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겨울은 크리스마스가 있어 견뎌내기가 조금은 가볍습니다. 무슨 말인고하니 일조량이 극히 적고 겨울날씨가 혹독하여 우울증에 빠지기 쉽기떄문입니다. 특히 북독일은 안개와 비 가 한 달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동지 즈음엔 훤한 시간이 4 시간 돼 안 되는 어두움의 하루가 반복되기 때문이죠.
크리스마스 가 다가옵니다. 곳곳에서 크리스마스시장이 열립니다. 시골이라 아주소규모입니다. 우리 동네는 더 작게 열리고 있어 (몇 개의 부스만 있는..) 이웃동네가 조금 더 볼만하다길래 옆동네에 놀러갔어요.
조금더 다양한 부스가 있네요. 주로 먹거리 이긴 한데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 부스가 크게 있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웬일인지 아이들이 유달리 많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기다랗게 줄을 서 있길래 뭔가 했더니 일본의 타코야끼 같아 보이는데 그 속에 들어가는 것이 좀 색다르더라고요. 건포도를 넣은 것도 있고 아무것도 없이 설탕시럽이나 가루를 곁들인 것 같습니다. 줄 이 얼마나 길던지... 이것 보는 순간 나도 내년에는 여기에 이것과는 다른 타코야끼로 센세이션(장사를)을 일으켜볼까? 하는 상상 혹은 망상에 잠시 빠졌네요.ㅎㅎ
이건 풰첸( förtchen)이라는 독일북부 지역의 전통 빵이라고 합니다. 이제생각해 보니 벼룩시장에 이것 만드는 프라이팬 보고 신기하다 생각했었는데 이 빵 만들기 위한 것이었네요.
요렇게 생긴 프라이팬입니다. 다음에 이것 보이면 사서 집에서 슬슬 시험 삼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으흐흐~ 이 빵은 보통 이 시기에 먹는 전통페스츄리라고 하네요. 버터가 많이 들어가서 고소함이 폭발합니다. 우리네 길거리서 사 먹던 1개 100 원하던 그 빵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먹거리에 빠질 수 없는게 쏘세지 입니다. 저희들도 우선 이것으로 식사를 했거든요. 숯불에 구어진 쏘세지는 겨자쏘스와 토마토케첩에 찍어먹으면 정말 중독성 쩌는 맛이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빠질수 없는 글뤼바인입니다. 온몸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그야말로 행복해지는 와인입니다. 이 순간은 분노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어둠이 내리자 사람들이 교회 주변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더니 꼭대기 가 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소방서 차량이 준비되고 확성기를 통해 산타 (Weihnachtsmann) 이 교회탑옆에서 썰매 위에서 자신이 왔음을 알립니다.
사진에선 장대함이 표현이 잘 안 되었는데 사다리가 올라갈 때 그 엄청난 높이에 압도되고(물론 시골이라 더 크게 느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산타가 고소공포증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너무 높아 무서워요. 현장에서 직접 볼 땐 심장이~~
독일은 소방관 이 아이들이 소망하는 직종 1위에 들어간다는 걸 신문에서 본 적이 있는데 소방서커뮤니티의 힘이 아주 커더라구요. 아이들의 모습이 비장해 보입니다.
산타가 내려오면서 손을 흔들자 사람들이 손뼉 치고 아이들은 환호를 했습니다. 저도 아이가 되어 환호를 했어요. 지금 우리도 산타가 필요해요. 제발 산타할아버지 와주세요~~
산타가 소방굴절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서 선물이 가득 든 크나큰 상자를 받아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저희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랐어요.
글마무리
별 대단한 게 있어야 좋은 것도 아닙니다. 소소히 이웃들과 함께 먹고 이야기하고 그간의 안부를 묻고 하는 이런 장소가 소중합니다. 이 시대에 아직도 지구 어느 한편에 선 전쟁이 일어나서 안락한 일상이 깨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사소한 , 심심한 일상에 감사합니다. 산타할아버지 선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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