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시골생활

최서우씨 오늘은 뭘 쓰세요?

by 검은양(黑未) 2023. 9. 4.
반응형

꿈을 원색적으로 다양하게 꾸었다.

종류도 많고 스토리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무슨 꿈을 꾸었는지 말해 봐라고 하면 뒤죽박죽이라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는다.

베르베르는 꿈 기록까지 꼼꼼하게 했다고 하는데 이런 거는 난처하다.

도저히 기억을 간추릴수가 없으니 말이다. 암튼 꿈꾸느라 숙면을 못했다고 여겨진다.

피곤하다! 아침이 다시 밤이 되어 잠을 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치약에 칫솔...아니 칫솔에 치약을 짜서 양치질하며 얼굴을 보니 헝클어진 머리에 부은 눈덩이,

빈 공간이 많아진 눈썹과 윤기 없는 얼굴피부가 세면대 앞에 있는 거울을 통하여 눈에 들어왔다.

노화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는걸 확인하는 작업은 잔인하다.

적당히 두눈에 색깔을 입혀 내가 만든 내 모습의 마네킹으로 일상을 살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으로 그냥

못 알아차리듯이 살아가는 게 편하다.

 

글 조각들을 하나씩 띁어내서 식탁에 차려놓았다.

요즘들어 내가 사용하는 활자들은 이미 맛을 못 내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양념을 덕지덕지 발라 내놓아도 원재료가 엉망이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은 차라리 원점으로 돌아가서 무엇을 써볼까?

재료 고르기부터 다시 연구하는 걸로 시작해야겠다.

제목 글로 쓴 것은 알다시피"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책제목을 카피한 것이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 인 그 책 속 에는 일상에서 꾸준히 글쓰기를 어떻게 하여왔는지,

관찰자로서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며 상상력을 어떻게 적용시키는지가 적혀있다.

특히나 관심이 쏠린 부분 중 하나가 나 스스로가 타로카드를 읽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의 글이 22장의 타로카드

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챕터의 문을 여는 방식은 놀랍다.

나는 한 번도 내가 가진 전문지식을 통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그 지식은 그냥 내 일일 뿐이라고 만 여겼었다.

며칠 동안 글을 쓰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가 쓰였다. 자연스럽게 글이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혹은 온전한 나의 지식이나 사고가 아닌 쥐어짜기 형식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베르베르처럼 흥미를 가지고 유심히 관찰하여 상상력의 날개를 펴서 글을 쓴다면 아주 재밌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내 안의 지식도 가득 차야 문체의 완성도가 있으니 독서량을 늘여야 하는 것도 빠질 수 없는 과제 임은 확실하다.

그래서 오늘 나는 베르베르의 책을 다시 한번 펼쳐본다.

베르베르의 생활의 루틴이나 습관등을 보며 흉내를 내보기로 한다.

그리곤 나에게 묻는다.

 "최서우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최서우는 나의 필명이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