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하염없이 비가 내렸다.
막 익어가기 만을 기다리고 있던 텃밭의 토마토며 고추며 호박들이 괴로움으로 아우성치는 게 들렸다.
그들의 몸이 뭉게지고 종내에는 썩어가고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며 " 고마해라~ 이제 고마해라" 라고 외쳤지만 하늘은 아랑곳하지 않고 거의 3주간을 중간중간
하루정도만 그칠뿐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었다.
그러다 엊그제부터 오늘 3일째 연이어 해가 나니 밭이 서서히 물이 빠지고 뽀숑뽀숑해지기 시작했다.
잡초가 더 많이 자라보이는건 기분 탓일 것이라 여기며 열매가 열린 채소들부터 챙겨 살펴본다.
성 한게 별로 없다.
제일 처참하게 작살난건 토마토이다.
뭉개지고 잎사귀와 함께 시커멓게 삭아들 어서 병력이 짙어 보였다.
직접 촬영한 우리 텃밭의 토마토 사진
이들을 보며 우리네 삶에 빗대어 봐서도 하나 틀릴 것 없는 모습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열매가 열릴수없는 환경에서는 될듯될듯하다 꿈이 짓뭉개져 버리고 마니...
그리하여 인간의 힘으로 안됨을 지각하고서는 "우주의 기운까지 끌어모아" 삶의 결실이 끝까지 무탈하게
수확으로 이어질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간절히 바라본다.
김신용 시인이은 토마토를 보며 이렇게 표현을 했다.
썩어가는 토마토에게서 나도 수평선을 보았다.
태양의 과일이라는 토마토가
과일이 아니고 채소라는 말을 들으니
몸속에 수평선이 돋는 느낌이다.
하늘과 바다를 갈라놓는 수평선이 아니라, 그것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수평선...
부드러운 질감의 식물성으로 혼합해 주는 수평선...
익어가고 있는 모든 생물에는 연민을 가지고 적극 도와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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