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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올해11장의 사진 - 내 버킷리스트 가 이루어진 기념비적인 해

by 검은양(黑未) 2024.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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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완에서 친절하게 어떤 소재로 오늘의 글을 쓸지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길래 착실한 티스토리학생은 시키는 대로 숙제를 잘 따라 합니다!

과제완수를 위해 올해의 행적을 따라 사진을 우선 정리해봅니다.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여러 가지로 좋은 일입니다. "화양연화 華樣年華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이루어졌는데요, 그건 이미 이루어낸 사람들, 해본 사람들에겐 사소하고 하잘것없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너무 소박하여 기껏 이런일로 저토록 만족하나 싶을 만한 것들도 있어요. 그러나 생각해 보면 저처럼 소시민이 누릴만한 행복으로서는 충분한 것이지요.  이 작은 행복감을 놓치고 뭔가 대단한 걸 쫓다 보면 평생 만족을 모르다가 죽는 수가 있을 것 같아요.

 

 

한국에 살 때는 대단하지 않을 벚꽃구경이지만 타국에서 살다 보니 봄이 되면 벚꽃터널 걸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합니다. 벚꽃 피는 계절에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15년 동안 없었기에 늘 이맘때면 벚꽃 동영상이나 사진 보며 간접설렘을 느끼곤 했었지만 올해 이렇게 벚꽃터널 제대로 찐하게 걸었습니다.

 

 

섬진강 벚꽃굴, 벚굴이라고 하는 것도 먹어봤습니다. 왜 벚꽃굴이라 하는지 물어봤더니 벚꽃 필 때까지 (1월에서 4월이 제철) 나와서이기도 하고 강속에서 먹이를 먹기 위해 입을 벌렸을 때 속살이 벚꽃처럼 하애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어찌나 뽀얗고 야들야들한지.... 맛도 너무너무 좋았어요. 크기가 압도적이네요! 

 

직접선거 가 도대체 몇 년 만인지... 해외에서 하는 우편발송 사전선거만 했지 선거장에 가서 하는 건 2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얼마나 떨렸는지 혹시나 잘못 찍을까 봐 몇 번을 훑고 뚫어지게 쳐다보느라 긴 시간을 천막 안에 있었다지요. 으이그~ 촌스러워버라~ 라며 동생이 놀려댔어요.

 

 

한국에서 운전하는 걸 두려워해서 거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올해 용기를 내서 혼자 운전해서 전라도 순천 일대를 여행을 했어요.  송광사 가 특히 고즈넉해서 그 평화로움이 오래 머릿속에 남습니다. 내가 혼자 한국에서 운전을 먼 곳까지 해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진 순간 설악산 봉정암,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거리와 높이, 덕분에 무릎이 망가져서 지금까지도 고생을 하고 있긴 합니다. 이 통증이 훈장처럼 여겨져서 아파도 행복합니다!

 

 

 

대웅전의 위엄 멋집니다!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그 신비로움으로 저절로 기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하이델베르크 방문 -옆지기의 오랜 친구가 깊은 병을 앓고 있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조후를 했습니다. 그와 보낸 시간 은 더할 나이 없이 값진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올해가 20년을 이어온 머드올림픽 이 마지막이 되는 의미 깊은 행사, 머드올림픽에서 10,000명의 머드에인절을 만드는 챌린지에 동참을 했습니다. 플래카드 앞쪽에 검은 치마에 하얀 옷 이 저입니다. 머리까지 진흙속에 들어있던 바람에 일주일동안 갯진흙냄새가 가시질 않았다는 후담입니다. 참가자모두가 진흙에 드러누워 천사를 만들었는데 저 장면은 참가자 모두가 합창을 하며 이벤트를 축하하였습니다.

 

 

한여름밤바다와 이어진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독일가수 푸어( Pur) 콘서트를 관람하였는데요, 키가 작은 나를 위해 간담 서늘한 바다를 위에서 직각으로 내려다보여지는 곳의 좌석이 처음엔 무서웠는데 (좌석등받이라곤 철판사이가 벌어진 것이라 뒤로 자빠졌다간 물 위로 퐁당 빠져버리는 곳..ㅠㅠ) 음악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제대로 힙 받은 스웩을 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먼 곳에서 벗 이 자신을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가 (옆지기의 친구) 배를 타고 찾아와 밤새 보트 위에서 수다를 떨었던 8월의 밤.. 이런 날 이 짧은 인생에서는 드물기에 더욱 소중했네요.

 

 

 

소소하지만 화보촬영에 참여해서 한컷 했는데요, 연예인 옆에서 덤으로 찍은 것인데 혼자서 엄청 자랑스러워하고 있어요. 

 

 

올해 한국에서 독일로 이식해 온 대추나무가 처음으로 열매가 제대로 알알이 열렸습니다. 너무나 감동해서 매일 쓰담쓰담(가시가 손을 할퀴어도) 해주었답니다. 이곳에선 귀한대접입니다. 대추가 이 부근에선 잘 안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렇게 수많은 알이 맺힐 때까지 대추는 그간 얼마나 오랫동안 애 를 썼을까요? 인내하며 결국에 터트리고 마는 의지라니...

 

글마무리

자신의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11장의 사진 (12장이 돼버렸지만요ㅎㅎ) 글입니다.  사진을 보다 보니 나의 행적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스토리를 가 머릿속으로 그려지더라고요. 이만하면 잘했다~ 라며 스스로에게 칭찬합니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사진만 훑어보고 끝을 내었을 것을 다듬는 작업을 그치다 보니 풍성해지는 기억입니다. 다른 분들도 이런 기회를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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