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많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도 오히려 일의 생산면에서는 비능률적입니다. 생각만 무성하게 번식을 하고 뇌가 노동을 하니 손발은 자기도 일 하는 것이라 착각을 하는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불현듯 뇌 를 끄집어내서 손에다 들고 다닐 수도 있다면 좋겠습니다. 더러 헛소리 할려고 할 때는 집에다 잠시 보자기 씌어서 숨겨놓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 "생각한다는 착각"이라는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요. 첫 도입부를 듣다 보니 귀가 솔깃 해지더라고요. 그런데 본문 내용으로 들어가면서 듣고 있으니 그저 잠 이 스르르 쏟아지는 게 집중이 흐트러집니다. 덕분에 단잠에 빠져서 푹 잘 잔듯한 산뜻한 기분이 들었어요. 수면용으로 들을려고 했던 게 아니어서 다시 책에 대해 찾아보고 들으니 이해가 어느 정도 되었습니다. 이해했다는 것이 내용을 다 흡수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풀어낸 마음의 재해석 이라며 "생각한다는 착각" 책 에 설명해 놓았습니다.
마음의 재해석 이라는 말이 훅~끌립니다.
생각한다는 착각 - 뇌 에게 조종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원제목은 The Mind is Flat : The Remarkabele Shallowness of the Improvising Brain
●저자는 닉채터 Nick Chater
그는 워릭경영대학원의 행동과학교수이며 영국정부의 행동 통찰력팀의 자문위원이자 BBC 라디오시리즈 (인간 동물원)의 전속 과학자입니다. 이 책을 쓸만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 배경을 가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2021년에 출판되면서 주목을 받은 이유중에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강력한 추천서 가 있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뇌가 얼얼하다. 책으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뇌의 작동 방식에 관해 이렇게 급진적인 해석은 처음 본다. 이 책은 1.4킬로그램의 뇌가 만들어내는 생각과 행동이 왜 그토록 불합리하고 멍청한지 그러면서도 왜 우리는 영리하고 똑똑한 생명체 일수 있는지 그 모순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도와준다.
뇌과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되는 추천사입니다. 뇌가 얼얼할 정도라니 이것은 마치 박웅현 이 그의 저서 "책은 도끼다" 제목을 카프카의 말에서 인용했듯이 이 책이 우리머리를 도끼로 내려쳐서 꽁꽁 언 바다를 깨부수는 역할을 할 책 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세계를 부정하며 우리에게는 깊은 마음이란건 없으며 마음은 그저 평평한 것이다라고 하는 닉체트의 주장은 기존 나의 관념을 깨뜨리는 것이라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우리에게 심오한 정신적 깊이라는 것은 없다. 인간 정신의 내적 심연이란 허상이며,우리의 마음은 지극히 평면적이고 얄팍하다는 것이다. - 중략 마음에 숨겨진 깊이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되었다
책 초반부 를 넘기자 우리가 생각해 왔던 것들이 잘못된 부분을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해 놓았습니다.
우리의 숨겨진 깊이를 도표로 만드는 프로젝트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잘못된 발상에서 비롯되었으며, 마음에 숨겨진 깊이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되었다 (13쪽)
시각적 착각이다. 뇌는 우리가 안정적이고 강렬하며 다채로운 세상을 시각적으로 크게 한눈에 보고 있다고 속일 수 있지만 사실은 세상과 우리 사이의 시각적 연결은 한정된 일부에 불과하다 -중략- 정신적 깊이는 착각이다(82쪽, 105쪽)
책장을 넘길수록 거의 같은 말의 반복인 듯 느껴졌고(이건 나의 오독 일수 있지만) 계속 착각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니 뭔가 헷갈렸고 지루해지기까지 했어요. 점점 어렵고 이해가 안 가는 것 같아집니다.
그러나 마지막 마무리에선 이 책이 말하려 하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말을 할 때쯤 어느 정도 알듯 말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모두 자신의 뇌가 저지르는 속임수의 희생자들이다. 또한 우리 뇌는 순간적으로 색깔과 사물, 기억, 신념, 선호를 만들어 내고 이야기를 지어내며 합당한 이유를 술술 뱉어내는 멋진 즉흥기관이다.(312쪽)
책 감상평 마무리
책의 내용이 처음엔 호기심이 갔는데 지날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있었습니다.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봅니다.
우리의 마음은 평면이며 깊이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이 무심코 하는 말에 지나치게 의미를 두지 말라는 것같고요
깊이 없이 저지르는 뇌의 신호 그러니까 사람들이 문득 행하는 행동이나 말을 의미분석하고 행간의 뜻을 찾아내려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읽는 사람의 몫이니까 제 나름대로의 생각하는 착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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