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기 전에 오디오북을 통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소설은 주로 낮에 틀어놓고 듣고 잔잔한 에세이나 자기 계발책은 밤에 들어요. 좋은 책 소개 해주는 것도 귀담아듣는데 나의 귀를 번쩍 튀게 하는 책 이 들어옵니다. "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단어 속에 이야기가 들어있다니 흥미롭습니다. 독일에 살고 있는 이진민 이 쓴 책 그의 책을 읽어봐야겠습니다.
책 작가 이진민에 대하여
이진민 작가님은 이책 이전에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와 " 아이라는 숲"을 출판하였으며 몇 달 전에 신간 "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를 내놓았습니다. 철학하는 엄마라니 아이들이 왠지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분이 독일에 7년을 살고서 이런걸 발견하고 글을 썼다는 게 어마무시하게 부러웠습니다. 호기심과 통찰력이 없으면 그 짧은(나와 비교해서 그렇다고 생각되어서) 기간 동안에 인지하고 글을 쓰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돼요.
20년 을 살고 있어도 단어를 개체로 잘라서 관심 있게 들여다볼 생각을 못하고 있는 나와는 대조적입니다. 물론 처음에 배울 때 야~ 신기하다라고 생각되던 단어 들은 있었습니다. 나는 단순히 "재밌네"에서 그쳤다면 그녀는 그렇게 단어가 만들어진 이유를 찾아보고 연구했다는 뜻이니 경외감까지 듭니다.
작가의 말 " 작은 단어 안에 든 큰 세계" 중의 일부를 옮겨봅니다. 이 부분만 읽어도 작가가 얼마나 섬세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지성의 깊이가 느껴져서 마구마구 친해지고 싶은 밀착감을 일으킵니다. 아~~ 난 또 질투가 폭주를 하네요.
한국에 전하고 싶은 독일어 단어를 골라 그 안에 든 세상을 글로 풀었다. 언어들 사이에서 만 거둘 수 있는 것이 있다. 경계에서 사는 삶은 고단하지만 경계에서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낯선 언어가 익숙한 세계를 휘젓는 철학적 순간들을 만나는 것은 고단한 경계인이 얻는 축복이다. 그 축복을 나누고 싶었다. 쓰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방향이다, 이들은 어느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지, 우리는 어느쪽을 향해 걷고 있는지, 언어란 오랜 시간에 걸쳐 한 사회의 구성원이 함께 빚어낸 작품 같은 것이고, 단어는 그 작품의 중요한 기본재료다. 어떤 단어가 존재하는가를 통해 그 사회를 알 수 있고 여러 단어가 있다면 어느 상황에 어떤 단어를 선택해서 쓰는가를 통해서도 그 사회를 볼 수 있다. 한 단어 속에 들어있는 너른 세상을 볼 수 있는 책, 결국은 우리의 삶과 인생에 대한 책이 되기를 바란다. 책을 쓰면서 개인적으로는 독일어와 독일사회에 관한 이해가 아주 조금은 깊어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렇고 있기를 바란다. 부디 기분 좋게 휘저어 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가 수집한 단어들이 16개 정도쯤 되는데 쭈욱 읽으며 다시 한번 탄복을 합니다. 어쩜 단어를 이렇게 다정하게 연결고리를 만들어 쓸 수 있는지 존경스럽습니다.
몇 개 단어를 소개해보자면 이미 한국에서 유치원이름뒤에 붙인 곳을 봤을 텐데
Kindgarten (킨더가텐)입니다. 아이라는 kind와 정원이라는 garten의 조합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정원, 아이가 뛰노는 정원이라는 뜻이니 킨더가텐 (유치원)은 그런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 독일의 유치원은 진짜 밖에서 흙 가지고 하루종일 놀고 그러하기에 부모님들에게 Matschhose(진흙바지?)라고 하는 진흙탕에 굴러도 되는 그런 옷을 입혀서 보내라는 알림을 합니다. 또한 자유롭게 더 많이 노는 시간을 가지게 하죠.
다른 단어는 Feierabend (파이어아벤트)입니다. Feier (축제, 파티)와 abend (저녁) 이 합쳐진 명사입니다.
하루일을 끝내고 나누는 인사입니다. 하루일을 마감하고 동료들과 혹은 퇴근을 앞둔 직원에게 건네는 인사인데요,
축제와 같은 저녁이니 파티하러 가자 라는 뭐 이런 기분으로 쒼나게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단어입니다.
글마무리
단어가 지닌 의미를 풀어보면 말을 할 때 생동감이 일 것 같습니다. 독일어는 사용함에 가장 난감할 때가 숫자를 셀 때 와 날짜를 말할 때 였어요. 우리가 21 이라는 숫자를 말할때 영어와 마찬가지로 첫 숫자 읽고 다음글자를 읽는데 독일어는 뒤의 숫자를 먼저 읽고 앞숫자 읽어요. 날짜 역시 우리는 달을 먼저 말하지만 이들은 날을 먼저이야기하거든요. 한국사람들과 독일사람들은 보는 방향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도 책에 쓰여있으니 한번 읽어 볼만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이분이 이런 글을 쓰신 것에 경외감이 들고 나는 왜 이토록 오래 살고 있어도 이런 사유가 없었는지 뒤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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