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가을볕이 조금씩 잦아들 때 시골집 앞 담벼락 아래 자라던 호박을 꺾어와서 호박전이며 호박죽을 해 먹었는데 그때 먹은 달콤하면서 짠맛 나는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햇빛이 오래가는 기후조건을 가져서 비교적 늦가을 동안 호박을 밭에 두고 따먹었었는데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이미 9월이 되면 호박 이 수확되고 10월 초중 순되면 수확이 끝이 납니다.
독일의 호박들
독일엔 호박종류가 상당히 많은데 식용으로 먹는것과 장식용으로 쓰는 것으로 나뉩니다.
모양이 알록달록 예뻐서 외형만 봐도 천연 자연 장식품으로 쓰이겠다는 느낌을 금방 가질 수 있어요.
일조량이 적은 북독일은 야채재배 도 기간이 짧아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종류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요, 호박은 어쩐 일인지 잘도 자랍니다. 푸릇푸릇한 호박이래야 추키니 (zucchini )라고 하는 멋없게 길게 생긴 게 대부분인데 저는 우리네의 둥그란 애호박이나 길지만 단맛이 나는 한국호박이 더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지역에서 나는 채소들을 판매하고 있는 가게에 가서 호박을 비롯해 여러 채소들을 사 왔습니다. 호프하인리히라는 상점이름인데 하인리히는 그 주인 이름이랍니다.
감자를 주식으로 하고 있어서 감자종류가 좀 많고요, 감자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파를 많이 먹지만 이들은 Porre (포레 ) 라고 하는 파 를 주로 먹습니다. 포레는 파가 좀 성질이 더러워졌을 때, 혹은 파가 우주의 기운을 받아 등빨이 넓어지고 두꺼워졌을 때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외로 맛있습니다. 맛은 순하디 순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채소는 양배추입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밭에 양배추가 심어져 있습니다.
양배추는 이 지역 양 들의 주식이기도 합니다. 수확이 끝나고 밭에 끝물로 나온 양배추 가 양 들의 맛있는 식사가 됩니다.
그리고 양배추 새끼같이 생긴 로젠콜 (Rosenkohl)이라는 게 있는데 이것은 서리를 맞았을 때 달콤한 맛이 더 많이 나기 때문에 겨울음식으로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이 되기도 합니다.
요렇게 생겼어요. 길게 깃대가 올라온 외형 쪽으로 다닥다닥 붙어서 자랍니다. 처음 이 녀석들을 봤을 때 진짜 신기했던 게 생각납니다. 예뻐서 이걸 어떻게 먹나? 마치 꽃처럼 느껴졌어요. 다음에 로젠콜 요리법을 한번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해 먹는 가을 겨울음식 홋가이도 호박죽 레시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홋카이도 호박은 호박죽으로 가장 많이 해 먹고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동네 밭에 대단위로 홋가이도 호박을 심어놓은 걸 봤어요. 그만큼 소비가 많다는 뜻이겠죠?
홋가이도 호박은 색깔이 짙을수록 비타민 함유량이 많다고 합니다.
홋가이도 호박죽 레시피
6인분을 기준으로 해보겠습니다. (많이 만들어놓고 보관했다가 몇 번을 나누어서 드시어도 여전히 맛이 좋더라고요)
재료
●1kg 홋카이도 호박
●중간크기 양파
●큰 감자 2개
●당근 2개
●30g 버터
●물 4분의 1리터
●100ml 크림
●2큰술 파슬리 다진 것
●그 외 소금과 후추 설탕 무스카트(육두구)
요리과정
1. 겉면을 잘 씻은 호박을 중간으로 자르고 씨를 제거합니다. 그리고 사각 썰기로 합니다. 겉면이 매우 딱딱하기 때문에 썰때 조심하여야 합니다. 저는 전자레인지에 돌리든지 좀 살짝 익혀서 자릅니다.
2. 양파, 감자 당근 도 껍질 벗기고 깍둑썰기합니다.
3. 냄비에 버터를 넣고 양파 를볶습니다. 그러다 감자와 당근, 호박도 넣고 같이 볶다가 물을 넣고 20분 정도 끓입니다.
4. 만능믹서기로 갈아줍니다, 그리고 소금과 후추 무스카트를 넣고 간을 합니다.
5. 크림을 넣어 저어주고 마지막으로 파슬리를 뿌리면 됩니다.
★ 위의 레시피는 전통적으로 만드는 호박죽인데 동양인인 나의 입맛으로 약간 변형하자면 볶을 때 마늘을 넣고 그리고 크림 대신에 우리네로 말하면 동전육수 다시 같은 야채육수 가 있어 그걸 넣었더니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글마무리
홋카이도 호박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뿐만 아니라 칼륨등 여러 영양소집결된 영양덩어리입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홋가이도 호박을 조금 색다르게 요리해서 먹으면 기분마저 달라질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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