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경혈지압 수기요법 전문사설 교육기관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인체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가지고 있던 상식을 넘는 놀라운 것을 발견한다.
다리가 절이거나 어깨가 뭉치거나 하면 단지 불편한 상태에만 집중을 하는데 그보다 더 많은 감정의
표현을 몸을 이루는 뼈 골격 근육 이 나름의 방식으로 의사표시를 한다고 한다.
그들의 언어가 그런 통증으로 나타날때도 있고 혹은 가끔씩 침묵할 때도 있다.
그러다 침묵은 어느날 문득 폭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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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과 지압 마사지 우리는 몸이 찌뿌둥하거나 피곤할 때 또는 미용적 목적으로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
한 번은 들어봄직한 경락마사지와 지압마사지는 거의 비슷하지만 경락은 동양의 경락이론에 바탕을 두고
발전한 수기요법이며 신체교정 수기요법 개념과 결합되어 있으며 지압 은 경혈을 따라 침과 뜸자리에
손으로 압을 가하여 마사지 하는것이다.
일본의 시아추 와 비슷하다.
경락마사지는 건강관리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특히 미용 마시지 요법에서 큰 광풍을 몰고 왔다.
동양의 지압과 서양마사지 테크닉의 결합으로 외과적 수술 없이 얼굴과 몸 형태 교정이 가능하였으니
당연히 인기가 있을수밖에 없었다.
내가 다니고 있던 교육기관 에서는 실습과 이론이 함께 실행되고 있었는데 시험도 치러야 해서
긴장이 많이 되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에 끝내야해서 일반교육생이 하루 5시간 수업인 반면
나는 10시간을 하였다.
간호공부를 하였기에 해부학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나 경혈도 를 외우는 건 세상에서 가장 아찔하다는
배핀섬 의 아스가르도 암벽을 등반하는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힘들어도 재밌었던 수업은 실습시간 이었다.
나의 직업과는 완젼 무관한 것이라 개인적으로 생소하였지만 이미 업계에서 일 을 하고 있으신
고수선생님들로 부터 듣는 생생한 현장에서의 기술과 경험은 그때가 아니고선 익히거나 얻을수없는
소중한 체험의 시간이었다.
그분들은 단지 자격증 을 따기 위해서 오셨거나 아니면 더 많은 테크닉을 익히기 위해 수업을 듣고 계셨다.
실습수업을 할때는 서로 다른 포지션이 되어 번갈아가며 실행을 하였다.
" 선생님 무슨 감정이 이렇게 화산처럼 폭발직전까지 쌓이셨네요. 너무 오래 묵혀졌어요
" 근육이 슬프다고 말을 합니다"
강남에서 샵을 하시고 계신 젊은 선생님이셨는데 근육을 손으로 부드럽게 문지르시더니 저렇게 말을 했다.
" 근육이 말을 해요?" 나는 속으로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하다가 오늘 배운 근육을 외우는 게 더 우선이라
내 몸에 느껴지는 근육이름에 열중을 했다.
승모근을 지나 삼각근 대흉근 위까지 그분의 손은 골격에 얌전히 붙어있는 근육을 부드럽게 더러는
거칠게 압박하기도 하면서 재빨리 지나갔다.
"근육은 말입니다 생각보다 여려서 마음이 다치면 근육도 같이 상처를 받아서 어쩔 때는
스스로가 갈기갈기 찢어져버립니다. 예민하지 않으면 못 느껴요 그렇게 까지 되어도 피곤하다는
느낌으로만 들지요. 슬픔이 많고 쌓인 원한이 많으신 분들의 근육은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습니다.
이렇게 단단해지면 신경계와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아 내분비선의 흐름도 원만치 않게 되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근육이완을 시키며 막힌 혈자리가 뚫리자 나는 출처 불분명한 눈물이 났다.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의 환희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
"선생님, 저희가 하는 일 마사지 사 는 끊임없이 근육과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여야 합니다.
가만히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다 보면 근육의 상태만으로도 한인 간의 서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언어란 이럴 땐 무의미하지요." 그 선생님 만의 노하우와 지혜를 그날 오롯이 배우게 되었다.
필기와 실기시험을 통과하고 이후에 독일에서 마사지업을 잠시 하였지만 독일은 일반 마사지사와
달리 경혈마사지를 오픈하기 위해선 대체의학자격증 이 필요하기에 다시 대체의학학교를 다녀야 했었다.
책에서는 배울 수없었던 귀한 경험은 이후 한두 번 짝이 되어 이어졌다.
지금도 그분은 서울에서 훌륭한 마사지 술사로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들었다.
이후 근육을 보는 관점이 시각적인 것의 한계가 아닌 훨씬 그 이상의 것을 보는 것으로 바뀌었다.
다투고 나서 남편이 미울 때 남편의 몸을 만지면 미움이 사라지고 연민이 살아난다.
그의 얼굴은 가끔 아무 일 없다는 듯 나를 속여도 그의 승모근 은 정직한 감정을 보인다.
얼마 전 "사랑이 머무는 풍경"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혼 후 전남편과 같은 사무실에 일하며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있던 에이미 버닉이 스파휴양지에서
마사지사 마사버질 에게 마사지를 받고서 우는 장면을 보고 예전에 기억이 떠올랐다.
버질 역을 맡은 발 킬머 의 마사지 장면을 유의 깊게 봤다.
어떤 혈자리를 누르고 있는지, 혹은 자세가 제대로인지를 보다가 문득 테크닉이 문제가 아님을 알아챘다.
그는 내가 그때 그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던 진심으로 몸을 대하는 자세가 느껴졌다.
인간애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근육을 위로하는 손길이 저런 것이리라.
극 중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버질이 마사지하는 장면인데 등을 이리저리 만지며
버질:뉴요커이시군요
에이미:어떻게 알아요?
버질: 어깨에 다 나타나요. 여기는 당신이 놓친 택시가 빵빵대는 소리, 여기는 지하철 덜컹대는 소리,
늘 긴장하고 사니까 이렇게 어깨가 뭉치는 거예요.
이런 말을 하면서 그간 소외되었던 근육뭉치들을 해체시키니 얼마나 행방감이 들었을까?
에이미가 마사지받는 도중 펑펑 우는 장면에서 무척이나 공감이 되었다.
지금은 직업으로서 마사지일은 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지인이 오면 한 번씩 기쁜 마음으로 등마사지 정도는 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쉽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혈자리 하나를 말하자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울화통이 터질 때 눌러주면
효과 좋은 곳은 전중혈이라는 혈자리인데 보통 한의원에선 여기에 침을 꽂는데 화기가 많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누를 때 몹시 아프다.
사진출처: pirin8pirin.tistory.com
실행하는 방법: 엄지손가락으로 10초간 지긋이 전중혈을 누르고 5초간 쉬고 5분 정도 반복한다.
식사바로직후에는 안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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