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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당신은 기부나 봉사를 한적있나요? 나의 독일에서의 기부 자랑질

by 검은양(黑未) 202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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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부자 중 한 사람 인 전설의 금융투자자 워런버핏은 그의 세 자녀에게 그의 자산 1300억 달러 (액 180조 원)을 사회에 기부하는 공동재단을 설립하라는 유언장을 공개하였다 합니다. 그가 가진 재산의 99프로 를 기부하는 셈이 됩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금융원리에 따라 지독하게 철저하게 투자하고 거둬들이고 했지만 많은 돈은 자식을 망칠 수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 기부하는 쪽을 택합니다. 이는 평소 워런버핏이 나눔과 봉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기도 했습니다.

 

독일에서 하게된 기부 이야기

누구나 한번쯤 어딘가에 후원을 하거나 기부,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하는 반강제성을 뛴 봉사활동이 대부분 수업의 연장선이라 저절로 기회가 생기게 되지요. 

 

예전에 저는 직장생활하면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던 한 단체에 꾸준히 기부금을 내었었습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낼 때의 뿌듯함도 있었지만 그 단체에서 감사인사나 후원자 명단이 쓰인 책을 보게 될 때는 행복감이 어마어마하게 밀려왔습니다.

사회일원으로서 뭔가 역활을 해내고 있다는 충만감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행함에 있어 아무도 모르게 하라 하였는데 도무지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서 냅다 저지러 봅니다.  정말 엄청난 돈을 기부하시는 분도 많으시고 더 많은 봉사를 하고 계신 분도 계신데 이런 사소하고 하릴없는 걸로 자랑하는 걸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데 티스토리가 판을 깔아주니 이 궁핍한 작은 기부 이야기까지 꺼내게 됩니다.

 

rvbankries.de

 

 

우리동네 에는 특별한 단체 가 생겼습니다. 암환자와 그의 가족을 돕기 위한 서부해안 암 상담센터인데요, 저의 집에선  모퉁이만 돌면 어른의 걸음걸이로 3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어요. 지나갈 때마다 기부캠페인 플래카드를 보는데 항상 마음에 두고는 있었지만 뚜렷한 직업 없이 사는 나로서는 쉽게 행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서부해안 암상담센터 는 이 지역 예술인 화가 인 옌스루쉬(Jens Rusch)와 그 외 많은 이 동네사람들의 자원봉사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화가 옌스루쉬는 우리나라에 출판되어 있는 책 테오드로스톰 의  "백마의기수"라는 책의 표지그림을 그리신 분이기도 해요. 저희 집에 초대해서 제가 불갈비 접대를 했더니 너무너무 좋아했더랬지요

 

 

위에사진이 책 표지입니다.   옌스루쉬의 그림들은 역동적이고 사실적 묘사가 특징입니다. 요즘은 좀 변화가 된 화법입니다만 과거의 그의 그림을 저는 좋아합니다.

이 책을 가지고 제가 한국어수업 때 읽기용으로 사용했었습니다.

 

 

기부금은 내가 여유가 있어서 하는것이 아닌 것을...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기적 수입이 없이 사는 처지라 여유가 있지 않은데 평소에 죽기 전 내 소원이 특정 브랜드 가방을 꼭 가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더니 옆지기가 그 한풀이를 해주겠다 하며 돈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돈 을 받으니 그 비싼 가방이 과연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고 이 촌구석에서 맞지도 않은

물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여 지나다니며 눈여겨본 암상담센터 기부캠페인에 동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하얀 봉투에 담아 그곳을 방문하였는데 얼마나 반갑게 맞이해 주든지 몸들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원래 이 동네사람들이 그렇게 친절하지 않거든요.ㅎㅎ  나의 기부의사를 밝히고 봉투를 내밀었더니 무슨 영수증비슷한 걸 써주었어요.

맛있는 차 도 얻어마시고 돈 이 어떻게 쓰이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도 한참 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후 기부증서 같은 게 우편으로 왔습니다. 어마무시하게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이젠 내가 독일에 대해 떵떵거릴 수 있게 되었다는 비장한 자만심 같은 것이 생겼어요. 진짜 말도 안 되게 웃긴 생각이라는 걸 그 순간엔 인지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이렇게 기분 좋은 느낌만 가지고 제법 긴 시간을 즐겼습니다.  해외에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더군다나 외국인에 대해 지독히도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시골지역 ) 늘 경계에 머물러 있어 외로움이 장식품처럼 달리게 되는데 이번일로

완전 주체자로서 당당 해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돈이 많다고 기부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다고 봉사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을 내지 못하는 게 바로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번 길을 만들어 놓으면 습관처럼 나눔을 하고 봉사하는 일이 된다고 합니다. 이후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봉사 자리가 있으면 참여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글 마무리

쓰고 보니 재수 없는 자랑질처럼 느껴져서 지울까 하다가 기부를 독려하는 긍정적 측면이 작용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남겨놓기로 합니다. 그렇게 용기를 낸  저자신에게도 잘했다~ 이렇게 칭찬하며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선한 파급력 은 무조건 좋은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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