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따뜻 비슷한 기온으로 봄이 온듯 하더니 역시 봄 은 쉽게 오지 않으려 하나 봅니다. 다시 밤에는 영하로 내려가고 낮 온도 역시 5도를 넘지 않네요. 저녁에는 국물요리를 했습니다. 옆지기가 좋아하지는 않지만 내가 좋아해서 김치황탯국으로 준비했어요.
6시가 되어도 어슴프레 완젼 어둡지 않으니 마음이 훨씬 밝아집니다. 햇빛이 있는 날엔 더 환한데 오늘은 흐려서인지 먹물하늘입니다. 텃밭에 쪼그맣게 싹을 틔우고 있는 독일명이나물 이 귀엽습니다. 4월 되면 이것들은 푸릇푸릇 수확할 만큼 커겠지요.

밥상머리 수다
결국 저는 국과 밥, 옆지기는 빵에다가 소시지와 치즈 절인오이를 곁들여 상이 차려졌습니다. 당연히 맥주는 반주로 밥상 위에 동반됩니다. 호밀빵에 캡틴소시지를 얹어서 나이프로 삼각형으로 잘라 입안에 넣어 오물오물 씹으면서 그가 말을 꺼냅니다.
크리스티앙 있잖아, 그 친구가 먼 친척으로부터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고 하네
크리스티앙은 남편의 회사동료이자 이웃에 살고 있어요. 나는 눈이 동그래져서 " 그래? 그 먼 친척이라는 사람 평소 한 번씩 보는 사람이야? "
그랬더니 아버지로부터 한 번인가 듣기는 했어도 왕래가 있었던 건 아니라네요. 그분은 아버지의 이모가 되시는 분인데 홀로 되시고 자식도 없이 살았대요. 성격이 좀 유별났는지 아버지 하고도 소식끊어시고 다른 분들도 자식이 없거나 결혼을 하지 않아서 어쨌거나 상속을 받을 사람이 딱 자신의 아버지인데 아버지도 작년에 돌아가시는 바람에 외동아들인 크리스티앙이 상속을 받게 되었데요.
"와~~ 부럽다!! 진정 부러워 난 어디 그런 친척 없을까? 당신 친척 중에 혹시 있는지 좀 알아봐 "
가벼운 농담처럼 남편에게 그런 말을 했는데 남편은 참으로 진지하게 그게 왜 부러운지? 그리고 그런 걸 바라는 건 건강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일축해 버렸어요. 역시 옆지기님은 너무 진지충인 사람이죠. -이러니 티키타카 대화가 잘 안돼요. 으이그~
이렇게 우리의 밥상머리 수다는 남편의 지나친 진지함과 상상력결핍으로 급 마무리되고 밥그릇은 어느덧 비워져 있었습니다. 나의 잔은 김 빠진 맥주가 내 마음처럼 3분의 1 쯤 남아있었습니다.
사실 독일에 살면서 크리스티앙 이 사람 외에도 한두 명 더 갑자기 친척으로부터의 상속건들을 들었는데 정작 상속받은 사람은 엄청나게 좋아하거나 흥분해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더라고요. 속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 드러나 보이기는 그랬어요.
물론 저희들 뒤에선 환성을 내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쪽 사람들이 워낙 표현엔 소극적인지라... 그때 전 엄청 부러웠는데요 그 부러움이 내게도 혹시 나의 머나먼 친척 누군가가 남겨줄 상속에 관해 꿈을 꾸는 망상을 나았어요.
예전에 우연히 본 한 기사가 생각났어요. 몇 년 된 기사입니다. 존재조차 모르던 먼 친척으로부터 상속을 받은 스토리였습니다

기사내용입니다.
"존재조차 몰랐던 美 먼 친척 유산 160억 원... 1인당 평균 8500만 원 상속 평생 존재도 모르고 살았던 먼 친척으로부터 갑자기 유산을 상속받으라는 연락을 받는 일이 생겼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현지 언론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유언장 없이 87세로 생을 마감한 시카고 남성 조셉 스탠캑의 유산 1100만 달러(약 160억 원)가 스탠캑의 이름조차 들어본 일이 없는 119명의 먼 친인척에게 상속될 예정이다 그는 평생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조용한 삶을 살다가 2016년 12월 23일 시카고 남서부 게이지파크 지구의 소박한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탠캑에게 6명의 형제·자매가 있었지만 모두 앞서 세상을 떠났고 아무도 자녀가 없었다. 확인 결과 스탠캑이 남긴 재산은 ‘이지’(Easy)라는 이름의 보트 한 척, 은행 예금, 뮤추얼펀드 투자금 등 1100만 달러에 달했다. 그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만약 횡재 같은 유산을 받게 된다면 이런 것 하고 싶어요!
그 엄청난 돈이 저의 소유물이 돼도, 그리고 그 돈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물건들을 소유하게 될지라도 결국 삶의 마지막 순간엔 그 많은 것을 '결코' 가져갈 수 없기에 가지는 것 자체의 매력보다는, 그 소유한 것을 타인들과 공유할 때 오는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행위라 믿습니다.
물론 하기 싫은 일을 결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덤'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와, 외국어를 배우는 이들의 만남의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이뤄지는 문화 교류와 언어 및 개인적 가치의 나눔과 그를 통한 성장!! 요리도 같이 해 먹고, 다양한 정보가 오갈 수 있는 '미니 글로벌 나눔 공간'!! 이게 제가 생각하는 나눔의 공간의 모습입니다.
환경 단체, 보육 시설, 장학재단 이런 것도 만들고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만들고 싶어요.
마무리글
상속대상자 5대에 걸쳐 찾아낸 사람들, 상속받는 그 사람들 모두 유산을 물려주는 그 80대 노인을 알지 못한다고 하네요. 한 가지 의문은 그 노인은 왜 그 많은 재산을 정리하지 않았을까요? 사회에 환원한다든지.. 뭐.. 그런..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무리해야 할 때를 인지하지 못하였던 같습니다.
'독일시골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먹어도맛있고, 손님접대에도 좋은 영양만점 아보카도페타딥 초간단요리법과 아보카도에 대하여 (37) | 2025.03.17 |
---|---|
그리스 올림푸스 신의 차茶 라고 불리는 마운틴차 시더리티스(Sideritis) 기적의 약차효능 (38) | 2025.03.15 |
독일방송, 윤석렬계엄옹호극우시각으로만든방송,결국방영취소와더불어공식적사과문을 보내다 (48) | 2025.03.12 |
독일의 맥주 Top 10 과 맥주회사들의 재밌는 광고들 (39) | 2025.03.12 |
독일시동생내외가 왔다 ! 맥주를 사랑한 그들! 평범한 가족이야기 (56) | 2025.03.11 |
댓글
검은양(黑未)님의
글이 좋았다면 응원을 보내주세요!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응원 댓글을 써보세요. 블로거에게 지급되는 응원금은 새로운 창작의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댓글은 만 14세 이상 카카오계정 이용자라면 누구나 편하게 작성, 결제할 수 있습니다.
글 본문, 댓글 목록 등을 통해 응원한 팬과 응원 댓글, 응원금을 강조해 보여줍니다.
응원금은 앱에서는 인앱결제, 웹에서는 카카오페이 및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