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이전까지 낮의 길이는 극적으로 길어집니다.
밤 11 시 가 되어도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의 밝기입니다.
거뭇거뭇 어둠이 내려질때까지 보통 못 기다리고 방문 셧트를 내려서 잠자리에 들 때가 더 많습니다.
오랜만에 오후엔 둑을 지나 좁은 길 로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핀 커피숖에 갔습니다.
최서우가 찍다
커피와 케잌을 먹으면서 릴케의 시를 읽어내리다 시평에 있는 '인생은 멋진 것이다
' Das Leben ist eine Herrlicbkeit' 부분에서 장미에 가시가 찔려 파상풍으로 그것이 결국 죽음으로 가게
되었는데 과연 병상에서 "인생은 멋진 것이다"라고 한 것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 같으면 욕 이 먼저 나올 것 같거든요. 혹은 억울하다느니 불만이겠죠.
원인과 결과가 내 의지와 무관할때 보통 사람들은 억울하다고 하잖아요.
릴케는 자연을 사랑하는 영혼이 맑은 사람이었나봅니다.
그러니 시들이 가끔은 격정적이지만 너그럽고하고 아름답습니다.
장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는지 장미를 다룬시가 많아요. "흰 장미' "장미의 내부"만 보더라도 말입니다.
죽은 후에도 장미는 함께합니다. 그가 묻힌 묘지에 비문에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Rose, oh reiner Widerspr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viel Lidern.
장미, 오 순수한 모순, 욕망, 이렇게도 많은 뚜껑 아래에서 아무도 잠을 자지 않는다.
사는 곳 주변에 장미 정원이 많습니다.
집집마다 대부분이 정원에 장미가 심어져있기도 하지만 대규모의 Rosengarten(장미정원) 이 있어
이맘때면 축제를 엽니다.
수만 가지의 장미꽃종류로 덮여있는 그곳에 들어서면 장미향으로 코끝에 향기가 스며들어옵니다.
Rosengarten Rosengarten in Graz
이번엔 축제가 열리는 곳에는 아직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거기가 아니어도 장미는 내 손에 바로 닿이게 피어서 내가 그를 바라보기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깜빡했습니다.
어제는 마음이 가난하여 쳐다보는것에도 인색했습니다.
시절이 아름답지 않아도 장미를 소재로 한 시는 향기를 품고 있나 봅니다.
김동리의 장미라는 시를 보아도 말입니다.
화병에 심어진 나의 장미 비오는 밤 창턱에서 어둠을 타고 피어난다.
오직 저 검은 빗소리만이 나의 장미의 그윽한 향기를 돋워 준다
여름 한철 숲 속에 핀 꽃들은 고독한 사람의 사상같이 차라리 빗속에 흠뻑 젖고자 한다
젖은 꽃잎 첩첩이 땅에 쌓아 쌓은 향기, 가을의 물들은 열매 속에 익어 돌아오나니
새장의 카나리아 애무에 시드는 창턱의 장미여, 너의 경련하는 입술로 어둠을 입 맞추라
오오, 어둠을 흔드는 너의 입김, 스미라, 이 가슴에, 고독할수록 오만한 나의 열매를 익혀다오
비여 주룩주룩 어둠 속을 나리라
나의 장미의 싸늘하고 창백한 이마를 적셔다오
6월 의 장미 가 여러분에겐 어떤 향기로 다가오고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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