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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골생활231

독일의 인형뽑기 기계 얼마 전 이곳에서 시민 축제가 있었는데 긴 행렬로 여러 놀이시설을 비롯해서 음식이나 식음료 부스가 이어져 있었는데요, 작년보다 올해 좀더 눈에 띄는 게 변형된 뽑기 기계의 등장이었어요. 인형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었어요. 유리곽 안에 내 키만 한 게 있고 포클레인 같은 집게가 위에 있으니 귀엽다는 상상을 넘어 그걸 뽑아내는 모습이 약간 섬찟 했어요. 여기도 뽑기 기계는 인기가 많습니다. 늘 사람들로 붐비죠. 독일어로는 Greifautomat 라고 하는데 1980년 자동기계 뽑기 가 도입되어 사탕이나 손목시계나 봉제인형,과자, 장난감자동차들을 낚아 올리는 걸로 아이들의 환심을 사서 여기저기 많이 퍼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어렸을때 저는 학교 가는 길에 문방구 앞에 있었던 기계로 딱 한번 해본 적이 있긴 한.. 2023. 9. 14.
독일에도 정 情 이 있다! 정 情 의 뜻을 보면 내가 알고 있는 복잡하고 미묘할듯한 게 아닌 참 건조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한자로 감정이나 형편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한국에서 사용되어지는 용어가 여기서 딱~ 맞아지게 번역이 되지 않는 것이 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정 情이다. 언어에 있는 감정이 더러 나하고 안 맞을 때가 있다 특정단어에 대해 원래가 그뜻을 함유하지 않고 있음에도 개인적으로 그 단어에 대해 불친절하게 대한다. 반대로 나에게 감정적으로 와닿는 말 에는 누군가가 그 말을 쓸 때 마음이 움직인다. 이것은 외국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정 이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사람사이에 정 이 있어야 인간적인 따뜻함이 있다고 믿고 있고 그것은 마치 윤활유처럼 관계를 부드럽게 잘 돌아가게 한다. 한국인이건 세계어떤 나라의 사람이건.. 2023. 9. 13.
해먹 그네 ,거물사이 해먹 ( Hammock) 은 기원이 페루나 브라질에서 "하모카스"라고 부르며 처음사용되었다. 기둥 사이나 나무 그늘 같은 곳에 그물을 달아매어 침상으로 썼다. 주로 더운 나라에서 곤충이나 습기를 피하기 위해 이용되어졌다가 요즘은 한국에서도 텐트족이 많아져 사용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여름에 아름드리 큰 나무 아래에 그물침대 달아놓고 가볍게 흔들흔들 하다보면 잠이 절로 든다. 올 8월에 북독일은 3주내내 비가 내려 여름의 실종이라며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왔었다. 나도 지긋지긋한 비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 여름이 서늘한 게 얄미웠다. 근데 남유럽은 또 미친듯한 더위와 가뭄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뉴스에서는 떠들고 있어 기후의 위기를 실감했다. 그러다 9월이 접어들자 갑자기 더위가 훅~하고 끼.. 2023. 9. 12.
꽃이 진 해바라기 벌판에서 얼굴을 동쪽으로 향하여 꼿꼿이 머릿결을 휘날리며 태양을 애타게 바라보던 해바라기의 그리움이 구월이 되자 서러움으로 변한듯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올해는 거나하게 물결무뉘를 이루었던 해바라기 벌판의 모습을 놓쳤다. 절정을 지난 해바라기 밭에는 시기를 놓쳐 피어난 몇몇 늦깎이 해바라기 꽃이 가장자리 언저리에서 앞선 선배들의 몰락을 위로하며 지켜보고 있는듯했다. 갈색으로 잎이 타들어가고 줄기는 말랐다. 푸르른 잎들이 가까이서 보니 물기가 빠져가고 있는 게 눈에 띄게 보였다. 빛나던 황금빛 얼굴은 거무거뭇 해졌고 천사의 날개처럼 하늘거리던 노란 머리는 다 빠져 몇 올 남지 않았다. photo by 최서우 그것이 몰락은 아니다. 절정을 거쳐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익어가고 있는것이다. 외형은 비록 허름하나 ,말라비틀.. 2023. 9. 11.
참외 얼굴을 한 오이 나는 참외를 참 좋아한다. 참외의 달콤한 향 이 다른 맛과는 다른 어떤 독특한 내가 좋아하는 단맛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것과같은 참외가 여기는 없다. 기껏 비슷한 색깔은 Zuckermelone(설탕메론 )이 있긴 한데 우리의 참외보다 엄청나게 커고 껍질도 두껍고 맛은 그냥 단맛이다. Gesundheit 이것에는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여 다이어트식에서 샐러드용으로 많이 먹는다. 더러 훈제베이컨 과 곁들여 먹기도 하는데 단짠의 조합이다. 며칠 전에 마트에 갔더니 참외처럼 생긴 아이가 진열대위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색깔은 참외와 거리가 좀 있어 보였지만 모양은 영락없이 참외였다. 오래 헤어진 연인을 만난 것인 양 반가웠다. 그 푸르름이 너무나 싱싱해 보여 딱 두개 남아있는.. 2023. 9. 10.
국제커플 로서 결혼20년 기념일이란 어렸을 때 내가 따르던 순이 언니의 시집가던 날의 풍경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려진다. 동네에서 제일 큰집에 살던 순이언니는 우리가 떼 지어 소꿉놀이 할 때 직접 만든 떡이나 여러 가지 간식들을 만들어주곤 했다. 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조근조근 우리의 질문에 답도 잘해주었으니 내 또래의 친구들은 다 좋아했지만 불친절한 가족 속에 있었던 내게는 내 마음에 가족이었으면 하는 특히나 더 좋아하는 맘이 큰 사람이었다. 엄마가 잔칫집에 일을 거들러가실때 따라가서 그녀의 결혼식을 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떠들썩하게 모여 신랑신부 얼굴 구경하며 웃고 있었지만 한구석에서 순이언니와 그녀의 친구들은 눈물을 흘리고 닦고 하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때 나의 눈으로 들어온 그 눈물은 이상해보였고 충격적이었다. 결혼식 이퀄 슬.. 2023.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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