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처음 살았던 동네가 Altes Land(알테스란드)이다.
사과밭이 엘베강을 주변을 휘돌아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도착한 때가 겨울이었으니 앙상한 나무들만 있어 얼은 땅 위에 간신히 뻗쳐있는 나무가 더 춥게 느껴졌다.
12월에는 그나마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으로 따스함이 묻어났다.
제일 힘든 시기가 1월과 2월이다.
성탄절의 분주함이나 설렘 이 다 먹고 난 빈접시처럼 허망하게 되면 자연도 꽁꽁 얼어서 동면에 들어가 있는
이 두 달은 지루하다.
저녁 6시가 되면 가게들 문이 다 닫히고 집 들 은 기다렸다는 듯이 축 늘어진 사람들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7시가 되면 생기를 받은 사람들을 도로 뱉어놓았다.
이렇게 두 달은 문이 열리고 닫히고 하는 동작만 일어났다.
4월이 되면 벚꽃이 피어나면서 동네가 들썩이기 시작한다.
관광차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왔다 갔다 한다.
출처: AltesLand
그리고 이 동네의 주요 생계수단이자 관광지로서의 절정에 다르게 될 사과꽃 축제가 시작이 된다.
분홍빛이 도는 봉우리가 꽃을 피우면 끝도 없이 펼쳐진 사과밭의 독무대가 펼쳐진다.
이즈음에 나는 자주 사과밭에 자전거를 타고 하루종일 끝에서 끝까지 왔다 갔다 하며 보냈다.
꽃 한 뭉치가 진짜 컸다. 그것들이 뭉쳐서 어스름 석양이 내릴 때쯤에는 하얀 색깔 꽃무리가
더욱 하얗게 보여서 마치 소복 입은 여인의 모습처럼 보였다. 하얀 드레스처럼 화려하게 보여야 할 것인데
하필 왜 청승맞게 그 옷처럼 보였는지....
출처:Altes Land
햇빛이 온전하게 풍부해지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지 놀라울 정도로 어딜 가나 엄청난 인파를 경험하게 된다.
여기저기 꽃들은 만발했고 특히나 지루한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알려준 수선화와 튤립, 쿠로쿠스
등 은 나의 불만을 싹스리 없애주었다.
축제 기간은 봄과 여름이 시작되기 전까지 꽤나 오래 이어진다.
볼거리 먹거리 의 향연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시골의 식당 이 별 건가 싶지만 당당히 미슐렝 식당이 존재해 있었다.
꽤 유명한 식당 Die Mühlen Jork는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채소를 쓰는데 독일음식이 비교적 기름지고
내 입맛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아서 기대를 안 했지만 맛이 참 좋아서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출처: Die Mühlen Jork
사과꽃으로 둘러싸인 뮬레요크 레스토랑,
사과꽃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이곳으로 와 보시라!
그리고 여기서 꿈을 꿔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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