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이어진 땡볕에 길가에 꽃들이 말라 쪼그라들고 시냇물 흐르던 강사이 작은 냇가는
아예 바닥을 드러내었다.
강수량이 많아서 물부족은 모르고 지냈었는데 요즘은 물의 부족이 안고 올 문제들을 주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행히 어젯밤엔 단비 같은 소나기가 내려 아침에 촉촉한 물냄새와 풀냄새가 어울려져 최고의 향수를 선물한다.
동네 화요장 이 서는 날이라 아직까지 물기 머금은 공기사이를 가르며 시장바구니 들고 집을 나섰다.
화요일마다 서는 동네의 작은 시장은 우리네의 시골 장과 비슷한데 약간 덜 인간적이고 가짓수가
많지 않고 덜 북적인다.
그저 동네사람들을 여기서 웬만하면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사랑방 같은 느낌은 있다.
그나마 요즘에는 그것마저도 줄어들어서 많이 한산해졌다.
사진출처: RPONLINE
오늘은 통 닭구이를 먹고 싶다며 어제부터 함께 사는 사람의 원함이 있었기에,
유기농으로 집에서 기른 닭을 가져와 파는 그분이 판매하시는 장 이 서는 곳으로 갔다.
그분이 판매하는 닭은
이름이 "glueckliche huehner" 행복한 닭 이라 한다.
후덕하게 생긴 인상에 입꼬리가 올라가 있어 늘 웃는 모습인 덩치가 큰 외모에서 그의 손길이 닿은 닭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상상이 되어 절로 내 입꼬리도 올라간다.
그중에 옥수수를 사료를 먹여 색깔이 노란 닭이 특히 맛도 구수하고 우수하다.
이것으로 그릴에 넣어 굽는다.
감자를 썰어 같이 오븐에 넣어 기름 발라 굽고 마늘과 집단장에 자라고 있는 여러 가지 허브를 꺾어다
대충 뿌려 넣고 다시 한번 굽는다.
마음이 가뭄 논밭처럼 갈라질 때 속이 촉촉한 그러나 겉은 바삭거리며 귀에 멜로디를 안겨주는
노란 닭 요리가 위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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