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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

참외 얼굴을 한 오이

by 검은양(黑未)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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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외를 참 좋아한다.

참외의 달콤한 향 이 다른 맛과는 다른 어떤 독특한 내가 좋아하는 단맛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것과같은 참외가 여기는 없다.

기껏 비슷한 색깔은 Zuckermelone(설탕메론 )이 있긴 한데 우리의 참외보다 엄청나게 커고 껍질도 두껍고

맛은 그냥 단맛이다.

 

                                                                                         Gesundheit

 

이것에는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여 다이어트식에서 샐러드용으로

많이 먹는다.

더러 훈제베이컨 과 곁들여 먹기도 하는데 단짠의 조합이다.

며칠 전에 마트에 갔더니 참외처럼 생긴 아이가 진열대위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색깔은 참외와 거리가 좀 있어 보였지만 모양은 영락없이 참외였다. 오래 헤어진 연인을 만난 것인 양 반가웠다.

그 푸르름이 너무나 싱싱해 보여 딱 두개 남아있는 그것을 바로 장바구니에 담고 집에 와서 칼로 썰어보았다.

 

달콤한 향이 나올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저 오직 싱싱함 향으로만 어필하고 있었다.

안은 참외라기보다는 오이에 가까웠고 맛도 오이였다.

네 얼굴이 참외이거늘 너는 어찌 오이맛을 하고 있느냐고 엄중히 물었건만 사가지고 온 참외얼굴오이 가

한 개를 다 먹는 동안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일은 사진을 찍어서 올리려고 보니 이건 절대 참외의 모습이 아니다.

 

그때 내눈을 참외로 보이게끔 속혔을뿐이었다.

참외에 대한 갈망이 허상을 만들어내었다. 어찌 참외에만 해당되겠는가?

인간의 욕망 어떤것에 집착, 애착 은 사물 혹은 대상의 본질을 왜곡시킨다는 게 이것으로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Photo by 최서우

 

 

나머지 한 개는 오이의 본래의 용도 샐러드를 만들어보았다.

심플하게 다시는 눈이 흐리지 않게 기본재료를 많이 넣지 않았다.

동그란 이탈리아 오이와 양젖치즈와 바질리쿰(바질)에 화이트발사미코와 후추만 뿌려 섞기만 했다.

음식을 할 때 너무 많은 재료가 들어가다 보면 본질이 흐려짐을 느낀다.

 

 

                                                                           사진출처:CHEFK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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