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하늘은 답답한 마음까지 뻥 뚫리게 할 만큼 시원한 푸른색입니다. 성공을 향해 쫓아가며 하늘 한 번 바라볼 만큼 여유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가 놓치는 게 뭘까 한 번은 생각해 볼 수 있으면 합니다. 사람들이 조금은 더 편안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동네 산책을 나갔다가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여러분은 아래의 사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서정주 시 에 송창식 씨가 부른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가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습니다. 구름 한 점이 없던 저 지점에서 사진을 한컷 찍었습니다. 눈 위로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동네 중앙을 가로질러 흐르는 냇가 강 다리위를 건너다 하늘인지 땅인지 구분이 안 가 잠시 혼란스러웠던 지점은 아래의 사진에서 볼 수 있습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일진대 가끔 삶은 현실과 꿈의 경계선이 모호할 때가 있습니다. 마치 장자의 나비의 꿈처럼 말입니다.
기다랗게 강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폭이 좁아지며 숲이 좀 더 우거집니다. 끝언저리에 조그마한 옹달샘 모양의 작은 냇가입니다. 깊은 강에선 고요하더니 나무가 우거져서 숨겨졌던 옹달샘 같은 작은 냇가는 물소리가 낭랑합니다.
마치 귀여워 꼬마가 귓속에다 쫑알쫑알거리듯 경쾌하기까지 합니다. 나는 그 소리를 답변이라도 하듯 어렸을 때 자주 불렀던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불러봅니다.
함께 산책 나갔던 남편이 이 노래 어떻게 아느냐면서 따라 부릅니다. 독일 전통민요 라고 하네요. 남편도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그 윗대에서도 흥얼거리던 멜로디라고 합니다.
옹달샘으로 알려진 독일 동요 Drunten im Unterland
●이 노래는 원래 구전멜로디로 전해져 오다 1835년에 가트프리드 바이글레 가 가사를 붙여서 불리어졌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동문학가 인 윤석중 씨가 가사를 써서 옹달샘으로 어린이 노래로 불리어졌지요. -
https://youtu.be/ML_vgypn7 I8? t=6
●독일어 가사는 어떨지 한번 살펴봐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1절
저 아랫녘 그곳은 정말로 멋지죠
윗녘엔 자두열매가 아랫녁엔 포도가
저 아랫녁에서 살고 싶어요
2절
윗녁은 춥고 아랫녁은 따뜻하죠
윗녘사람들은 부자지만 마음씨는 박하지요
날 쌀쌀맞게 대하면 친해지진 못하죠
3
하지만 아랫녘의 사람들은 가난하지요
그래도 정말 즐겁고 자유롭고 사랑하고 신뢰하죠
아랫녘 사람들의 마음씨는 참 따뜻해요
●가사가 사실적이면서 소박하고 서정적입니다. 대단히 직설적이고 노골적인데 정감이 갑니다.
늘 들어왔던 옹달샘 이미지와는 다른 상상력을 만들어서 괴리감이 있습니다.
우리가 부르던 가사 한번 볼까요?
1절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말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 지요
2절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달밤에 노루가 숨바꼭질하다가
목마르면 달려와 얼른 먹고 가지요
독일원곡 동요
●우리가 어렸을 때 불렀던 많은 동요들이 독일원곡인 게 많더라고요.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이건 Hänchen klein 영어로는 리틀 한스라고 알려져 있지요.
● 솔솔 부는 봄바람~~~ 이건 Alle Voegel sind schon da
● 그 외 나리나리 개나리, 학교종이 땡떙땡 , 떴다 떴다 비행기,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기타 등등 많이 있습니다.
글마무리
언제부턴가 창작동요가 만들어지면서 더 이상 외국곡을 가사만 붙여서 부르지 않아도 돼서 좋습니다. 우리만의 동요는 어른이 되어서도 오래오래 추억과 향수를 일으키니깐요.. 저는 어린이들이 맑고 순수한 마음이 담겨있는 동요를 많이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이수인 님 창작동요 "구름"이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마음의 때가 씻기며 착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우리 다 같이 "구름" 동요 불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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