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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집에서기른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콩, 직접로스팅하여 한잔의 커피탄생!

by 검은양(黑未) 202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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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진심인 나, 커피를 다양한 종류의 것을 이것저것 사서 먹어보는 게 취미일 때가 있었습니다. 커피 향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영혼의 음식입니다. 커피나무를 직접 심어서 생산해 보는 꿈을 가졌었지만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한 독일에 살기에 언감생시 가능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rakuten.co.jp

 

커피나무 가 우리집에 온 이유

 

오래전에 우연히 함부르크 시내에 나갈 일 있어 스타벅스 에 들러 커피를 마시러 들어갔는데 그곳 오픈행사 기념품으로 커피 콩나무를 주길래 냉큼 받아 왔습니다. 

 

이게 자랄까 싶었지만 일단 흙을 사서 화분에 담아서 심어봤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잘 큽니다. 쑥쑥~커더니 번식까지 해서 두 그루가 되었고 꽃이 피고 빨갛게 이 쁘디 이쁜 열매도 열었습니다.  이게 너무너무 신기해서 보고 또 보고 나무를 쓰담쓰담해주었지요.

 

햇빛이 아주 인색한 북독일은 10월이 들어서면 벌써 태양이 힘이 없으며 더군다나 비가 하염없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스산한 이런 날씨에 커피가 성장할 것이라고 젼혀 짐작을 못했었는데 더운 나라에서 나 생산된다고 알고 있는 커피나무의 성장은 어쩌면 나도 이 황폐한 곳에서 잘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주었습니다.

 

 

정성과 애정을 먹고 자란 커피는 여러 갈래로 뻗은 하얀 꽃을 피우고 그 꽃은 빨간 열매가 되어 나무 사이사이에 달리게 되었습니다.   커피콩을 들여와서 심고 키운 지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열매가 거무죽죽하게 되어 그냥 떨어질 때까지 두기도 하였는데 작년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 이걸 가지고 나도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 열매를 맺은 커피콩을 수확을 해보았습니다. 커피나무 두 그루에서 나온 게 30 개 정도밖에 안되었어요.

다 익기 전에 떨어진 게 좀 많아서 얼마 안 되네요.    

 

1. 열매를 우선 잘 말려야 합니다. 과정에 소홀함이 없으려 정성을 다합니다. 

 

2. 그리고 껍질을 벗깁니다.  껍질을 벗기니 내가 아는 커피콩 모양이 나오고 양도 더 작아졌습니다.

 

3. 프라이팬에 콩을 넣고 약한 불에 볶습니다.  커피 향 같은 게 아니, 커피 향의 고소함이 올라옵니다.

 

4. 한 알 한 알이 소중해서 밖으로 튕겨나갈 때 조심조심 핸드그라인더로 옮겨서 갈았습니다.

이젠 정말 진짜 커피냄새가 솔솔 올라옵니다. 이제부터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맛이 너무너무 궁금해져서 빨리 맛보고 싶지만 의구심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것으로 한 잔의 커피가 나올수을거란 희망을 가지며 계속 작업을 합니다.

 

5. 갈은 커피가루를 필터에 넣어서 전문가가 커피를 내리듯 물을 조금씩 붓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커피만큼 강하게는 아니지만 커피 향이 은은하게 올라옵니다.

 

양이 적어서 강 한 커피 향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 커피 종 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10년 전에 알아둘걸 하는 후회가 좀 밀려옵니다. 그러나 아무렴 어때요?

커피는 어쩃거나 커 피잖아요.  그 지역에서 나는 커피를 붙이는 것 같으니깐 그냥 부르스커피 라는 이름을 급조해서 붙였습니다.

 

 

 

완성된 가정생산 커피 한 잔

 

잔 에 놓인 커피를 왕 이 마시듯 우아하게 조금씩 입안에서 음미해 봅니다. 놀랍게도 커피 향 짙은 커피보다 더 심오한 맛이 납니다. 

 

입안에서 목구멍을 넘어가기를 뭇아쉬워한다고 느껴집니다.   이건 그 비싸다는 루왁커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맛이 납니다.

 

커피나무를 한국에서도 키우고 계신 분들도 많고 심지어 경기도 어느 지역에선 커피농원에서 재배하고 계신 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만큼 기후와 토양이 된다면 키우기가 어렵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이 받쳐주지 않는 척박한 곳에서 성장하고 만들어낸 열매는 귀하고 대견합니다. 하여 나에게 이번에 직접 만들어낸 한잔의 커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인 맛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커피나무를 집에서 길러서 커피를 만들어 먹는다는 것은 경제적 실속면에선 아주 떨어지는 것 은 확실합니다. 생산에 비해 노동력도 많이 들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손이 거쳤고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키워서 만들어냈다는 성취욕이라는 결과물과 나만의 것이라는 만족감은 따라오니 그다지 큰 손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글마무리

귀하다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주체적인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지금 흔해서 아무렇게 굴러다니는 그 물건이 어떤 다른 지역에선 다이아몬드처럼 귀한 것이며 늘 옆에 있어서 가벼이 느껴지는 당신의 주변인이 너무나 소중한 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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