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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독일에도 정 情 이 있다!

by 검은양(黑未)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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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情 의 뜻을 보면 내가 알고 있는 복잡하고 미묘할듯한 게 아닌 참 건조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한자로 감정이나 형편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한국에서 사용되어지는 용어가 여기서 딱~ 맞아지게 번역이 되지 않는 것이 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정 情이다.

 

언어에 있는 감정이 더러 나하고 안 맞을 때가 있다

특정단어에 대해 원래가 그뜻을 함유하지 않고 있음에도 개인적으로 그 단어에 대해 불친절하게 대한다.

반대로 나에게 감정적으로 와닿는 말 에는 누군가가 그 말을 쓸 때 마음이 움직인다. 이것은 외국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정 이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사람사이에 정 이 있어야 인간적인 따뜻함이 있다고 믿고 있고 그것은 마치 윤활유처럼 관계를 부드럽게

잘 돌아가게 한다.

한국인이건 세계어떤 나라의 사람이건 마찬가지 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네를 걷다보면 요즘 유독 브롬베렌(Brombeeren) 과일향이 많이 난다.

집집마다 정원에 있는경우도 많고(우리도 있었지만 사악하게 번지는 속도도 빠르고 무엇보다 가시 때문에

볼 때마다 악마의 과실처럼 여겨져 3년 후에 없애버렸다) 빈공터를 거의 차지하여 자라기 때문에 열매가 잘 익는

시기에는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번진다.

늦여름에 보통 수확을 하는데 지금은 거의 막바지이다.

브렘보렌은 우리네의 복분자와 똑같이 생겼다.

 

                                                                                        사진출처:Mein Garten

 

 

이나 (Ina) 친절한 이웃집 아주머니 이자 의사 선생님 몇 집 건너 에 사는 이나 가 전화가 왔다.

그녀는 몇년전까지는 이 지역병원의 소아과의사였지만 지금은 스위스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한 달에 두어 번 주말에 집으로 온다.

이번엔 휴가라 목요일에 왔다고 한다. 독일엔 스위스로 일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의사들이 많다. 급여가 워낙 높고 대우가 좋다한다.

예전에는 독일이 의사에 대한 페이가 많지않으면서 업무부담이 많아 사람들이 의사 되기를 회피하며

독일 내에서 전 지역에 심각한 의료인부족을 겪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결국엔 유능한 소아과의사 한 명이 빠져나간 셈이 된 것이다.

이곳에서는 대우도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페이가 너무 작았다고 한다.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좋은 의료인 양성이 될 것인데 걱정이다.

이나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기에 알 수 있는 내용이다. 힘든 병원일 끝내고 휴가동안 에는 나 같으면

그냥 푹~ 쉬거나 자신을 위해 편안하게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일을 또 벌인 것이다.

그녀의 정원에 열린 블롬베런을 한 알 한 알 따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나에게까지 가져다 주니 그 수고로움에

마음이 뭉클하다.

이것이 정 情이다라고 나는 정의하고 싶다.

나누는 마음...

 

쨈 을 만들다

 

큰 통에 한가득 가져왔다.

이 많은 걸 따느라 손이 가시로 제법 긁혔을 것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까지도 들었다.

이걸 따본 사람은 안다.

과일을 따기 위해 수없이 가시의 공격을 받게 되어있다.

조심을 해서 따더라도 각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렘보렌은 붉은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완전하게 익으면 오묘한 달콤한 맛이 난다.

상온 보관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얼려서 보관하거나 쨈을 만든다. 나는 절반 정도는 얼려서 요구르트에

섞어 먹을 것이고 절반은 쨈을 만들었다. 브렘보렌에는 많은 영양소가 들어있다.

신장기능향상에도 좋고 탈모나 뼈 혈액강화에도 좋으니 빵에도 발라먹고 샐러드에도 넣어먹고 해서

이나의 정 이 듬뿍 담긴 마음을 내내 느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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