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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도미니카 미국)

이탈리아 의 피엔챠 탑 숙소 체험

by 검은양(黑未) 202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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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여기의 숙소를 예약할 때 이제껏 머물러보지 못한 특이한 곳이며 드 넓은 올리브농장에 우뚝 높이

서있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탑 의 형태를 갖추어서 높은 곳에서 피엔차의 팔도챠르 평야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으며 주변엔 아무도 없는 숲이라 호젖하게 휴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의 "특별함' 이라는 말에 강조된 갖은 상상력으로 나도 흔쾌히 이곳에 머무는 것에 동의를 했다.

꼬불꼬불한 좁은 길을 따라 차 가 먼지를 듬뿍마시며 한참을 올라가자 진짜 "탑" 이 나왔다.

가는 도중 숙소의 주인과 도착시간 약속이 철저하게 정해져야 하는 이유를 알았다.

열쇠를 받아야해서 그들도 여기에 와야 할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최서우 찍음

 

 

첫인상은 우리의 산중에 있는 암자와 같은 느낌이었다.

700년도 더 된 여기서 살던 이는 수도승이 되었다고 한다.

긴 역사를 가진 벽돌의 겉면은 우리를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절제된 사고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작은 창문이 달려있는 곳에는 터줏대감인듯한 거미집이 먼저 환영인사를 했다.

부엌은 바깥문으로 나가서 지하로 걸어가고 (안에서 내려가는 사다리 같은 게 있었으나 직선의 깊이가 지옥의

깊이만큼 깊어서 )

고공에 불안을 가지고 있는 나는 애시당초 쳐다보는 것도 가슴이 죄어와서 안전하게 바깥으로

나아가 부엌을 가는것으로 택했다.

 

최서우 찍음

 

이층이 침실인데 침실로 올라가기 위해서 둥근 계단을 좁게 걸어 올라간다.

여기의 높이도 대단하여 심장이 쫄깃하였다. 한층더 올라가면 맨꼭대기가 화장실과 욕실이다.

최서우 찍음

 

두칸으로나뉘어진 창문으로 보이는 더 넓은 발도르차 평원이 시원하게 펼쳐져있었다.

밀 수확을 끝내었거나 수확을 앞두어서 황금빛과 그린색이 도화지 위에 물감을 칠 해 놓은 것 같았다.

창문아래에는 전나무 가 커튼처럼 넓게 펼쳐져있어 높이에 대한 두려움을 한단계 꺾어주었다.

최서우 찍음

 

최서우 찍음

 

풍경은 아름다우나 화장실 을 비교적 자주 가는 나로서 그 불편함을 견뎌 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왕 왔으니 지내보기로 했다. 짐을 풀고 물을 한잔 마셨다.

낮기온이 올라서 체감온도는 40도가 될것같았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해발 600미터 정도 되어 보인다.

돌로 만들어져서 내부는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오후가 되자 돌에서 나오는 시원함조차도 높은 온도에 덥덥한느낌이 들었다.

에어컨이 없으니 체온을 식혀줄수없어 불편했고 또한 너무나 친환경 적인 환경이라 모기와 벌레의 향연이

밤이 되었을때 대교황곡처럼 울렸다.

덕분에 이틀동안 몸 구석구석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긁어서 껍질이 일어났다.

급하게시 내로 나가서 모기약을 사 왔지만 많은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자연과 함께 힐링이 될 것 같았던 꿈같은

탑 에서의 숙식은 그리 낭만적이지가 않았다.

한국에서 암자 에 머무는 정도라면 하루는 괜찮을지라도 길게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단순히 불편한 이유였다.

거기선 인터넷도 잘 되지않아 시내로 나와서 핸드폰을 사용하였는데 글을 쓰거나 하기에 여러 제약이 있었다.

원래 3일 을 예약한 이곳을 이틀 만에 접고 다른 지역 시내 환경이 쾌적한 곳으로 숙소를 옮겼다.

모기 때문에 잠을 못 잔 것과 높은 곳을 오르내리는 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나는 불편함 보다 편리함에 익숙해졌나보다.

이틀간의 체험은 나쁘지는 않았으나 깨끗하고 에어컨 잘 나오는 숙소에서 훨씬 더 마음의 평온함을 찾았다.

아직은 속세에 더 머물러야 할 이유인것같다.

 

 

부엌의 모습이 정겹다. 우리의 시골에 조항신 모셔둔 것 같은 벽한 칸의 자리가 좋아서 사진을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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