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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독일의 병원 밥 나의 경험기- 병원밥이 영양실조 유발 한다는것에관한 기사

by 검은양(黑未) 2024.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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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일단 엄청나게 불편합니다. 일상이 무너지죠. 더군다나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할 경우엔 더더욱 그렇습니다. 평소에 집에서 먹던 밥과는 다른 식단을 접할 땐 왠지 모를 서러움도 울컥 올라오지요. 아직 한 번도 병원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하시는 분들은 참으로  축복을 받은 것일 것이고 한 번이라도 장기입원을 하여 입맛에 맞지 않는 밥을 먹을 때 한결같이 저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럼  제가 살고 있는 독일의 병원은 어떨까요? 

 

독일에서 병원입원 해서 첫 병원식사를 받던 날

수술을 앞두고 입원하던 날 병실이 나지 않아 한참을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입원을 했는데 약 6명이 머무는 병실이었어요.

할머니들이 빡빡하게 누워계셨어요. 저는 다행히 창가 쪽에 배정해 주셔서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죠.  그런데 밤이 되자 할머니 중 두어 분이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놓고 10시가 다되어가도 잠을 안 자는 거예요. 

 

간호사에게 가서 하소연해봤는데 10시 넘으면 잘 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하길래 10시 반까지 기다리다 다시 간호사데스크에 갔더니 아예 자기들도 어떻게 할 수 없다 하더구먼요. 화가 나서 병실로 돌아와서 그 할머니들 쨰려보고 있으니 11시 되기 전 텔레비전 끄고 자더라고요. 

 

일주일은 같이 있어야 할 텐데 진짜 너무 걱정스러웠는데 그런 일이 한이틀정도 이어지다  9시 반 되어서 고요히 잠자리에 들어서 얼마나 마음이 놓이던지요.   

 

다음날 아침 수술을 하여 식사는 그날 저녁부터 할 수 있었는데 둥근 빵  하나 사각 납작 샌드위치모양 빵하나 치즈하나 버터하나 소시지 두 개 카밀레차 혹은 커피 이렇게 플라스틱 트레이에 담겨 나왔어요.

 

 

 

눈물이 핑~ 돕니다. 빵은 먼지처럼 퍼석거렸어요. 흑.... 아직 통증으로 입맛이 별로 없었기에 빵 입에 넣어서 카밀라 차 한 모금 마시고 포크를 놓았습니다. 뭐 포크 나 나이프 썰 일 별로 없었지요.

 

다음날 아침 식사 똑같이 나왔습니다. 아침엔 그래도 커피냄새가 폴폴 나니 기분은 좋은 듯했어요.  빵 하나 버터에 발라 커피와 먹었습니다. 아.. 샐러드 병아리 눈물만큼 작은 그릇에 담겨 나왔다는 건 꼭 말해야겠네요.

 

점심은 드디어 뭔가 요리를 좀 한 게 나옵니다. 야채 삶은 것과 굴라쉬라는 쇠고기 넣고 끓인 죽 비슷한 것이었는데 비주얼이 기분 상하게 생겨서 (집에서 만든 건 그래도 먹을만하거든요. 좋아하지 않아서 독일 와서 딱 한번 먹었어요) 숟가락이 안 갑니다.  또 빵만 먹었습니다.

 

 

※딱 한번 저녁에 제법 입맛에 맞았던 폴폴 날리는 쌀에 무슨 색깔로 입혔는지 모르나 이상한 맛의 붉은 밥알(고추장처럼 보여서 좋았음)   고기 뭉쳐서 구운 것 과 샐러드가 새콤하여 좋았고 요구르트까지 제일 많이 먹었었는데 이것마저도 한 번이고 그 뒤엔 다 가죽 같은 것만 나옴!!!

 

 

 

이런 식단으로 일주일을 먹었어요. 일주일 지나자 얼큰한 맛이 너무 그립고 신선한 오이맛도 그리웠어요. 밥이 먹고 싶어 눈물이 날 지경이라 옆지기 보고 밥 좀 해서 가져와 달라했더니....

 

물조절이 안되어 떡밥이 만들어졌더군요. 그러나 앙증맞게 그 위에 계란프라이 하나 얹고 김치 담아서 도시락으로 싸들고 왔더라고요.  병실에선 못 먹고 밖에 나가서 잔 뒤 위에서 먹었는데 정말 그토록 눈물겹게 맛있던 쌀밥과 김치맛이라니~~

 

 

 

며칠 전에 독일에선 병원밥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환자들이라는 기사가 난적 있어요. 이걸 읽는 순간 맞아~ 정말 독일병원밥 영양실조 되기 딱 좋은 형태라는 생각이 든 거죠. 

 

독일은 우리처럼 수술을 하고 나서도 영양제를 맞는다든지 하다못해 영양제 먹을 수 있게 준다든지 그런 것이 없거든요. 그래서 먹는 것은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술 후 특히 골고루 영양가 있는 식단을 해줘야 하는데 예산 이 안 맞다며 어떤 병원이라도 병원밥에 신경 써주는 곳이 거의 없어요.

 

더군다나 작은 로칼병원은 더더더더욱 열악합니다. 심지어 병원식당이 없어서 다른 지역의 식단을 차로 배달해 오니 음식맛은 더 떨어지죠.

 

https://www.tagesschau.de/inland/regional/hamburg/ndr-gesuenderes-krankenhaus-essen-kann-leben-retten-100.html

 

Hamburg: Gesünderes Krankenhaus-Essen kann Leben retten

Rund ein Viertel der Patienten sind schon bei der Einlieferung mangelernährt. Das hat schwerwiegende Konsequenzen. In Hamburg verfolgt das UKE ein eigenes Konzept.

www.tagesschau.de

 

 

독일 현실 병원식단 실태 그리고 영양실조 걸리는 환자들

독일 영양의학회 (DGEM) 부회장인 마티아스 피엘리히는 의학잡지 "Medscape"에서 독일은 년 최대 55,000명이 영양실조로 병원에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영양실조 환자들은 병원에서 전혀 관리를 못 받고 있다가 감염이 되면 사망으로 바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충분히 영양상태가 좋으면 면역력이 좋아서 방어능력도 좋고 치료도 빠릅니다. 그러나 장기입원환자들은 더욱 영양상태가 떨어져서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병원식단은 심각한 영양불균형상태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하나 건강보험공단이 좋은 식단을 위해서  예산이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환자 한 명당 평균식사비용이 5~6유로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양가 높은 맛있는 식단이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글마무리

의료보험제도가 세계최고 수준이며 의료 수준 역시 전반적으로 높은 한국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직접 병원에 진료받고 수술이나 치료받아보면 몸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독일도 치료요양원 제도는 참 멋지게 잘 돼있기도 합니다. 물론 그 호사스러움을 누리기 위해선 운도 따라줘야 하기도 하지만 일반적 병원생활을 보면 한국이  아직까지는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특히나 내 입맛에 맞는 병원밥( 병원밥 맛없는 곳도 있긴 하지만.ㅎㅎ)과 돈만 주면 영양제 쉽게 쉽게 놔주어 회복을 빠르게 도와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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