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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추억소환- 계란 후라이 에 대한 단상

by 검은양(黑未) 2024.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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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 기억 속의 계란 프라이는 어머니처럼 따뜻한 반찬

어릴 때 가난이 동네를 이루어 살던 곳에 특별메뉴로 올라왔던 계란프라이는 지금도 아무리 흔하긴 해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내게는 특별 메뉴입니다.

 

겨울아침 연탄 불위에 기름두른 낡은 프라이팬 위로 겉옷을 절반을 벗겨서 툭~하고 뉘이면 치이익~하며 반듯하게 누운 계란은 그 소리만으로 4평 온 식구가 자던 작은 방 네 아이들의 하루치 기쁨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새벽같이 일을 간 어머니를 대신해 할머니가 관절염으로 굽은 손가락으로 가까스로 쥔 양철 뒤집기를 기다랗게 잡고 계란을 뒤집기 전, "씻고 밥상에 앉아있지 않으면 프라이는 없는 줄 알아라" 라며 소리치십니다.

 

그러면 우린 쏜살같이 눈곱세수하고 얌전히 밥상 앞으로 몰려 앉았지요.

고소한 기름향을 품고 접시 위에 오른 계란프라이는 노란자가 마치 황금빛으로 희망처럼 눈이 부셨습니다.

 

계란후라이 앞에서는 분쟁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형제 네 명 에게 균등하게 배분될 수 있게 외형을 달리하지 않은 같은 모양으로 같은 맛입니다.

 

하나씩 밥 위에 올려주시던 할머니의 젓가락은 마치 정의를 구현하고 평등을 주관하는 유스티티아(Justitia) 같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 속을 관통하는 음식에 계란프라이만큼 감정적 기쁨과 행복감을 준 것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난했을 때도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자비로운 가격이었고 돈과는 상관없어도 도시락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만만하게 모든 걸 커버 쳐주는 만능탤런트 계란프라이입니다.

 

해외에서 산다고 계란프라이 가 모습을 달리하지는 않습니다. 이곳에서도 여전히 내가 낯설지 않게 같은 모습으로 같은 맛으로 단지 쌀밥 이 아닌 빵 위에서 공복의 위를 넉넉히 채워주고 있습니다.

 

 

계란프라이에 대한 단상

쪽방촌의 아저씨가 의지하는 반찬이며

 

외로운 어린 소년소녀가장의 밥상영양을 담당하는 든든함이 되고,

 

애인에게 버림받은 실연자가 마시는 소주의 따뜻한 안줏감 입니다.

 

봉긋 솟은 노란 계란자로부터 받는 이 세상의 위로 같은

계란프라이에게 묻습니다.

 

그렇게 희망만을 주던 그대는 외롭지 않았는지,

공평하려 애썼지만 부당하다고 욕하고 함부로 하대하던 그들에게 속상함은 없었는지,

지극히 모든 것을 갖추고 세상에 나왔지만 가치를 몰라줌에 섭섭함은 없었는지 많은 것이 묻고 싶어 지는 아침입니다.

 

계란영양성분

계란프라이는 지방,단백질, 탄수화물 식이섬유 콜레스트롤 등 이 함유되어있습니다 계란후라이 영양성분 중 대표적인 건 인, 나트륨, 글루탐산, 아스파르트산, 비타민A, 엽산 등의 미네랄과 아미노산, 비타민이 있으며 특히 미네랄 성분 중에는 인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나트륨과 칼륨, 칼슘 등의 미네랄 함량이 높습니다. 그리고 셀레늄의 함량 역시 높습니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달걀이 얼마나 완전한 영양식품인지 알 수 있지 않나요?

 

글의 마무리

2주간 장 을 보지 않았더니 냉장고 안은 다이어트가 잘된 사람의 몸처럼 정갈하게 비워져 가고 있었습니다. 깔끔해서 보기는 좋은데 사람에겐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나마 맨꼭대기 칸에 몇 알의 계란은 버터로 노릇하게 구워져 그 불만족을 대신 채워주었습니다.

참으로 이롭고 고마운 계란프라이,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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