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방 지역에서는 가장 큰 Flohmarket (벼룩시장) 이 열렸다.
매년 한번 열리는데 시내전체를 다 쓰고 있다( 말이 시내전체 지 동네가 작아서 대도시만큼의 크기는 아니다)
벼룩시장이 열리는 이 시기가 날씨가 불안정할 때인지라 화창한 날을 딱 하루 정해진다는 것은 행운의 신 의
특별한 은덕이 있어야 한다.
이제껏 4년정도 마다 한번 비가 내리지 않았고 오늘처럼 쨍쨍한 햇살이 내리는 날은 더더구나 드물다.
처음엔 한두번 벼룩시장이 열리는 시내를 나가다가 궂은 날씨에 구경을 위해 배외하는 것이 더 이상 즐겁지
않아 오랫동안 지척의 거리임에도 가지않게 되었다.
이번엔 신의 은총이 있어 최고의 날씨다. 이런 날씨엔 아무 일 없어도 시내라고 불리는 그곳을 왔다 갔다
해야 할 것 같았다. 정원에 데코레이션으로 쓸 큰 도자기 화분형 그릇이 보이면 하나 구입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가방을 들고 나섰다. 운 좋으면 빈티지나 엔틱 물건 이 좋은 값에 얻어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마어마한 사람으로 붐볐다. 이동네 인구보다 많은 사람으로 보였다.
제법 음악이 크게 들리며 분위기를 뛰어 올리니 절로 어깨가 들썩들썩 해진다.
이렇게 여름옷으로 입고 샌달을 신고 나온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발걸음이 가볍다.
Photo by 최서우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저 뒤가 빽빽하게 사람으로 채워져 있다.
올해로 43번째 열리는 서해안에서 가장 긴 행렬의 벼룩시장은 약 400 개의 부스 가 있다.
꽤 오래되었지만 옆집할머니 도 여기에 참여를 하여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고 한 게 기억난다.
집안에 있는 오래된 고가구 (작은 장식장)까지 내어놓은것도 보았다.
당시에 쓰던 그릇이나 일상용품 등을 보면 삶의 시대상까지 엿볼 수 있어 벼룩시장이 단지 싸게 물건을
구입한다는 의미보다 시간여행을 떠날수있는 특별한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Photo by 최서우
하나 걸린 옷 의 크기가 내 몸의 두 배 길이에 해당해 보인다.
흔해 보이는 물건들 사이에 귀한 골동품들이 보인다.
우유를 담았던 큰 통인데 오래되어서 닳고 낡아보였는데 그게 친근하게 느껴졌다.
"플란다스의 개" 만화영화에 보면 네로와 할아버지가 우유배달 하는 장면 에도 나오고 파트라슈가
이 통들을 끄는 장면도 나온다. 너무나 좋아하는 만화였기에(엄청슬퍼서 눈물선생님 폭발했었다.)
그 장면을 추억하기위해 구입했다.
예상에도 없던 물품이었지만 이런 것이 찾아지게 되는 게 벼룩시장의 묘미일 것이다.
Photo by 최서우
아이들도 나섰다. 아이들이 물건을 판매하면서 경제공부가 시작된다.
Photo by 최서우
딸바보로 짐작이 가는 아빠가 산 말인형 이 자전거에 실려가고 있다.
벼룩시장 끝자락에서 마주친 말인형은 순간 분명 살아꿈틀거리고 있었다.
심지어 말근육까지 내 눈에 들어왔었다. 조랑말을 인계받은 그의 얼굴엔 엷은 미소가 있었고 기꺼이
새 주인을 맞이한 말이 늠름하게 따라가고 있었다. 내 맘대로 딸바보 아빠라고 붙였다.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도자기로 된큰 화분형 그릇은 발견하지 못해 결국 포기했고 목록에도 없던 것 들을 몇 가지 이것저것 샀다.
하나가 제법 커서 계속 들고다니기도 힘들고 해서 대충 보고 돌아왔다.
벼룩시장에선 어떻게보면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라기보다 수집가의 취미 같은 시장이라고 생각이 든다.
오래된 물건 들에 대한 집착은 내 고향에 대한 향수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벼룩시장에서의 보물 찾기 놀이가
그렇게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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