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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이 가을, 독일의 도토리커피 어때요?

by 검은양(黑未) 202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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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숲으로 산책을 나가면 우두둑 우두둑 도토리 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곳에는 바쁘게 다람쥐가 요리조리 먹을 것을 입에 물고 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엔 도토리 나무 가 숲을 이룬 곳이 많다.

가을이 시작되면 도토리 알맹이가 익어서 터지고 그 신호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숲길엔 도토리가 발바닥을 자동 마사지 하게될것이다.

 

이렇게 많이 떨어지는 도토리를 다람쥐에게만 양보할게 아니라 한국처럼 도토리 묵을 만들어 먹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도시처녀인 나는 한 번도 묵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

그저 부산 동래산성에서 막걸리와 도토리묵을 시켜서 자주 먹곤 했었다..

이번엔 이상하게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 졌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고 너튜브영상도 보았다.

엄청나게 수고로운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그냥 한국 가서 범어사에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그 아래에 있는 진주식당에서 막걸리와 묵을 사 먹기로 했다.

 

옆지기에게 숲에 도토리 많던데 여긴 어떻게 먹냐고 물어보니 지금 이것 먹는 사람은 없고 다람쥐나 돼지등

짐승들의 좋은 양식이 된다고만 했다.

예전엔 커피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하는데 드물게 도토리 커피를 이베이 같은 곳에서 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자연친화적이거나 옛것의 정취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취미로 시도해보고 있다 한다.

지금처럼 먹을게 다양하고 특히나 커피는 입맛에 맞게 손쉽게 사 먹을 수 있으니 굳이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서 마실필요는 없긴 하다.

그러나 카페인 없는 나만의 특별한 도토리커피 만드는 과정을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 울 것 같다.

 

도토리 커피 만드는 과정

 

잘 익은 갈색 도토리를 골라서 잘 씻은 후 오븐에 말린다.

 

덜 익은 푸른색 은 독성이 있다. 그리고 견과류 망치를 이용해 단단한 껍질을 벗긴 후바구니에 담아둔다.

 

쓴맛을 내는 깐도토리 겉의 얇은 껍질은 오븐이나 햇빛에 말려서 벗겨낸다.

 

깨끗이 껍질이 벗겨진 도토리 속을 팬에 기름 없이 골고루 저어줘서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다 볶아졌다면 믹서기에 간다.

(커피콩보다 커서 일반 커피기계에서 잘 안 갈리기 때문에 일단 믹서기에 한번 갈아서 다시 커피기계에서 간다)

 

휴우~ 이 과정 설명만 하는 것으로도 너무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어간다.

 

그리고 거름망에 도토리가루를 넣고 커피 내리듯이 뜨거운 물을 붓는다.

 

고소한 향이 난다. 우유와 각설탕 하나 넣어 마심 도토리커피 만 낼 수 있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사진출처 : Kräuterparadies seit 1887

 

 

도토리커피는 전쟁을 겪으면서 먹을 게 없고 커피가 귀했을 때 일반서민의 소중한 먹거리였다고 한다.

도토리가루로 밀가루처럼 빵을 구워먹기도 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우리네의 보릿고개를 떠올렸다.

 

귀해야 맛있고 귀해야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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