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제일 고급지게 먹었던 동네 양분식 집의
돈가스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실처럼 얇게 썰은 양배추에 케첩과 마요네즈 섞은 소스와 깍두기가
곁들여 나오던 도톰한 돈가스, 둥근 밥그릇 엎어놓은 모양의 하얀 쌀밥과 바삭바삭 겉바속촉 의 그것은 맛의 신세계로 데려다줬죠.
돼지고기라고는 집에서 삼겹살로 해먹는것이 다인 줄 알았거든요.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친구들과 만나면 양식집에서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먹는 우아함을 즐기기 위해 돈까스를 먹었습니다.
디제이가 나오는 음악실 꾸며놓은 곳은 인기가 많아
늘 사람들로 북적였죠.
집에서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신다는 친구 의 이야기를 들을땐
나도 그런 엄마가 우리 엄마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요.
우리 엄마는 고기를 드시지 않으셔서 아버지는 늘
삼겹살 아니면 목살을 프라이팬에 구워서 저희들에게 주셨거든요.
언제부턴가 돈가스는 애들이나 먹는 음식 같아져서
안 먹게 되었는데 독일에서 마땅히 먹을 게 없을 때
눈에 번쩍 들어온 게 슈니첼이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발견하고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그걸로
시켰습니다.
모양은 비슷했으나 , 아.. 맛도 비슷했어요. 그런데
잘게쓴 양배추샐러드가 나오지 않고 기름에 구운 감자나 식초에
절인 감자가 같이 나왔어요.
치즈를 위에 넣어서 오븐에 구워서 나오기도 합니다.
이곳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인기 많은 메뉴라고 합니다.
치즈를 몇 겹이나 해서 올려먹기도 합니다.
보기만 해도 느끼함의 폭발입니다.
그때 저는 일반 가장기본 돈가스를 시켰었거든요.
당연히 깍두기와 밥이 나올 리가 없고요.
그저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보이는 크기의 돈가스 두 개가
접시 위에 담겨 나왔습니다.
샐러드 같은 건 없습니다. 토마토케첩과 겨자소스만 같이 나오더라고요.
흠... 맛이 뭔가 2프로 부족합니다.
역시 어떤 것과 같이 먹느냐가 맛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독일돈가스 슈니첼은 나는 별로였습니다.
Foto von 최서우
친구에게 들었는데 한국엔 슈니첼의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아직 한국에서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글쎄요..
왕돈가스 맛이 아마도 더 좋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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