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운 겨울엔 역시 국물 있는 밥상이 좋습니다. 독일식단은 주부들의 일이 수월하게 이루어져 있어요. 빵을 아침 혹은 점심으로 주식을 많이 먹기에 뷰어스트 라고 하는 소시지종류나 치즈 그리고 쨈 만 있으면 따로 히 뭔가 지지고 볶고 해야 할 일이 없이 있는 것을 그냥 내어놓는 정도의 간편한 식탁을 차릴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마른빵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기가 아쉬울 때는 냉동실에 아껴둔 멸치들을 동원해서 텃밭에 반쯤 얼어서 살아남은 엄지손가락만 한 무를 파내어 넣고 20프로쯤은 말라비틀어진 파를 과감히 다 썰어 넣어 다시마와 함께 푹 끓여냅니다. 구수한 냄새가 몽글몽글 오르면 건더기를 건져내고 육수를 뽑아서 잔치국수를 해먹기도 하고 된장풀어넣어 시래기국도 끓이기도 합니다.
계절에 맞추어 한국음식은 차가움과 뜨거움이 번갈아가며 식탁을 채우죠. 아..이번엔 국 이야기를 하려고 한건 아니고 사실 커피를 말하려고 했어요. 독일식단에서 마른 빵을 촉촉하게 해주는 역할은 우리네의 국 대신 커피 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고 봐요.
새로운 공동작업을 하게되어 많은 사람들과 요즘 일을 하는데 저녁 에도 아이스커피를 늘 마시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저는 추워서 목도리까지 하고 있는데 신기하게 얼음을 오도독 씹으며 마시고 있더라고요.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을 하다 보니 상대와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지난한 연습이 무한반복됩니다.
그러면서 신경도 예민해지고 불쑥불쑥 가시돋힌 말도 나오지요. 이 상황에서 문득 한 가지 사실을 보게 됩니다. 약 서너 명 정도가 늘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데 유독 그들의 행동이나 말이 냉정합니다. 대화중에서 툭 튀어나오는 게 마치 각얼음 얼굴에 탁~뱉어내는 것 같은 싸늘함이 느껴져요.
반대로 따뜻한 음료 마시는 사람에게선 닿아지는 손 에서 따땃함이 올라오니 내 마음까지 편안합니다. 이것이 우연히 느껴지는 나만의 감정일까 생각이 들어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차가운 커피 마시는 사람과 따뜻한 커피 마시는 사람의 심리적인 게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일까 싶은 거죠.
인지심리학자의 실험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몸의 따뜻함 정도와 행동이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음에 대한 통계자료를 내어놓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
10명의 면접관이 10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5명에게 따뜻한 커피를 주고 5명에게 차가운 냉음료를 쥐어주면
몇 분의 시간 동안 따뜻해진 손이 된 5명의 면접관들은
지원자를 좀 더 따뜻하게 이야기를 하고
차가운 컵을 든 면접관들은 같은 지원자를 차갑게 평가한다고 합니다.
몸의 따뜻함 정도와 어떤 상대에 대한 따뜻한 생각과 행동이 연결이 되는데 이것을 체화된 인지현상이라고 합니다. 내 몸과 생각 즉 오감이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고 보는 거지요!
글마무리
커피는 당연히 아이 스지~ 하는 얼죽아들이 마음씨가 안 좋다고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는 걸 꼭 밝히고는 싶어요. 단지 이렇게 바깥기온이 차가울 때 따뜻함을 불러들여 마음까지 차가워지지 않게 하자는 뭐 그 정도의 의미로 저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늘 따뜻한 음료 두 손에 모으고 이 체온으로 주변인에게 따뜻한 말 건네보는 하루가 되길 기원합니다. 저는 따뜻한 커피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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