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비빔밥을 좋아해서 겨울에는 자주 해 먹는 편입니다. 한국에서 돌솥을 사 와서 꾸준히 잘 써왔어요. 옆지기는 특히 눌어붙은 누룽지를 좋아해서 저는 참기름이나 들기름(들기름은 워낙 귀해서 자주 못쓰고 한국에서 가지고 왔을 때만 씁니다)을 두르고 밥을 넣어 바삭한 누룽지를 만들어서 먹습니다.
이 다정스럽게 생긴 돌솥보세요! 무게가 많이 나가서 들고 오는데 애 를 먹었는데 요즘엔 한인가게에서도 살 수가 있다네요. 열 보존이 오래가서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함이 유지되기에 차가운 겨울에는 더없이 귀하게 여겨집니다.
단지 독일의 대부분의 가정이 인덕션이라 이 무거운 제품을 이용하기가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가스불을 쓰고 있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겨울손님을 위해서는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이십 년 전에 독일 시골에서 처음 이웃을 초대해 돌솥에다 밥을 해서 몇 가지 반찬을 해서 밥을 먹었어요. 그때 이분들의 반응에 저는 정말 신났는데 이 돌솥비빔밥 형태를 너무나 신기해했어요. 그때가 겨울이었는데 밥 속에 밤과 대추 등을 넣어서 무가 없어 콜라비로 무생채 만들고 단무지와 시금치나물 이렇게 준비했었어요.(지금은 그때의 사진이 없어 올릴 수가 없네요. ) 이들에게 익숙하라고 소시지도 쓸어서 따로 곁들였습니다.
저는 계란을 올리지 않고 따로 날계란을 작은 그릇에 담아 본인이 계란을 꺠어 넣도록 해봤는데요, 그것 또한 굉장히 즐거워했어요. 달걀을 넣고 그냥 비비면 자연스레 익는다는 설명을 앞서했었거든요. 식사시간이 아이들 소꿉장난 처럼 되어 웃으면서 생소한 이국적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았어요.
올해로 약 20여년 쓰다 보니 어느새 금이 좀 간 곳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와 함께 유용한 조리기구로 쓰임을 잘 해준 돌솥이 어느새 노후가 되어 틈이 생겼나 봅니다. 저는 눈치를 채지 못해서 그냥 쓰고 있었는데 가스레인지 위에 기름이 세서 시커멓게 된 것을 발견한 옆지기는 이 사실을 나에게 알리기 위해 혼자서 파파고 번역기를 돌려 볼펜으로 꾹꾹 눌러써서 그림까지 곁들여 냉장고에 붙여 놓았더라고요!
그의 글씨에는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나 있었습니다. 얼굴에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네요~무생물인 돌솥에게도 식구로서의 애정이 많이 갔었나 봅니다.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화기가 닿으면 기름과 함께 위험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젠 부엌 밖으로 나가야 할 것같습니다. 이제 이 돌솥은 작은 팬지꽃 화분으로 변신을 할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꽃 심어서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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