 닮아 있다
우리 생에서 몇 번이다 이 빈 그릇
엎었다 되짚을 수 있을까
창문으로 얼비쳐 드는 저 그믐달
방금 까진 접시 하나
→ 밥그릇 엎어놓은 모습이 참으로 무덤과 밥그릇이 닮아있지 않나요? 혼자 먹는 밥이 쓸쓸함을 잘 느껴지게 됩니다.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시는 내가 아니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나민애교수님의 말씀
자료출처 : https://youtu.be/p--OEfsuRuE? si=kCnW00 q7 Vy67 kkZm
※ 유튜브에서 나민애 교수님의 뽑아주신 시들을 옮겼는데 혹시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삭제를 하겠습니다.
나만의 詩 플레이리스트, 저는 이것입니다.
자존감을 일으키고 싶을 때 왠지 등이 꼿꼿해지는 시입니다.
누룽지 (누룽지의 방언)
너무 바짝 엎드리지 않기
사랑하는 마음 없이 들러붙지 않기
뜨거운 열정에 어설프게 몸 내어주지 않기
속살 뽀얀 윗집 언니 질투하지 않기
벗겨진 채로 두려워하지 않기
맨손으로 받아줄 때 물컹거리지 않기
입술에 맡겼을 때 바삭한 척 않기
- 김옥종 시인-
글 마무리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시 詩로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음단속을 위한 시 詩 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시 역시 읽는 자 의 해석 위주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읽든 어떻게 해석하든 내 마음이 반응하는 남 눈치 안 보고 내가 스스로 시 몇 점을 선별해 보고 자신만의 시 詩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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