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공포와 불안 혼란의 시간은 아마도 성인인 된 후 내가 겪는 국가로 인한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네요. 다행스럽게도 피비린내 나는 유혈사태가 나지 않아서 한숨 은 돌리게 됩니다만 마음은 더욱 답답해집니다. 물에 담긴 솜 마냥 무거운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할게 뭐가 있을까 궁리하다 12월 3일 딱 이맘때 마데이라섬으로 여행 갔던 게 기억이 나서 앨범을 펼쳐... 아니 이제는 사실 앨범보다는 컴퓨터 저장실에 있는 사진첩을 열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에는 시원한 바다사진과 지혜로움이 절로 얻어지게 될성싶은 푸른나무가 뺴곡한 산의 모습이 담겨있었어요. 그 사진 속으로 들어가니 비로소 코에 산소호흡기를 댄 것처럼 숨쉬기가 편해집니다.
겨울의 북독일은 황폐하기 그지없습니다. 매일이 회색이며 눅눅하고 어둠이 길지요. 이런날을 견뎌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나는 초긍정적인 성격에 밝고 활발했었지만 10년을 이런 겨울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우울증을 감기처럼 달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옆지기는 가능하면 휴가를 겨울에 햇빛이 많은 곳으로 보내는 걸 추진을 했어요.
마데이라 는 그렇게 우리의 햇빛조달용으로 급조된 여행지 라기보다 멜라토닌구호품 같은 곳이었습니다.
마데이라(Madeira) 섬에 대하여

1. 위치 북아프리카 대서양에 위치해 있으며 유럽대륙의 해안에서 약 1000km 그리고 아프리카대륙과는 약 520km 떨어져 있어요. 마데이라는 포르투갈 최초의 해외영토입니다. 리스본에서 1000km 떨어져 있지요. 지금은 자치령입니다. 마데이라섬의 중심지는 푼샬 (Funchal)입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머물렀습니다.
2. 기후 일 년 내내 기후가 온화하여 유럽관광객이 좋아하는 여행지중 한 곳입니다. 연평균 기온이 20 도 정도 되며 가장 추운달 인 1월이 13도가량 됩니다. 아열대 기후에 속하지만 비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 푼샬 섬 출신이라 마데이라, 특히 푼샬 지역의 사람들은 호날두에 대한 애정이 유별납니다. 이곳에 거대한 호날두 동상과 박물관이 있으며, 2016년 포르투갈국가대표님이 우승하면서 마데이라 국제공항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공항으로 이름을 변경하였다네요. 축구를 사랑하는 나라답죠? 참으로 대단합니다.
4. 마데이라섬은 우리나라 제주도와 자매도시를 맺었다고 들었습니다. 제주도 보다는 크기가 절반정도 작습니다.
제가 티스토리 글 쓰면서 버릇이 된 게 있는데 사실에 근거해서 좀 더 디테일하게 정보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식사전에 들어가면 금방 볼 수 있는 저런 내용들을 왜 주저리주절 쓰고 있는지 급 당황하게 되다가도 내가 직접 찾아보며 스스로도 지식정보를 알게 되는 장점이 있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글 쓰는데 진짜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렇게라고 몰입하는 과정은 참 즐겁습니다.
머물렀던 숙소인데요,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멀리 대서양과 함께 아침눈을 뜰 수 있습니다. 밤새 바닷소리가 제주도에서 들었던 소리와 다른 언어로 들리는 건 느낌일 뿐이겠지요?

아침 태양이 떠오르는 걸 봐야 하는데 늦잠을 자서 중천에 해는 이미 떴네요. 구름이 살짝 가렸지만 저 멀리 아프리카 대륙의 웅장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침 뷔페는 소박합니다. 오늘 산에 올라갈 거라서 빵을 샌드위치로 만들어서 도시락을 만들어 가방에 넣었어요.



버스로 저런 길을 산 중반까지 올라갔습니다. 아래로 내다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소공포증까지 있는 나는 아예 안쪽 사람들 얼굴을 보거나 낭떠러지 반대편 방향만 보며 갔어요.

이제 여기서부터 등산합니다. 슬슬 걸어 올라가면 됩니다. 위로 보니 멋진 풍경이 있을 것 같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니 밤송이처럼 귀엽고 이쁘게 생긴 소년 같은 산입니다. 초록색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가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커다란 암석터널을 지나갔어요. 몇천 년을 바위에 붙어서 살아남은 저 이끼들을 보니 고대로 돌아간 듯합니다.

많이 걸었더니 피곤해서 잠시 쉬었습니다. 벌써 지치면 안 되는데.... 빵도 꺼내서 먹고 사과도 하나씩 나눠먹었어요.

산 허리를 도는 곳은 겨우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길입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난간 줄 을 잡고 걸어가는데요. 제가 보고 있는 저 도랑 에는 연어들이 있더라고요. 저 도랑이 산아래 강까지 연결되어 있다는데 정말 신기했어요. 물 도 얼마나 맑은지 피곤함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원시림 속에서 우리네의 선녀가 목욕을 하고 천상으로 올라갔을법한 아름다운 폭포가 있어 넋을 놓고 바라봤었습니다.
여기서 몸을 담그면 오욕에 찌든 내 육신이 맑아질 것 같습니다.

마데이라 에는 유명한 꽃축제가 있어요. 저희들이 갔을 때는 시기가 아니라 못 봤지만 이곳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우리말로는 "극락조"라 하는 Strelitzia 꽃( 사진의 분홍꽃뒤 주황색꽃) 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데 이 꽃이 왠지 우리를 파라다이스로 데리고 가 줄 것 같지 않나요?

하루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아니 숙소로 돌아와 방 안에서 다시 대서양 바다를 바라보며 마데이라 산의 기억을 조용히 머릿속에 저장을 하고 엔터를 쳤습니다. 지금도 저 바다 냄새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심신의 안정이 되는군요.
글마무리
어떤 이는 외부의 상황에 무관심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분노에 마지않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선이 악을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신 神이 사는 땅에서 총소리가 난무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헷갈리는 때입니다. 이럴 때 인간이 쉴 수 있는 곳은 오직 자연인 것 같습니다. 곰국처럼 지난 여행기록을 다시 끓여서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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