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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타인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by 검은양(黑未)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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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맞이하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식사시간 시작될 쯤엔 햇빛이 길게 늘어져서 작은 종지에 고추냉이 곁들인 갖은 야채로 데코를 한 시원한

메밀국수가 안성맞춤이었죠!

일차로 손님들의 감탄이 터져나왔습니다.

나의 어깨가 쓰윽~ 올라갑니다.

본격적인 주 요리가 바베큐인데 쌈을 싸 먹는 행위가 낯선 이들에게 음식 먹는 방법을 설명을 합니다.

쌈의 미학을 단편영화 찍듯 배우가 되어 행위를 선보입니다.

깻잎 위에 밥을 눕히고 구운 고기 한점 과 쌈장 점을 찍고 파재래기로 옷을 입혀서 돌돌 말아 입으로 넣습니다~

유치원아이들 마냥 저를 그대로 따라합니다.

입속으로 들어간 쌈을 씹으면서 엄지를 착~ 하고 올립니다!

천상의 맛이라고 합니다.

 

쌈장 맛에 완젼 빠져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파재래기 ,이런 샐러드 맛 처음 본다며 무려 큰 통의 한통이 다 비워졌습니다.

이렇게 주요리가 끝나자 친구 한명은 내게 와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해줘서 자기는

지금 기분이 너무 좋다고하며 감사의 포옹을 합니다.

고맙다는 말을 몇번이고 해서 그의 진정성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나는 기어코 사람의 마음을 음식으로 얻은 것 같습니다.

밤이 깊어가고 늦은시간이 되니 좀 쌀랑해서 야외에 앉을 때는 전기히트 기를 틀어놓고 자정이 다 되어갈 때까지

수다가 이어집니다.

보통사람들의 아주 보통의 이야기, 단절의 코로나를 이어 바로 이웃에서 벌어지는 전쟁, 피난민들이 근교에

들어와 그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미친듯이 오르는 물가와 공포의 기름값과 가스비, 앞으로 다가올 겨울의 난방문제 등등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테마와 나이 들어가면서 겪는 건강문제까지 이야기는 끝이 없고 이렇게 같은 문제를 맞닥이었어니

서로가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다음날 아침식사는 독일식 평범한 빵과 치즈 쏘쎄지로 먹고 아쉬운 마무리를 하며 귀갓길을 준비합니다.

그들은 아침식사 자리에서도 어젯밤먹은 한국요리에 감탄을 이어가며 이런 맛있는 음식을 해준 것에

또 한번 고맙고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을 합니다.

아~이젠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

문 앞에 놓인 다른 친구의 신발을 챙기려고 하다 보니 내 신발과의 크기가 눈에 띄게 달라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 친구 키는 2미터가 넘습니다.

전 오늘 2미터 넘는 마음을 얻은 것 같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얻는다는것은 큰 재산을 얻은 거와 같은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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