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100년도 훨씬 더 된 영화관 이 있어요. 워낙 조그마한 시골동네라 영화관이 있다는 것만 해도 럭셔리하다고 생각될만하죠. 동네가 세련미 이런 건 없어요 우리나라의 약 1970년대 시내풍경인데요, 말이 시내지 아파트 한 단지 크기의 규모만큼 작거든요. 지금은 극장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처음 만들어졌을때만 해도 센세이션 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글래디에이터 1을 두 번이나 볼만큼 재밌게 봐서 이번 글래디에이터 2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꼭 봐야지 하고 기다렸죠. 그런데 옆지기가 계속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미루어지다가 드디어 어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관 가는 게 좋은 이유 중 하나가 팝콘과 맥주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이렇게 역사가 담긴 사진을 붙여서 전시해 두었습니다. 사실 변화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세상에나 거의 120년 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유적지 같은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영화를 본다는 건 분명 특별한 것이겠죠?
바깥건물모습입니다. 영화라는 뜻의 KINO(키노) 간판이 오랜 세월과 함께 닳았습니다. 저는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낡은 간판이 정겹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볼 영화 글래디에이터 (Gladiator 2)입니다. 우리 동네에선 14일 목요일부터 상영을 하였 고요 내일 그러니깐 수요일이 마지막상영일이라고 하네요 영화티켓값은 12유로- 옆지기는 15유로를 주면서 이영화관이 오래오래 있어주면좋겠다라는 의미라며 영화관주인에게 말했습니다( 이분은 올해 팔순이 다되어가는데 이곳을 물려받아 일할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영화상영관이 하나거든요. 영화관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바 가 있어요. 여기서 예전에는 일찍 들어와서 술을 한잔씩 하며 관람시간을 기다리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가 들어갔을 땐 월요일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시작바로 전에 한꺼번에 여러 몇몇 이 더 들어왔습니다.
8시에 시작하는 영화입니다. 러닝타임 148분이니 느긋하게 편안한 자세로 봐야겠습니다.
영화볼떄 팝콘은 국룰이죠. 의자 앞에 기다란 테이블이 있어 술이나 음료를 주문해서 올려놓고 마십니다. 버튼이 있어 누르면 종업원이 와서 주문을 받아요. 메뉴판도 저렇게 놓여있어 저것보고 시키면 됩니다.
영화가 시작되었네요. 저는 크리스털 맥주 한 병을 시켰고 옆지기는 바이젠맥주를 주문했습니다. 본영화 전 예고편들이 몇 편 나오는데 벌써 다음영화볼계획이 생깁니다. 이렇게 홀짝홀짝 마셔가면서 보면 마치 집안 소파에 앉아있듯 안락합니다.
독일포스터 와 쪼금 다른 것 같아서 이것도 한번 사진으로 올려봤습니다. 다른 게 없을 수도 있는데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했어요. 여기서 저는 영화평 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제가 보고 난 느낌 한 줄만 말할게요.
전편에서 러셀크로우 가 워낙 강렬한 인상으로 막시무스 연기를 훌륭하게 해내었기에 과연 이번에 검투사 역할을 폴메스칼은 어떻게 해낼까 궁금했어요. 막시무스 20년 죽음 이후 로마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한눈을 팔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액션장면과 고대로마제국의 생생한 모습, 그리고 마치 콜로세움에서 직접 검투경기를 보는듯한 장면들은 영화를 보고 난 후 집에 와서도 그 흥분감으로 쉬이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과연 리들리스콧이구나 하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2편이 성공하기 쉽지 않은데 저는 만족하며 봤습니다. 얼마나 긴장해서 봤는지 어깨가 뻐근해졌었고요, 이번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라고 하네요. 딱히 그래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긴 하는데..(개인적 생각입니다) 웅장한 스케일의 영화, 전편에서 재밌게 보셨던 분이라면 기대하는 것에 아마도 실망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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