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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각 직접 배운경험과 초보자로서 만든 나의 작품

by 검은양(黑未) 202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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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을 알게 된 건 인사동 거리를 걷다가 아름다운 글씨에 여러 문양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 도장을 본 이후입니다. 끌리듯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젊은 총각이 끌칼 같은 것으로 돌 위에다가 글씨와 그림을 새기고 있었어요. 당장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독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 되어서 다음해 한국으로 들어와 꼭 배워야겠다 마음먹고는 공방을 알아보고 수업신청으로 이어져 이듬해 바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전각의 매력과 전각 초보자의 배우기와 작품들

목차

1. 전각의 의미

2. 전각 수업에 필요한 도구

3. 전각수업 시작할 때 가졌던 개인적 나의 마음가짐

4. 전각수업진행과정

5. 칼 잡는 법 과 종류

6. 왕초보자 가 만든 작품

7. 전각에 관한 책소개

 

 

1. 전각의 의미

전각 (篆刻)은 사전적 의미로는 서화 등의 낙관에 쓰이는 도장에 전서(篆書)를 새기는 것을 말합니다. 측면에 새기는 것은 방각이라고 칭하지만 요즘엔 이 또한 전각이라고 통칭하는 것 같습니다. 전각의 매력은 인면에 서체를 새기는데 그치지 않고 측면에 화려한 문양이나 글씨체를 새겨 예술적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한민족 백과사전에 의하면 전각의 전 (篆) 한문글자는 ‘瑑’이라고 썼었는데 이것의 의미는 옥 (玉)이나 돌 위에 올록볼록한 화문 (花文)을 새기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고대에는 옥을 쪼는 것, 돌에 새기거나 대나무, 혹은 구리에 새기는 것은 전각이라고 칭했습니다. 전각의 의미는 방대하며 도장에 새기겠은 전각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죠.

 

2. 전각에 필요한 도구

전각수업에 필요한 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연습돌 

· 전각도

· 먹물 (흑묵과 주묵) ,

· 전각벼루

· 탁본용 잉크

· 로라 (롤 미는 것)

· 인보-여러 가지 인발 (도장의 표본 같은)을 모아둔 책

· 사포

· 백설지-화선지 와 같은 것

· 세필 

 

3. 첫 전각수업 할 때 나의 마음가짐

각자 어떤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마음가짐이 다를 겁니다. 제가 처음 전각수업을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을 적어보는 이유는 전각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개인적인 첫걸음을 밟는 경험을 읽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서입니다. 전각을 하는 마음자세가 대부분이 근엄하거나 비장한 것과는 대조적인 자뻑의 상태였다고 고백합니다.

 

제가 전각도(칼)를 처음 잡았을 때 서늘하고 나약하지 않는 절대적인 날카로운 감정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유는 창조에 대한 열망과 내가 만들어내는 것 이 어떻게 탄생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차올라 뭔가 거대한 예술가 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결단력 없고 언제나 겁 많고 자신감 없었던 내게 큰 용기가 살아 날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드는 첫 시작이었습니다.

 

4. 전각수업 진행 과정

 

 

연습 첫 시간은 전각도 잡는 법 을 시작으로 주야장천 일직선으로 긋는 걸 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긋기 하는 게 이토록 힘든 줄 몰랐습니다. 다음날은 옆으로 긋기와 이어 쓰기를 했어요. 지루 할 것 같아도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습니다. 잘 안되기 때문에 자신과의 싸움을 하다 보면 시간도 엄청 빨리 가고 다른 분들 하는 것과 비교도 해가며 재밌었어요.

 

시간이 점점 지나가며 자음하나 모음하나 써가며 연습했는데 제일 어려웠던 것은 이응 글자였습니다. 글자 가 탄생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얼마나 흥분되고 설레는 일인지 해보시면 알게 됩니다.  선생님께서 한 번은  저보고 서예 해본 적있냐길래 이 바로 전에 서예를 잠시 배우기는 했다고 답을 했습니다. 이 질문을 한 이유를 다음에 이어 설명하였습니다.

 

전각은 글자 가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즉 글자의 영역이기에 글자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지만이 글자 간의 조화를 맞출 수가 있다 하십니다.  서예가들이 전각을 잘하는 이유가 자법 (字法)에 대한 식견과 지식이 있어서 일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5. 칼을 잡는 법 과 종류 및 전각 완성까지

 

글을 새기기 위해 손으로 칼을 잡는 법과 칼로 글자를 새기는 법 두 가지로 나누는데 전각도 칼을 잡는 법 을 집도법 이라 하고 전각도 칼을 운용하는 방법을 운도법 이라 합니다. 자세한 기술은 서술하지 않겠지만 전각도 칼을 쓸 때 힘조절이나 누르기에 따라 도장의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결과물은 역시나 예술적 능력을 타고난 사람을 이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전각도 라는 칼을 쓰기 때문에 작업하는 내내 초집중을 해야 합니다. 이 일을 하는 동안에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어서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전각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

 

ⓛ 글자가 들어갈 공간의 구성을 잘 배분해서 반대로 글자를 써서 표본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② 돌 위에 글을 전각도 로 파내어 원하는 글자나 그림의 새김질 이 완성되면

③ 사포를 문지르고

④ 탁본을 합니다.

 

6. 왕초보자가 찐 초보로 만든 초기작품

 

과정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지만 완성품을 볼 때 그 황홀한 만족감은 비할 데가 없습니다. 칼 들고 시작할 때 "마음에 나쁜 생각 가지지 마라"라는 스스로에게 하는 조언을 새겼습니다. 찐 왕초짜 라 삐뚤삐뚤합니다.

 

 

초보라서 삐뚤빼뚤합니다. 포르셰를 가진 옆지기에게 선물하였습니다.

 

 

인장에 액세서리를 다니 제법 전문가 의 그것처럼 폼이 납니다. 선생님께서 도움을 주셔서 만든 것입니다.

 

도장으로 썼던 나의 얼굴형상은 비교적 음양만 구분되어 새김질하기 조금은 수월했지만 위의 작품은 넘사벽이라 완벽한 저희 스승님께서 해주신 작품입니다.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첫 번째  사진 제가 했던 것과 정말 차이가 많이 나죠. 이게 진정 장인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7. 전각에 관한 책 소개

반세기동안 전각을 갈고닦으신 박원규 작가님께서 꼐서  "전각을 말하다" 책 신간을 내셨습니다.   이 책에는 전각에 관한 역사적 뿌리와 전각에 혼 을 담은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전각의 형식과 실기 등 전각에 관한 모든 것들이 담겨있어 꼭 전각을 알고 싶으신 분이나 처음시작하는 사람은 필수 명서가 될 것 같습니다.

 

 

박원규 작가님은 한 대담에서 “기존의 전각을 다룬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나 이미지가 아닌,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도판이나 여러 가지 자료를 활용해 본문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였다”며 “특히 각 장 마지막에 소개되는 명가(名家)들의 구관(具款) 모음은 직접 고르고 그 원문과 함께 세심하게 번역하고 해설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글 마무리

전각을 하면서 전각은 종합 예술이라는 표현에 온전히 공감하게 됩니다. 전각의 매력은 단순하기도 하고 미로처럼 복잡해서 길을 잃어버리기 쉬운 작업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작은 공간 속에 모든 걸 다 담을 수 없기에 함축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점과 선의 배치와 공간감각 이 모든걸 다뤄야 하는 전각은 진정 종합예술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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