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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현역시인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시 (2)

by 검은양(黑未) 2024.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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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현역 시인들 설문조사 결과 " 가장 좋아하는 시" 에 선정된 허수경 의 "혼자 가는 먼 집 < 문학과 지성사, 1992>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허수경 시인에 대해 알아볼게요.

 

시인 허수경 

● 허수경 시인은 저와 같은 진주 출생으로 동향인이십니다.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를 졸업하고 진주에서 살다 서울로 상경하여 1987년 <실천문학> 에 <떙볕>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습니다. 이후 1992년 제가 살고있는 독일로 건너왔어요. 뮌스터 에 정착을 하고 뮌스터대학에서 고대동방고고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땃습니다. 

 

이분은 정말 천재이신가보다 생각한게 고고학이 엄청 어려운 분야인데 박사까지 학위를 따셨다니요, 시도 잘 쓰시는데 머리도 엄청 좋으시네요.  이때 고대도시발굴체험에 참여한 체험을담은 시와 산문 : 모레도시를 찾아서- 2018년에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사진출처:stv.or.kr

 

 

● 대표적 시집으로는 

·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  혼자 가는 먼 집

·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너 없이 걸었다 , 가기전에 쓰는 글 ,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등 다수의 산문집이 있고 소설로는 박하, 아틀란티스야,잘가  또한 동화 에는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이 있습니다.

 

사진출처:fnnews.com

 

 

허수경시인님과 얽힌 사담

 

● 저와 친한 선배와 친구분이시라 자주 이야기를 들었어요. 독일에서 연락해서 한번 만나뵈어라 라는 말도 들었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불쑥 연락드리는게 어색했고 예의가 아닐까 하는 망설임도 있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시간이 지나 그 분이 많이 아프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분을 뵙기위해 우리집에 오신 시인 한분이 오셨는데 그 분과 함꼐 허수경시인님댁에 갔답니다.

 

허수경시인님의 시 는 시 를 읽어본사람은 누구나 좋아할만큼 사실적이면서 감상적이고 명료하지만 실루엣처럼 아련한 상상을 꿈꾸게 되는 심장에 콕 박킥히는 시 입니다.

 

● 54세 위암 투병을 하시다가 극복을 못하시고 영면에 드셨습니다. 시대의 천재 한명이 우주로 사라져 버린것입니다.

 

 

혼자 가는 먼 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슬픔이 문 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가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떄 당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당신.........,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교보문고

 

 

★저는 허수경의 다른시  "왜 지나간일을 생각하면" 이나 "폐병장이 내사내" "강" 등을 읽었을땐 입에서 미끌거리는 보리밥 씹는 느낌이 났어요. 잘 넘어가고 소화도 잘 된다 고 여겨졌는데  이 시는 땟깔좋은 쌀밥을 먹는데 돌이 씹힌것 같다가 그 돌이 얼떨결에 넘어가니 달콤하고 구수한 하얀쌀밥맛이 남는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드는 시 입니다.

 

그리고 첫 구절  당신.......당신 이라는 말 참 좋지요- 마치 허수경시인의 진주 사투리의 어투가 들리는듯한데 뭐지 이건 흔히 약간 비아냥이 섞였을때 하는 말이라고 여겨집니다.적어도 고향진주에선 이런단정형의 말투는  조롱투로썻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킥킥...이라니 ...킥킥 당신 여기서부턴 모르겠습니다. 

 

한슬픔이 문 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여기선 위장에서 뭔가 탁 걸립니다. 우리의 삶이 이것의 연속인걸요.

 

 

원망이 있는가 하면 분노가 있고 그러다가 끝끝내 사랑하니 이쁜 내 삶 이라고 말하는것같습니다.

마침표 가 없고 쉼표만 있는 특이한 시 입니다.

 

시를 해석하는 건 시인도 아니고 시를 읽는자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이 시를 읽으시는 당신은 어떤 해석을 하시며 읽으시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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