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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오래된 책 에서 나는 향기- 이상李箱 작가가 독일어를 만날때-1

by 검은양(黑未) 2025.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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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에 학원사에서 나온 포켓크기만 한 책을 사서 곰국 고우듯이 주구창창 읽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땐 진짜 성경다음으로 많이 읽었지 않나 싶습니다. 중학생이 뭘 알고 사서 들고 다녔는지... 지금생각하면 코웃음 나지만 고등학교를 거쳐 이후에 더욱 좋아하게 되었지 말입니다. 알고 나서 더 좋아진다고나 할까요? 

 

우연히 독일 이웃 할머니께 한국고전책 을 선물 받았습니다. 굉장히 신기했지요. 어떻게 시골독일사람들이 "한국"이라면 북한밖에 모르는 독일의 깡촌에 이 책이 와있는지 말입니다. 20년도 훨씬전에는 그랬답니다. 지금에야 한국라면이 슈퍼에 진열되는 경이로운 시절이지만 이 격동의 시간들을 저는 똑똑히 지켜보며 여기에 머물렀습니다.

 

올해 저는 이곳에 우리의고전을 독일어와 함께 적어보는 작업을 해볼까 합니다. 책 이 낡아 너덜너덜해져 있고 어떤 책은 가지고 있지 않아서 다시 구입을 해야 하지만 의미 있는 일 일 것 같아 시도해 봅니다. 응원해 주세요!

 

 

 

 

1. 이상 날개 Flügel

나는 어디까지든지 내 방이 -집이 아니다. 집은 없다- 마음에 들었다. 방 안의 기온은 내 체온을 위하여 쾌적하였고 방안의 침침한 정도가 또한 내 안력을 위하여 쾌적하였다. 나는 내 방 이상의 서늘한 방도 또 따뜻한 방도 희망하지는 않았다. 이 이상으로 밝거나 이 이상으로 아늑한 방을 원하지 않았다. 내방은 나 하나를 위하여 요만한 정도를 꾸준히 지키는 것 같아 늘 내 방에 감사하였고 나는 또 이런 방을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아서 즐거웠다.

 

그러나, 이것은 행복이라든가 불행이라든가 하는 것을 계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날 그날을 그저 까닭 없이 편둥펀둥 게으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던 것이다.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면서 축 쳐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이 절대적인 내 방은 대문간에서 세어서 똑-일곱째 칸이다. 러키세븐의 뜻이 없지 않다.

 

나는 이 일곱이라는 숫자를 훈장처럼 사랑하였다. 이런 이 방이 가운데 장지로 말미암아 두 칸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그것이 내 운명의 상징이었던 것을 누가 알랴?

 

 

Mein Zimmer gefiel mir immerhin-nicht die Wohnung, ich hatte keine Wohnung. Die Temperatur im zimmer war miner Körperwärme angepaßt, undder Grad der Dunkelheit in ihm behagte meinen Augen. Ich wünschte weder ein kühleres noch ein wärmeres Zimmer als das meine, ich wünschte kein helleres oder angenehmeres als meines. Da es mir vorkam, mein Zimmer hielte für mich allein diese Temperatur unermündlich aufrecht, war ich des Dankes voll. 

Ich war froh, da es mir vorkam. ich sei deines solchen Zimmers wegen aouf die Welt gekommen.

 

Aber das bedeutete weder Glück noch Unglück , das heißt, ich fühlte mich nicht genötigt, darüber nachzudenken, ob ich glücklich oder unglücklich sei.  Wenn ich nur einen Tag nach dem anderen als Taugenichts und faulenzend zubrachte, dann war alles in Ordnung.

 

In meinem Zimmer, das zu meinem Körper und meinem Gefühl wie ein Anzug paßte, erlebte ich den bequemsten und müßigsten Zustan, wenn ich mich erschöpft auf meinem Lager hin und her warf.. Das heißt, dieser Zustand war in absoluter, der über die Maßstäbe der Welt, wie etwa Glück oder unglück, hinausging.

 

Dieses Zimmer war, von der Eingansseite her gezählt, gerade das siebente.  Das hatte nicht mehr und  nicht weniger die Bedeutung von lucky seven. Ich liebte die Zahl Sieben wie einen Verdienstorden. Wer könnte vorhergesehen haben, daß mein Zimmer, das in der Mitte durch eine Tapetenwand mit einer Schiebetür getilt war, mir als Sinnbild meines Schicksals vorkommen würde.

 

 

 

 

글마무리

이상의 날개 첫 문단은 "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누구나 알고 있는 이문단이 독일어로 쓰인 저 책에는 번역이 안되어있습니다. 무작정 몇 페이지를 건너뛰고 옮겨져 있는데 왜 그렇게 하였는지 번역자에게 묻고 싶어 지더라고요. 첫 문단이 얼마나 매력적인데 말입니다. 사실 번역이 그리 매끄럽게 되는 건 아닌지라 저도 이리저리 해보다 포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날개 "를 할 수 있는 만큼 필사해 보겠습니다. 짧으니깐 다음에는 좀 두 페이지 정도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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