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 할단새"에 대한 전설이 쓰여진 책을 읽었던 적 이 있어요. 너무나 나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서 잊을 수 없습니다. 매번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나를 보며 "할단새"와 동질감 이 느껴졌고 그의 어리석음의 결과가 어떨지 훤히 보였기 때문에 부끄럽고 화 도 났습니다. 어찌 나 만 그럴까요?
한 해가 마무리 될떄쯤 어떤 사건의 반복을 볼 때 역사 속에서 민중들이 도돌이표처럼 같은 과오를 져지르는 것을 볼 때 언제나 "할단새" 이야기 가 떠올려집니다.
<사진은 Stephan Schulz 가 찍은 것으로 독일 칼스루헤 자연사 박물관에 있는 시조새입니다>
할단새 전설
이 전설은 히말라야 산맥의 카트만두 에는 "할단새"라는 전설의 새가 있었으며 이에 대한 이야기가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곳은 낮에는 따뜻하지만 밤이 되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낮동안에 기온이 따스하니 이리저리 유유 작작 먹이나 찾아먹으며 놉니다. 둥지를 지을 생각도 없지요. 햇살이 좋은 한낮은 그야말로 파라다이스 같으니깐요.
그러나 해가 떨어지면 추위가 찾아오는데 지어놓은 집 이 없으니 밤새 오들오들 떨며 "내일은 반드시 집을 짓고 말 거야" 라며 굳은 결심을 합니다. 밤동안의 추위에 살아 떨어져 나가는 고통으로 몸부림을 치며 고난을 벗어나게 해 줄 따뜻한 둥지는 최고의 목표가 됩니다.
밤새 집을 지을 것이라는 결의를 다지는 소리로 밤새운다고 야명조 (夜鳴鳥)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낮이 되고 찬란한 햇볕이 쬐면 그 따스함과 빛나는 햇살의 평화로움을 만끽하며 지난밤의 처절한 추위는 깡그리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또 밤이 되면 "내일은 꼭 집 짓고야 말 거야" 결심을 하고 칼바람 부는 밤 이 주는 추위의 고통을 잊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다가 아침의 해가 뜨고 날개 비늘이 찬란하게 빛이 나며 공중을 날아오르는 기분 좋음에 도취되어 그 따스함을 향유하느라 망각하고 또 결심하고 또 망각하고 또 결심하고 가 이어짐을 반복하다................................................
어느 순간 얼어 죽어 이 새는 결국 멸종하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할단새 이야기 가 주는 교훈
이 이야기는 타인에게 들려주려 한다기보다 나에게 실수의 반복에 대한 우메함을 상기시키는 이야기입니다.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도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만들어 내고 있는 나를 포함한 우매한 민중을 향한 뼈아픈 교훈이기도 합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악한 정치인에 속히어 나와 내 가족이 혹은 내 이웃이 희생양이 되어 목숨을 잃는 것을 부단히 봐왔음에도 그들의 교활함에 또 넘어갑니다.
아주 사소한 예로서는 저 같은 경우 과식으로 배앓이로 고생을 하고서 다시는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으나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 지난 맹세는 잊고 또 폭풍흡입하고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시는 사람에게 속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또 속절없이 믿어서 당한다든지, 정치성향 다른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것 알면서도 막~~ 틀렸다고 말하는 것 등... 망각과 실수는 지난하게 반복되어오고 있더라고요.
남을 비판하기 전에 나 자신을 보려 애 를 쓰는데 감정은 항상 지가 먼저 튀어나가서 심장 벌렁거려 가면서 따지고 싸우려 하는 게 참... 어찌 안됩니다. 나도 안되는데 그 사람들 보고 왜 그러냐고 우격다짐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인데 말입니다.
이 전설은 한편으로 한낮의 희망적인 시간에 있는 사람은 밤의 어두움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과 혹은 캄캄한 어둠의 시간에 놓여있는 사람에겐 밤 이 지나면 곧 아침의 찬란함 이 곧 올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이야기 일수도 있겠습니다.
연말이 되면 지난 한 해 했던 일에 대한 반성을 하고 새해엔 계획을 세우고 거창한 결의도 다집니다. 내가 세운 올해의 계획을 펼쳐보니 "독일어 완전정복"이라는 유치한 제목으로 써놓은 부분과 " 10킬로그램 살 빼기"라는 가능성 제로에 가까운 목표치가 있었습니다.
목표치가 너무 높고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실천가능한 것이어야 했는데 자신에 대해 아직도 너무 모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경우엔 일찍이 벤쟈민 프랭클린의 명언 "실천이 말보다 낫다 (Well don is better than well said)를 넌지시 나의 귓가에 울리게 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글마무리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고 합니다. 망각을 막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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