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첫 시래기 만들기와 독일 시래기 그륀콜의 맛있게 먹는 방법과 영양
올해 처음으로 무우재배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큰 것도 아니고 아기주먹만 한 게 가장 크게 자란 것이긴 하나 제법 무모양을 갖추어있길래 기쁨의 환호를 지르며 좋아했고 약 1년 치 행복을 한꺼번에 받은 것인 것 같았습니다.
서리예보를 듣고 전날 수확하여 물김치 작은 통에 만들고 줄기부분은 시래기로 만들어 보고자 노끈으로 묶어서 거실 천장에 매달았습니다.
★비가 거의 매일 내리는 겨울날씨인지라 말릴곳이 마땅치 않아 거실 천장에 매달아 말렸습니다!
햇빛이 거의 없으니 밖에서 말리는건 불가능하고 (더군다나 비만 이렇게 주야장천 내린다면 어림도 없죠) 늘 난로를 피우는 거실이 가장 유력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천장에 달린 씨레기를 오가며 보며 흐뭇한 웃음을 보냅니다.
키가 작은 내가 해낼수없어 옆지기가 정성 서럽게 실로 묶어 매달았기에 그를 위해 시래기된장국 맛있게 끓여줄 계획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시래기를 사실 한번도 말려본 적이 없어요. 그냥 끈에 꿰어서 매달아 놓으면 되는 줄 알고 했는데 삶아서 말려야 한다는 둥 밖에 서늘하게 말려야 한다는 둥 여러 가지 조언이 있었지만 처음이라 우선 실험용으로 삶지 않고 말리기로 했습니다. 내가 처한 형편에 맞게 그나마 늘 따뜻함이 유지되는 거실을 건조할 장소로 택했답니다.
약 2주 정도 말렸더니 바싹하니 거의 다 마른듯했는데 1주정도 더 놔뒀다가 3주 후에 거둬서 봉지에 담았습니다. 이후 시레기 국을 만들었는데 정말 맛있게 되었어요. 무향도 나는 것 같고 된장과 어우러져 마음에 쏙 드는 맛이 났어요. 옆지기도 맛있다고 두 그릇 먹었어요 (비록 작은 그릇으로 먹었지만요)
한국엔 무청으로 만든 시래기 독일엔 그륀콜
독일도 이 시래기와 비슷한 그륀콜 (Grünkohl) 이라는게 있는데요, 처음에 독일 와서 겨울에 먹을 게 없을 때 이것으로 시래기된장국 끓여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맛이 꽤나 비슷합니다. 무청의 시원한 맛은 없지만 입안에서 씹히는 맛은 영락없는 시래기 같습니다.
☞ 모양은 이렇게 생겼어요.
독일은 겨울이되면 독일시래기 그륀콜 을 만들어 먹는데요 참 맛있습니다.
소시지와 훈제돼지고기 (부위별로 )가 들어가며 감자나 고구마 혹은 감자를 설탕에 뿌려 카라멜라이징을 해서 곁들여 먹습니다. 매년 이웃의 게하다 할머니가 만들어서 저희들을 초대했는데 그분이 돌아가시고는 올해부턴 저희가 직접 만들어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옛날 소시민들이 즐겨 먹었다는 그륀쿨 음식을 보면 노동자를 위로하는 듯 따뜻하고 포근한 맛이 납니다. 힘든 노동을 하고 돌아온 허기진 노동자의 위장을 가득 채워주는 그륀쿨은 겨울에 참으로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Grünkohl (그륀콜 ) 영양성분
그륀콜 -케일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며 곱슬 양배추라고도 한답니다.
영양성분
●알칼리성 채소입니다.
●철분과 단백질 칼슘이 다량 함량 되어있습니다.
●칼로리는 낮으며(그러나 소시지나 돼지고기 등을 넣고 만든 것에는 칼로리가 많겠지요)
●비타민과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과 더불어 미네랄이 풍부합니다.
정말 영양덩어리이죠? 시래기만큼 좋은 식 재료인 것 같습니다.
결론:독일 시래기 대 한국시래기
한국인이라 사실 한국시래기 가 저는 더 좋긴 한데 기름끼가 없어 소화가 더 잘되는 기분이 들어서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시래기 넣은 갖은 국종류나 무침을 해서 먹은 그 기억으로 역시나 한국시래기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독일 시래기에도 점점 나의 세월만큼이나 추억이 쌓여가니 이 또한 내게 겨울음식의 정수 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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