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ühlingslauch (프뤼링스라오 허)라고 보통 불리어지는 쪽파보다 크고
맛은 대파 맛에 가까운 파 종자를 사서 밭에 심었습니다.
봄양파 라고도 하는데 새끼손끝만 한 크기의 귀엽게 생긴 종자는 앙증맞은 거물양파주머니에 넣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파 맛을 워낙 좋아해서 파는 떨어지지 않게 늘 준비해 두는데 일반 상식이 조금만
있었어도 큰 항아리에 흙 넣고 사철 내내 키워먹을 수 있었을 터인데
생활 창의력이 빙하시대에 놓여있던지라 겨울엔 비교적 비싼 비용을 지불해서
사 먹곤 했었습니다.
땅
한국의 황토색의 수분침투가 잘되는 땅을 보면 부럽습니다.
여긴 거의 점토토양이고 거기다 우기가 길고 강수량이 넘치기 때문에
토양이 금세 떡지고 물이 마르면 딱딱해서 그사이에 자라난 잡초를 떼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물이 잘 안 빠지니 한국에서 잘 자라는 채소씨앗 종류를 심어도 수확이 안되거나
같은 맛을 내지도 못합니다.
매년 새 흙을 사서 뿌려서 더 많은 수확량을 기대해 보지만 그다음엔 일조량이
또 문제가 됩니다.
어떤 여름엔 비가 주야장천 내리거나 흐린 날의 연속이라 심지어
짧은 팔 입은 날이 며칠 안될 때도 있거든요.
하늘의 허락을 받아야 할 특별한 환경 속에 놓여있다고 봐야 합니다.
3월이 지나고 4월도 중순을 달려가는데 올해는 땅의 신 겔브 께서 늦잠을
주무시는 모양입니다.
참다못해 몇 차례 땅을 두드려 놓고 쳐다보고 그러길 얼마가 지나자
드디어 허락이 내려졌습니다.
오늘 흙을 살살 파고 봄양파를 하나씩 심어봅니다.
씨앗을 심는다는 것
종자 하나씩 하나씩 땅에 꽂으면서 잘 자라기를 염원하고 허락한 땅의 신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합니다.
나이 들면서 생긴 버릇 중에 하나입니다. 오랫동안 혼자 있어서 외로워서 생긴 버릇일까요? 아닙니다.
예전엔 더더욱 외로웠어도 혼자였어도 혼잣말이나 식물동물과
대화하지 않았습니다.
텃밭을 가꾸다 보니 지식으로만 아는 것, "식물이 생명체이다"를 직접경험을 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래서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식만 습득하는 것보다 실제로 아이들이 현장체험을 하며
배우는 것 , 살아있는 자연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교육인지 나 스스로 자연과 함께 경험함으로써 더 명확하게 알게 되는 건 아닐까요?
자연이 허락하여 내어 준 고마운 땅 위에 씨앗을 심을 수 있어
미래를 꿈꿀 수 있고 현실을 성실하게 개척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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