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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런 멋진 당선소감은 반복해도좋을듯~ 나는 내가 될줄알았다! 그러니 여러분들 또한 될것이다 -신춘문예 와 문예부

by 검은양(黑未) 202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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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신춘문예 공모  "시 " 부문에서 당선되었던 "한백 양" 님의 당선소감을 읽을 때면 그 당당한 패기와 더불어 타인의 영예로움을 동시에 기원하는 착한 마음이 느껴져 늘 기분이 좋습니다.   - 나는 내가 될 줄 알았다, 그러니 여러분들 또한 될 것이다-  기교 부리지 않고 거만하지 않으면서 희망이라는 양념이 잘 배합된 배춧국처럼 시원한 당선소감이 마음에 쏙 듭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신춘문예에 대하여

 

벌써 25년 신춘문예 공고가 11월달에 있었습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공모는 아쉽게도 며칠 전 11월 29일 금요일까지 마감일이었네요.   그러나 조선일보는 12월 5일 까지라 기한이 남았고 다른 언론사 신춘문예 공모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혹은 도전을 해봤을 것입니다. 

 

신춘문예는 각 언론사 별로 문학공모를 하는데 현재 28개 신문사에서 주최를 하고 있어요. 꽤나 많죠? 그런데도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만큼 당선되기가 힘들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최초로 신춘문예를 알린 것은 19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입니다. 신인작가 발굴을 위한 등용문으로 이곳을 거쳐간 작가님들이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대한 문인들이십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배출한 작가들은 황순원, 서정주 , 기형도, 이문열 , 은희경 등 이름만 들어도 엄청나게 대단하신 분들이시죠.

 

신춘문예 상금은 어느 정도 될까요?

중편소설 같은 경우엔 3000만 원

단편소설은   700만 원

시       500백만 원

시조, 희곡, 동화, 시나리오, 문학평론, 영화평론 은 300만 원입니다.  이것은 동아일보 신춘문예 기준임을 밝힙니다.

 

아래는 현재까지 공모에 참여가 가능한 조선일보 신춘문예 공고입니다.

 

https://www.chosun.com/special/announcement/2023/11/02/OV7IONV6J5BYHGC4CEPS4KVDQY/

 

[알립니다] 2024 조선일보 신춘문예

알립니다 2024 조선일보 신춘문예

www.chosun.com

 

나의 소녀시절 문예반 동아리

여중학교를 다닐 때 특별활동시간이 있었잖아요? 그때 보통 합창반 아니면 문예반 도대체 그 외에 무슨 다른 동아리가 있었나 싶을 만큼 선택의 폭이 좁았던 때였어요. 어떨떈 선생님께서 가라고 하는 곳에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인원수 충족을 위해 내던져지기도 했거든요. 

 

어쨌거나 저는 문예반에 들어갔습니다.  단발머리에 키도 비슷비슷한 허연 피부를 한 열댓 명 정도가 같은 반 이 되어 살집이 거의 없어 키가 유난히 커 보이던 남자 국어선생님 지도하에 글쓰기 연습을 하였더랬습니다.

 

야외수업을 할 때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학교 뒷산에 가서 소녀감성 총동원해서 시를 쓰기도 하고 수필형식의 글을 쓰기도 했어요.  봄의 나른한 기운과 친구들의 고뇌가 뭔지를 모르지만 사색을 하려 애쓰는 여중생의 몸부림을 바라보던 그 순간이 머릿속에 사진기로 찍듯이 찰칵하고 찍혀서 남아있습니다.

 

남자문예반선생님은 학생들이 글을 쓸 때 이리저리 지나다니며 바짝 옆에 서서 글 쓴 내용을 유심히 보곤 하였는데 나는 그때 선생님의 회색양복 안감이 팔뚝에 닿을 때 알 수 없는 설렘 같은 게 일면서 피부털이 위로 꼿꼿이 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마도 선생님을 좋아하였나 봅니다.

 

우리는 자신이 쓴 글을 문예반친구들 앞에서 큰소리로 읽는걸 자주 하였는데 그때 머리색깔이 심하게 검었던 친구가 목청높이 읽던 그녀의 시는 우리를 얼마나 뒤로 넘어갈 만큼 웃겼는지 -지금은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 나고 그녀의 자뭇진지한표정과 아무리 넘겨도 뒤로 넘어가지 않던 뻣뻣한 머리카락의 모습, 천둥 같은 목소리에 까르르 웃음이 끊기지 않았던 그녀의 자작시 발표가 기억납니다.

 

문예반에서 딱 한번 글짓기대회에서 우수상을 탄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작가의 꿈을 잠시간 꾸기 시작하였어요. 그런데 문장력이 좀처럼 발전할 기미도 없더니 포기할만하면 어느 지방학생 대회에서 시 부분의 상장을 받음으로써 희망고문이 시작되었다지요.  시 詩 는 지금도 여전히 좋아합니다. 내 희망과도 같으니깐요!

 

 

 

qua36.com 두근두근문예부 게임에서퍼옴

 

 

멋진 당선소감을 말한 한백 양 시인의  웰빙을 오늘은 소리 내어 읽어볼까 합니다.

 

웰빙

 

힘들다는 걸 들켰을 때

고추를 찧는 방망이처럼 

눈가의 벌건 자국을 휘두르는 편이다

 

너무 좋은 옷은 사지 말 것

부모의 당부가 이해될 무렵임에도

나는 부모가 되질 못하고

 

점집이 된 동네 카페에선 

어깨를 굽히고 다니란 말을 듣는다

 

네 어깨에 누가 앉게 하지 말고

그러나 이미 앉은 사람을 

박대할 수 없으니까

한동안 복숭아는 포기할 것

 

원래 복숭아를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누구에게 잘하진 못한다.

 

나는 요즘 희망을 앓는다

 

내일은 국물 요리를 먹을 거고

배가 출렁일 때마다

생각해야 한다는 걸 잊을 거고

 

옷을 사러 갔다가

 

옷도 나도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잔뜩 칭찬을 듣는 것

 

가끔은 진짜로

진짜 칭찬을 듣고 싶다

 

횡단보도 앞 노인의 짐을 들어주고

쉴 새 없이 말을 속삭일 때마다

내 어깨는 더욱 비좁아져서

 

부모가 종종 전화를 한다. 밥 먹었냐고

 

밥 먹은 나를 재촉하는 부모에게

부모 없이도 행복하다는 걸 설명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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