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만 되면 북독일 여느 레스토랑에서 특별한 홍합요리를 선보입니다. 홍합은 요리라고 뭔가 다른 것 없이 그냥 끓이기만 해도 감칠맛 폭발입니다. 조개 가 귀한 북독일에서 찬바람이 불면 바로 겨울로 접어드는 듯한 차가운 계절에 홍합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한국인에게 홍합 이란 밑반찬 용 같고, 독일사람들에게 홍합 은 어엿한 메인요리
한국에서 내가 홍합을 먹었을때는 생일날 미역국 안에 들어있던 미역홍합이었어요. 어머니가 홍합을 장바구니에 한가득 사 오셔서 집안에서 까던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미역과 홍합의 궁합은 호빵안의 앙꼬처럼 찰떡궁합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역의 미끌거림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역할이 홍합인 것이죠. 그래서 입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맛도 풍부해지는 것 같지 않나요?
그리고 홍합은 포장마차에서 소주에 안주시켰을 때 딸려 나오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곁들이찬- 이 말을 안 쓰고 싶은데 우리말로 대체를 하면 왠지 언어의 맛이 안 살아나는 것 같아 굳이 쓰고야 말았습니다- 였던 것입니다.
홍합은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요리인줄 알았어요. 횟집에 가도 회만 시키면 그냥 나오니 당연히 딸려 나오는 존재로만 여겼다는 거지요.
아무 양념 없이 물만 부어서 끓인 홍합에 디자인용으로 파란 파 몇 개 올려놓고 은양푼이에 담겨 나온 홍합은 차가운 뱃속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고마운 밑반찬요리입니다.
아~~ 이글 쓰면서 보니 포장마차의 홍합탕 이 마구마구 그립군요!
독일은 그럼 어떻게 먹는지 한번 볼게요. 독일은 진짜 대단한 고급요리 먹는 그런 스페셜~ 기분, 혹은 마음으로 먹습니다.
홍합이 나오기 시작하면 특별메뉴라고 식당마다 밖에 선전해 놓았거든요. 날 잡아서 좋은 사람과 가서 우아하게 먹는 걸 대단히 뿌듯하게 생각하죠!
살고 있는 곳의 근교 Keil이라는 북독일의 도시에는 홍합 축제 가 열리기도 합니다. 이 축제는 주로 레스토랑에서 주체하는데 이 도시의 대부분 식당에서 홍합 요리를 만듭니다. 어떻게 보면 손님유치를 위한 식당의 홍보입니다.
독일에서 홍합 먹는 시기는 달에 R 이 들어가는 시기에만 먹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답니다. 이건 독일어에서 달을 말할 때 단어 속에 R 이 들어가는 걸 의미하는데 9월부터 4월까지 R 이 들어가거든요. 이때는 추운 계절을 가리키고 이때에는 조개 속에 독소조류가 번성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때라고 봅니다.
독일의 홍합요리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해 먹는 요리로서는 화이트와인소스홍합과 토마토소스 홍합 두 가지입니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서 이렇게 한번 만들어서 먹어보는 것도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네요.
1. 화이트와인소스 홍합요리
● 재료
3kg 홍합
올리브오일 4큰술
마늘 4쪽
양파 1개
토마토 4개
월계수 3 잎
300ml 화이트와인
대파 1개
당근 2개
고수잎 조금, 소금, 후추, 물
● 홍합 씻어놓고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넣어 마늘, 당근 양파, 살짝 낮은 온도에서 볶아요. 그다음 월계수 잎과 화이트와인을 넣고 10분 정도 약불로 끓이다가 홍합을 넣고 센 불에 넣고 끓입니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보며 고수를 넣고 국물과 함께 서빙해 냅니다.
● 바케트 빵과 잘 어울립니다. (저는 국물에 바케트 빵 적셔서 먹습니다.ㅎㅎ)
2. 토마토소스 홍합요리
재료는 위와 거의 동일합니다. 단지 토마토소스를 첨가하고 화이트와인은 약간만 들어갑니다. 토마토 소스를 300ml 넣는 것으로 대체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고추 도 두 개 정도 더 넣습니다.
저는 매운 것을 선호해서 청양고추를 넣습니다.
글마무리
바케트와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 먹으면 홍합이 아주 고급스러워집니다. 한 끼의 식사로도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손님접대에도 훌륭한 메뉴가 될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껍질을 벗기거나 함께 넣어서 스파게티 로도 많이 해 먹습니다. 홍합은 중년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해 준다고 하니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이 계절에 맛있게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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