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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나의 오래된 친구 "빨간머리 앤"

by 검은양(黑未) 202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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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도는 정말 속 터지게 하는 곳이 여기다.

모두 알다시피 대한민국만큼 인터넷 속도 최강인곳이 드물 것이다.

독일은 진짜 미개 하다는 표현을 써야 할 만큼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다.

다행히 내가 사는 이곳은 그나마 쬐끔 낫다.

오늘은 운동도 하고 한국어수업도 하고 조금은 알차게 보냈다. 욕심은 없다.

그냥 내가 봉사활동해도 먹고사는데 지장없어서 "돈"에 눈독을 들여도 되지 않을 정도 되는 것이 자그마한 소원이다.

 

저녁엔 동네의 작은 축제가 있었다.

운하가 흐르는 이곳엔 운하를 따라 촛불을 켜놓은 NOK-Romantika 로맨틱운하 혹은

Lichterfest am Nord-Ostsee-Kanal (북동쪽운하 빛축제) 라는 이름이다.

별다른 유흥이 없는 이곳에 이 축제는 동네사람이나 인근주민들에겐 쾌락을 주는 중요한 행사이다.

젊은 사람들이 모처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술도 마시고 하며 즐긴다.

집에서 5분만 걸어가면 되는 거리라 DJ 가 틀고 있는 음악소리가 들리는 곳에 가서 엘베강 이 이어져 있는 곳에

기다랗게 이어져있는 불빛을 보며 사람들도 구경하고 집으로 왔다.

긴 시간을 볼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중에 내 관심을 모은 건 다름 아닌 엄마와 함께 온듯한 한 여자아이였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왔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머리에 형광 머리띠와 장식장을 달고 있는 게 귀여웠다.

춤추고 있는 엄마옆의 어떤 한 여자아이가 빨간머리에 밋밋한 갈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꼭 만화영화에서 본 빨간머리 앤 과 같아 보였다. 하마터면 다가가서 말을 걸었을뻔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도 어찌나 발랄한지...

한참이나 그 애를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빨간 머리 앤 만화 드라마를 찾아서 보았다.

 

 

                                                                                              pinterest

 

 

아~~ 여전히 좋다!

앤과 같은 친구가 있다면 난 이 피폐한 곳에서도 늘 즐겁고 낙천적이며 평화롭게 살았을 터인데...

그녀의 희망가득한 목소리로 들리는 몇몇 대사가 귀에 박힌다.

 

전 늘 아침이 좋아요.

 

나머지 하루가 멋진 모험이 될 수 있쟎아요.

 

아침에 뭐든지 기대하고 상상할 수 있잖아요.

 

I will be the hero of my life 저는 제 인생의 주인공이 될 거예요.

 

 

중간쯤 스토리 중에 학예회를 위해 연극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쯤에선 웃음이 터지고 만다.

이 부분을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매번 크크크 웃고야 만다.

이렇게 순수하고 맑은 어린이가 그립다! 앤의 친구 다이에나....... 이 둘의 우정, 이런 친구가 있다면 세상은

더 맑을 것 같다.

 

                                                                                                   pintrest

빨간 머리 앤은 내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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