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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북독일 의 포도가 익어가는 구월에

by 검은양(黑未)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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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독일의 날씨가 언제 가장 좋으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9월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8월까지는 좋을때도 있지만 변화가 심해 비 내리는 쌀쌀한 여름을 맞을 확률도 상당히 높다.

1996년도에 7월에 유럽베낭여행 했을 때 독일 여행 때 너무 추워 감기에 걸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가 부슬부슬내리는데 겨울의 추위는 아니지만 스산한 차가움은 아스피린을 불러들였었다.

 

여름처럼 매서운 더위는 가시고 적당한 더위가 뒤뜰을 감싸 안으면 검은지 바퀴새 가 한가로이 잔 뒤 위로 떨어진

나무열매를 주어먹고있다.

이즈음엔 정원이 풍요롭다.

서양배와 나시 라고 불리는 한국배와 흡사한 것, 그리고 사과 가 한꺼번에 익어간다.

이웃집 나무담벼락 햇볕이 가장 오래머무는곳에 한국서 가지고 온 포도가 올해 3년째 알차게 포도송이가 열려있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가 대부분이 이곳에 한국의 "캠벨" 포도맛이 너무나 그리웠던 나는 한국에서 캠벨

가지 하나 가지고와서 심었었다.

와인포도는 맛이 그저달기만 하거나 신맛만 나지만 캠벨은 과일향의 풍미가 너무 좋다.

 

캠벨포도 유래

 

캠벨포도는 미국의 캠벨 (Campbell)이라는 사람이 1892 년 무어엘리에 벨비데레와

마스캇함부르크를 교배해서 육성한 품종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식용포도로 재배하고 있고 이 품종으로 와인 양조를 시도하긴 했으나 당도와 산도가 부족해

와인으로서는 성공을 못했다.

 

와인포도 (Weintraube) 수확

 

품종에 따라 수확시기가 다르며 주로 8월에서 10월까지이다.

독일의 유명한 아이스와인 같은 경우엔 서리가 내리고 나서 거두는데 마이너스 7도를 넘지 않아야 된다고 하니

수확시기를 잘 잡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오래 보관하려면 물에 씻지 않고 냉장보관을 하고 14일간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영화에서 보면 와인수확하여 여자들이 포도를 큰 통에 넣고 맨발로 밟는 장면이 나오는데

(지금은 거의 그렇게 하지 않고 기계로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자주 그렇게 나도 통 안에서 포도를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포도만큼 현실적이며 시적인 과일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포도는 가장 화려한 알코올을 생산해 낼 수 있고( 사과주가 고급진 이름을 가진 건 없으니 말이다)

한여름에 모깃불 피워놓고 할머니와 먹던 포도는 세대를 어울러 지극한 감성을 촘촘히 짜고 있다.

이런 의미로 나는 그토록 포도나무를 심으려 애썼고 첫 포도가 열렸을 때 한국이 있는 방향으로 포도송이를 놓고

나만의 감사의 의식을 치렀었다.

 

날씨도 가장 안정되어 있고 하늘도 가장 색깔이 선명한 9월에 포도가 익어간다.

내가 그토록 부르던 신 중에 적어도 디오니소스는 알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태어난 디오니소스, 어쩐지 오늘 나의 허벅지 가 이토록 아픈 것은 또 다른

디오니소스의 탄생이 있을 징조인 걸까?

 

 

여기가 포도가 익어가는 밤과 새벽의 틈새

-허수경의 포도 中

 

 

 

정원에서 알알이 익어가고 있는 포도사진을 찍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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