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0월 3일 하늘이 열린 개천절이고 독일은 독일통일의 날 (Tag der Deutschen Einheit)로 동독과 서독 통일을
기념하는 날로 공휴일이다.
이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매년 돌아가며 다른 도시에서 행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번엔 함부르크가 주최국 으로서
통일독일 (이하통독 이라칭함)33주년 축제를 진행한다.
독일은 16개의 연방주 로 나뉘어 있으며 함부르크는 그중 하나이다.
국민의 화합의 장을 열고 통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의미로서 콘서트와 낭독회, 토론, 등 다양한
여러 행사가 시내곳곳에서 열린다.
사진출처:www.hamburg.de
위의 사진은 함부르크 시내전경 알스트 호수 부근이다. 함부르크 시청이 보이고 있다.
1989년 11월9일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갈라놓았던 철의 장벽이 무너졌다.
DDR(동독)에는 정부에 불만이 많았던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혁명이 일어났다.
국경의 개방이전 위험을 무릅쓰고 동독시민들의 대규모 서독으로의 탈출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반정부시위가 끊이지 않은 불안한 상황이었다.
자유와 자유선거 구호를 내걸고 베를린 장벽까지 진입한 시위대들이 무장군대 마저 압도시킨
이날을 역사적으로 "평화적 혁명 시위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여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협의에 의해 이듬해인 1990년 10월 3일 마침내 전 세계에 독일통일을
선언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독일에 왔을 때가 통일이 된 지 훨씬 지난 2001년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마르크 (통독이전의 화폐단위)를
입에 오르내렸다.
통일의 과정은 만만찮은 것이었으나 많은 이들의 염원으로 이루어졌다.
하나 이후엔 벌어진 틈을 메꾸는 작업으로 아주 긴 시간을 요한다.
독일의 통일을 보며 우리의 통일을 꿈꿔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간격이 멀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나도 한 20년을 독일에서 살고 있으니 일반 서민이 느끼는 통일은 어떤가에 대해 주변인에게 질문을 곧잘 해보게 된다.
이십여 녀 전만해도 사실 불만의 소리가 곧잘 들렸었다.
동독출신들을 고용해 보면 너무 책임감이 없고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건 입장차이일수도 있지만 이 불만은 이해가 어느 정도 갔었다.
내가 아는 사회주의 노동이란 경쟁을 통해 더 많이 쟁취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막 열심히 해서 더 많이
가져가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문화나 생각이 다르니 그 부분 또한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연대할증이라고 불리는 통일세
(약어로 SolZ졸즈라고부름)를 내야 하는 것 역시 모든 국민이 당연히 기꺼이 즐겁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았다.
지금은 통일세 가 없어진 걸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통일이 되면 통일세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부담을 져야 할 텐데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없을 수는 없다.
나 역시 기쁜 마음으로 는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직접적으로 북한과 연결된 친인척도 없어서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모든 이들이 만족스러울 수 없으나 같은 민족이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가 적이 되어 만나지도 못하고
살아간다는 건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산가족이 되어 한 맺힌 삶을 살아가는 한국의 상황을 보면 언젠가 통일이 꼭 되어야 할 것이다.
그보다 한민족인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통일이 되었을 때 내가 가진 걸 내놓고 희생할 준비는 되었는가 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냥 오지 않을 통일, 그렇다고 계속 피해 갈 수도 없을 통일을 생각하며 독일통일의 축제날에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에 젖은 풀잎처럼 복잡한 생각으로 아래로 가라앉는듯한 공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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