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내에서 특별수업 해 볼 것을 제안을 받았다.
일주일간 각 나라 를 소개하여 아이들이 타문화를 이해하고 배우게 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약 7개 국 각기 다른 나라 를 가르칠 수 있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했고 대부분이 학생들의
부모님이 맡았다.
내자신의 아이가 없어서 학교 일 엔 그리 관심을 기울일 일이 없어 그 행사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우리 집 근처에 사시는 분께서 나를 추천하였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여기서 잠시 독일의 학교 시스템 을 알아보자면 -
대부분의 다른나라가 초등학교 6년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을 거쳐
그다음 단계로 나뉘어서 기본의무교육인 (주마다 조금씩 다름)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
9학년에 졸업장을 받게 된다.
만 6세가 되면 초등학교 그룬드슐레(Grundschule)에 들어가게 되고 위에 설명했듯 4 학년까지 다니게 된다.
1학년때 반 배정을 받게 되면 그 반에 배정된 아이들과 같은 담임선생님과 함께 쭈욱 다니게 되어있다.
장점은 4년 내내 같은 아이를 돌보게 되니 선생이 학생에 대해 집중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지도할 수 있게 되고
아이들끼리도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좀 불성실한 선생을 만나거나 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좋은 친구를 갖지 못했을 땐
장점이 단점으로 변한다.
초등학교 4년이 마치게 되면 담임선생은 각각 아이들의 재능과 학업능력에 따라 그다음 단계의
학교를 권유하게 되는데 공부에 관심이 없는 경우 주로 실무나 실습 위주의 단순한 수업을 진행하는
하우프트슐레 ( Hauptschule)로 가서 일찌감치 사회로 진출하는데 우리나라의 중학교정도 수준이며
졸업 후 단순기능직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레알슐레 (Realschule)는 좀 더 세밀하고 전문적인 기술을 배운다.
여기선 10학년에 졸업이 가능하므로 앞의 하우프트 슐레보다 1년을 더 배우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 정도만 공부를 해도 독일은 아우스빌둥( Ausbildung)이라는 현장실습훈련 같은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직종에서도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Gymnasium에서 12학년 이 끝나면 우리나라의 대학입학시험 같은 Abitur를 치고
대학입학자격을 얻게 된다.
짧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교육시스템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좀 길어졌다.
보이론젠 (Boy-lornsen-grundschule) 초등학교에서의 한국문화체험
수업 일주일 동안 체험수업인데 마지막 날엔 발표회로 이루어졌기에 실상은 6일간 각각 다른 내용의
수업을 준비해야 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알고 싶은 나라를 선택하면 미리 학교 측에서 교실마다 표시해 놓은 곳을 찾아가서
수업을 듣게 되는 시스템이었다.
나이는 9살에서 10살 정도의 아이들이다.
내가 맡은 반에 첫날은 4명 정도만 왔었다.
이 반에 가장 적은 수 의 학생이 온 것이다. 처음엔 살짝 실망도 되었으나 이 꼬마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있어 와 준 것 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첫날은 준비된 지도를 보며 한국의 지리적 위치와 간단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설명을 하며
태극기 그리기를 해보았다.
photo by 최서우
그리고 한국어 쓰기와 읽기를 하였는데 자기의 이름을 한글로 쓰게 되자 아주 즐거워했고
다음날엔 부모님께 자랑했다며 공책을 들고 와서 제비처럼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다.
3일째 되는 날 엔 서예를 해봤는데 아직 아이들이라 붓 잡는 것을 너무 힘들어하고
재미없어해서 한 시간 만에 접고 다른 수업으로 이어갔다.
검도 채 를 들고 가서 운동장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운동수업 을 했는데 다른 반 아이들이
부러워하는 눈빛을 보내는 게 느껴졌다.
이것이 그다음 날에 우리 반으로 몇 명이 더 들어오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4일째 에는 장구 수업을 했다.
연극할 때 나는 장구를 배웠었고 이후에 한국에 가서 틈틈이 배웠기에 잘하지는 못해도 기본은 한다.
혹시나 필요할까 해서 장구 4개를 사 온 게 있어 그것을 활용했다.
제일 인기가 좋았다.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배우든지 놀라울 정도였다.
마지막 발표회를 위해 내가 배워주지도 않은 모션이나 포즈를 자기들끼리 연구하며 내 앞에서
선보일 때는 "와 ~ 이래서 가르치는 보람이 생기는구나"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날 발표회에서 기본장단을 멋지게 해내던 이 아이들이 일등 을 하였다.
한글 수업만 일주일 내내 이어서 빠짐없이 진행되었었고 그 외 수업은 한 시간으로 마무리를 하였으며
장구는 수업시간 외에도 아이들이 원해서 해줬다.
photo by 최서우
그리고 그 중간사이 수업에는 한복에 대한 설명과 입기 시범을 보였다.
이 수업을 위해 한국에 있는 동생이나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한복을 공수해 왔다.
한복 입고 사진 찍어주니 서로 포즈를 잡고 자기도 찍어달라고 졸랐다.
(한복 입은 사진을 올릴까 하다가 혹시나 이 아이들 초상권에 문제가 될까 해서 못 올렸다.
위에 올린사진은 얼굴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아서 괜찮지 않을까 여겨져서 첨부했다)
한국음식 맛보기는 "잡채"를 선택을 했다.
재료손질까지는 내가 다하고 아이들이 볶는 것 정도로만 참여를 시켰다.
열심히 만들어서 맛있게 먹으면서 이 아이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차곡차곡 쌓이고 언제가
한국에 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꿈이 북독일 여기에 심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가슴 뿌듯한 일주일의 소중한 시간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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