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가들을 존경합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이 어떻게 혹독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태어나는지를 알게 된다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물론 모든 예술 이 아름답지도 않고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좋은 것이 없고 꾸준히 나쁜 사람도 없다는 그 말의 의미를 나이가 들어가며 수많은 관계와 사건 속에서 알게 되었어요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읽어보는 노벨상 작가 한강 의 "빛과실"은 책을 덮으며 오래오래 그냥 앉아있게 합니다
저도 여기에 글을 쓰고 있지만 한때 작가를 꿈꿨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서밍웨이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붙였지요
하나 나의 글쓰기는 발전이 없었고 써갈수록 내리는 결론은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는 거였어요
글을 쓰는 작업은 머리만으로도 안되고 손으로만으로도 안되며 반드시 심장의 뜨거움이 작동을 해야 하고 맛에 설레어야 하고 소리에 민감해야 하며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여 눈물을 흘릴 줄 알아야 합니다.
오감이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 보통의 사람은 한두 개의 감정은 움직이더라도 타인의 비극에 자신의 일만큼 아려오고 고통이 따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내 일이 아니면 가뿐히 무시할 수 있는 게 일반인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거기다 감동까지 안기고 그다음 글을 읽으며 가슴이 쓰려와서 도무지 더 읽어 내릴 수 없으려면 작가의 심장이 거기에 녹여 있어야 하는 거니깐요
나는 그만한 근 根 도 없고 적당히 세속적이라 내 일이 아닐 때 타인의 불행 속에서도 밥을 잘 먹기 때문에 좋은 작가 되기엔 자격이 좀 미달된 건 아닌가 여겨집니다.
한강 의 " 빛과 실" 작품의 내용
한강 작가의 책은 많이 있습니다. 거대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한강의 작품들은 대부분이 시대의 아픔을 다시 들춰내 그 상처를 정성스레 닦고 치유의 방식에 대해 다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우면 상처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지요.
"소년이 온다" " 작별하지 않는다" 같은 작품은 제게도 읽을 때 힘이 들어서 몇 번이고 덮었었던 글이었습니다
직접 겪지 않았어도 그 잔혹함이 오롯이 느껴졌으니깐요
문고판으로 나온 이 책은 162페이지라는 부담 없는 두께라 책 펼치기가 수월합니다
갈수록 두꺼운 책 이 힘듭니다... 눈도 침침해지고..
더군다나 빽빽한 글자는 더 힘듭니다.... 글 읽다가 앞에 나온 글 다 잊어먹어요..ㅜㅜ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의 글 이 어떻게 써 내려갔는지를 단출하게 그러나 내용은 묵직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글 이 짧다고 무게가 가벼운 게 결코아님을 알게 됩니다.
저는 몇 번이고 멈춰서 눈물이 주르륵... 울컥 주르륵.... 했어요
소설을 출간하고 나서의 느낌을 쓴 글에서는 진짜 그 심정이 어땠을지가 아주 깊이 있게 느껴집니다.
울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눈물로 세수하지 않아도 된다
바람 부는 자정에 천변 길을 걷지 않아도 된다
산사람들보다 죽은 사람들을 더 가깝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
언젠가 이 소설에서 풀려날 날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자유를 얻으면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늘려가지 않아도 된다....
- 책 내용중-

2. 정원일기
뒷장으로 가면 그녀의 소소한 일상이 나오는데 정원일기 부분에선 내가 그녀 옆집에서 한 번씩 그녀를 만나러 가는 것 같은 정겨움이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이사 와서 지내는 이야기가 간략하게 적혀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정원에 심을 화초들에 관해서 , 그리고 원하는 나무와 화초들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안되자 정원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부분이 나와요.
흥미로운 건 북쪽으로 난 화단엔 채광이 부족해 나무나 꽃이 잘 안 자라기 때문에 거울로 인공채광을 만들어 빛을 끌어오는 행위를 해보라라는 정원사의 조언이었어요. 한강작가는 실제로 거울을 두 개, 네 개, 여덟 개 이렇게 늘려가며 빛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거울을 비추어줍니다
그렇게 지구의 공전자전도 실감하고 빛을 받은 나무가 쑥쑥 자라는 걸 기록합니다
세상에...
역시나 작가인가 봅니다
작가는 호기심과 관찰력이 백만 배 있어야 하는가 봅니다. 사건 하나하나 일상의 모든 것에 이렇게 촉각을 세우다 보면 얼마나 뼈와 살이 말랑말랑해질까요? 세상의 바람에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을 것 같은...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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